마니에르 드 부아르 12호 Maniere de voir 2023 - SF, 내일의 메시아 마니에르 드 부아르 Maniere de voir 12
에블린 피에예 외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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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기술의 발전에 '기대 심리'가 강하게 발현한 학문이라고 해도 될 만큼 SF(Science Fiction)은 그 세력을 넓혀 왔다. 현재가 암담할수록 미래는 뭔가 달라야 했기에 유토피아적 미래를 그리기도 하고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려 현재를 비판해 왔다. 그 역할은 SF의 것이었다. 최근 세계가 <아바타>, <듄>을 비롯해 여러 SF 작품들에 열광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심리는 <포스트 휴머니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느낌이다.

  SF의 매력은 다가올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글은 만화가 되고 만화는 다시 영화가 되고 그렇게 어느새 현실이 되어 있다. 그리고 과학은 인간의 상상을 증명해 내고 있다. 우주로 향했고 금성과 화성 그리고 달에 속속들이 착륙을 하고 있다. 비록 연구시설이지만 우주정거장도 가지게 되었다. 냉동인간, 마인드 스캐닝 등도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 그리고 AI와 로봇의 미래는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SF는 먼 미래를 내다보며 쓰여왔지만 지금은 멀지 않은 미래 혹은 현실을 담는 느낌이 강해졌다.

  SF는 '만약에?'라는 가정을 두고 철학하는 학문과도 같다.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과학적 논리를 결합시켜야 한다. 모든 SF작가가 열정적인 진보주의자이지는 않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장르를 한다는 것 자체가 포기를 모르는 것과 같다. 어떻게 보면 SF는 혁명이며, 종교와 다른 종류의 '메시아'를 구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미래는 달라야 한다는 유토피아적 열망은 이 유행에 큰 원동력이다.

  이런 상상력을 결합한 문학적 장르는 사실 하나 더 있다. 바로 '판타지'다. 단순히 과학적이다는 이유만으로 SF와 판타지를 나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포스트 휴먼은 불을 부리고 천둥을 부를지도 모른다. 지금의 인간의 몸으로는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SF는 Speculative Fiction이라고 불리는 게 맞다. 사변소설은 비리얼리즘을 나타내는 용어로 써였고 SF뿐 아니라 판타지, 호러, 대체역사, 위어드 픽션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SF는 또 현실이 되어 버리니 용어가 주는 모호함은 여전하다.

  SF의 하위 장르로는 사이버펑크, 시간 여행, 대체 역사, 밀리터리 SF, 초인물, 아포칼립스, 스페이스 오페라 그리고 사회 과학 등이 있다. 더 쪼개는 경우도 많지만 SF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대분류는 대체로 이렇다. 사회적으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AI와 노화의 종말이다. AI는 점점 발달하고 있고 언제 '특이점'을 넘어설지가 관건인 듯하다. 그리고 냉동인간과 안드로이드로 대두되는 트랜스휴머니즘 또한 과학의 발전으로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SF에서 던지는 가장 큰 질문은 바로 '새로운 종'이 아닐까 싶다. 생물학적 진화 속도를 넘어서려는 인간의 진화 노력으로 인해 어느새 '호모 사피엔스'라는 단어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게 아닐까 싶다. 생식하지 않더라도 번식할 수 있게 되며 더 이상 번식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영생을 얻는다면 생식 기능이 퇴화해 버릴지도 모른다. 마인드 스캐닝으로 자신을 계속해서 복제하며 살아가는 인간을 뭐라 불러야 할까. '호모데우스'라고 해야 할까. '호모 클로니우스'라고 해야 할까 (웃음) 인간은 지금도 복제하는 인간 아닌가.

  SF가 인간에게 지속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바로 '인간다움'이다. 무엇이 인간다움인가? '번식' 가능하다? 그 능력을 잃는다면 인간이 아닌가? '공감'을 할 수 있어서?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는 인간이 아닌가? 기술이 발달할수록 그 경계는 점점 모호해진다. 그런 답을 찾는 짧은 글이 인상 깊다. 인간은 '존재를 인식하는 것'이고 로봇은 '존재를 계측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인간의 마음은 모두 상대적인 것이다. 사랑, 증오, 절망, 뿌듯함 모두 상대적이다. 계측할 수 없다. 그것이 어설픈 무언가라고 할지라도 그 어설픔이 삶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러시아의 우주론, 아바타에서 SF가 주는 메시지, 현대판 귀족 메리토크라트에 대한 이야기 모두 흥미로운 주제다. SF를 사랑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여러 방면의 접근이 신선했다. 더불어 정치적인 지형과 사회의 가치의 변화까지 끌고 가는 건 문학이 사회에 영향을 주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 같았다. 

  인간은 사물과 무엇이 다른가? 얼마나 다른가? 그런 과학의 가장 밑바닥에서 할 수 있는 근본적인 질문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르몽드코리아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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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 7 - 전쟁과 평화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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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성군의 반열에 들어선 담덕은 생각의 깊이가 남다르게 되었다. 덕치를 중심으로 백성을 살피고 국가를 강건하게 만들 준비가 되었다. 7권은 광개토태왕의 이야기는 그다지 많이 드러나지 않지만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간접으로 느낄 수 있다. 이제 절정에 다다르니 이야기의 전개의 속도가 붙고 긴장감이 고조되어 간다. 가장 재밌게 읽은 7권이었다.

  대륙을 누볐을 우리의 광개토태왕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새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북위의 탁발규는 후연의 공격을 보기 좋게 피했고 되려 후연의 보급을 습격함으로써 역습을 가했다. 40만을 이끌고 중원으로 세력을 넓히려 했고 후연은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나라의 안위가 위태로운 건 백제도 마찬가지였다. 전성기를 누볐던 근초고왕을 지나니 인재가 부족했다. 광개토태왕 덕에 목수부지는 했지만 내치를 단단히 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오랜 시간 교류가 있었던 왜에 사신을 보내게 되었고 고구려에서 도망친 해평과 백제에서 목만치 장군은 왜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었다. 목만치를 백제로 불러들이고 왜의 군사지원을 받고자 했던 백제였지만 왜의 왕은 또 다른 생각이 있었다. 앙숙이었던 해평과 목만치에게 정략결혼을 주문했고 둘의 정략결혼으로 인해 왜에서 흩어졌던 세력들은 조금씩 뭉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왜왕은 선진 문물을 얻고자 백제로부터 학자들을 요청했고 반란이 많았던 백제에서 왕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학자들과 함께 왜로 보내라고까지 주문한다. 그야말로 볼모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다시 기세를 펴기 위해서는 왜의 군사력이 필요했기에 어쩔 수 없이 요구를 들어주고야 만다.

  7권에서는 앞으로 전개될 요동벌판의 전세와 백제와 신라의 정세를 미리 보여주는 듯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광개토태왕은 백성들에게 진정한 신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강력한 군사가 모이면 바로 만주 벌판을 달릴 거다. 벌써부터 8권의 통쾌함이 전달되는 듯하다.

  7권의 주된 내용은 북위와 후연의 전투 그리고 백제와 왜의 교류가 주된 내용이다. 특히 왜에서 이뤄지는 외교 전의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타나는 '초부거사'의 매력에 빠진다. 

  광개토태왕의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7권이다. 8권이 얼마나 재미있을지 기대가 된다. 장수왕도 태어났다. 이제 모든 것이 준비가 되었다. 이제 날아오르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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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명령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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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영 작가는 중학교 때 <베니스의 개성상인>으로 처음 만나 좋은 기억을 가진 작가다. 꽤 치밀하고 즐겁게 읽었던 책인데 이렇게 다시 만나니 조금 반가웠다. 30년을 훌쩍 뛰어넘어 작가와 만나게 되었고 최근에는 인기 없을 그리고 민감할 주제를 가지고 돌아와 있었다. 사실 나도 스스로 책을 골랐다면 아마 펴보지 않았을 책이지만 델피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이렇게 펴보고 된다.

  역사 소설은 픽션이 어느새 논픽션으로 써여지기도 해서 조심스러움이 있다. 삼국지를 집어삼킨 삼국지연의처럼 역사와 픽션은 가끔 다른 얘길 할 수 있다. 책은 우리에게는 여전히 민감한 아직도 정리되지 못한 근대사 그리고 끝까지 심판받지 않고 떠난 전두환과 그를 심판하고자 했던 한 인간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10.26일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당한 날 이후로 빠르게 재편되었던 힘의 논리. 누군가는 혁명을 얘기하고 누군가는 반역이라고 얘기한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그저 군인들의 쿠데타일 뿐이다. 쿠데타를 하라고 배운 적이 없다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한태형 대위와 새로운 권력에 충성하기로 한 장재원 대위 누 전우의 치열한 대립에 우나연이라는 히로인을 투입함으로써 대립을 더 높이려고 시도했다.

  가장 피부에 닿아 있어야 할 이야기가 때론 가장 먼 이야기로 들린다. 어릴 때 라디오에서 진행된 '제5 공화국'이라는 성우들이 진행하던 프로가 있었다. 이럴 테면 오디오 드라마라고 할까. 그 정도의 멀고 구식의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글 또한 꽤 옛날 느낌이 난다. 지금이라면 조금 더 세련되고 더 부드럽게 표현했을지도 모르겠다. 달달한 이야기도 섞어가면서..

  군인의 이야기로 투박할까라고 생각들 기도 하지만 그때의 이야기는 그때의 느낌으로 쓰이는 것이 크게 나쁘지도 않았다. 한 사람의 분노를 무력이 아닌 법으로 해결하라던 전 상사의 명령은 이 책의 메시지이면서도 제목이다. 어떻게 보면 12.12 쿠데타를 정당화하려는 사람들에게 무력은 무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 같기도 했다. 

  주인공 한태형 대위의 심리적 변화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요 내용이며 작가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세밀한 정보가 묘사가 돋보이는 책이다.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던 시절. 그 뜨거웠던 세월 속에도 개인마다 뜨거움이 있었고 분명 그것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있었을 거다. 격동의 세월은 그런 것들의 총집합 아닐까.

  반역자는 스스로의 손으로 해결하겠다던 한태형 대위는 그럼에도 대통령이 적군의 손에 의해 죽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신념이기도 하고 전략이기도 하다. 한 나라의 일에 다른 나라가 개입하면 자칫 전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얀마 쿠데타에 미국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었던 것도 그런 이유다. 우리의 일은 우리가 해결할 수 있을 만큼의 힘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모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고 같은 편을 겨눈 총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대한민국은 민주국가이며 모든 것은 법으로 판단해야 한다. (최근엔 그 법 집행자들의 신뢰도 낮지만) 그럼에도 잘잘못을 다투며 비판하고 토론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민주국가다. 그것이 책의 마지막 명령이다.

  하지만 그는 결국 그전에 죽었다. 우리 법은 점점 더 진화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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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스타트업 - 린 캔버스 창시자가 전하는 설계, 검증, 성장 3단계 스타트업 가이드 I 스타벅스, 메타, 에어비앤비 등 린 캔버스 사례 수록, 10주년 기념, 전면 개정판 린 스타트업
애시 모리아 지음, 권혜정 옮김 / 한빛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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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Lean)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TPS 교육을 받으면 서다. 도요타는 낭비 제로를 슬로건으로 실제로 최적의 생산 라인을 만들어가 가고 있다. 원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낭비에 집중하여 어려운 시기에도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런 도요타는 생산라인을 오픈하고 TPS 교육을 시작했다. 엄청난 수의 관계자들이 도요타를 다녀갔고 자신의 사업에 적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린(Lean)은 TPS를 더 대중적인 관점으로 이해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항공산업의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용하기 시작해서 모든 분야에 활용 가능하도록 했다. TPS의 경우는 굉장히 대단한 시스템이지만 60년 가까이 체화되어 있는 도요타만의 유기적인 움직임은 그들 조차도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그런 면에서 린(Lean)은 보다 학술적이고 명료한 편이다.

  그런 기법을 활용해 최신 스타트 업에 적용시킨 것이 바로 린 스케치다. 꼼꼼한 사업 보고서를 작성한 뒤 일을 시작하기에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한다. 문제를 인식하고 제공할 가치를 정한 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한다. 자신이 생각한 제품을 세상은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빠르게 실패하고 성공할 제품을 찾아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이 기법의 핵심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책은 성공을 위한 단계별 전략을 제시한다. 설계, 검증, 성장이라는 3개의 파트에는 1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어 각 단 계에서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특히 스티브의 스타트업을 메리가 상담하는 형식의 문답이 중간중간 핵심을 요약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좋은 도구임이 분명 하지만 기법이기 때문에 어려움은 분명 존재한다. 딱딱한 문장은 읽는데 다소 어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학술적인 도서라고 생각하면 준수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단순히 따라 읽어서는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을 것 같았다. 자신의 아이템을 두고 책을 천천히 넘겨가며 실습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책 속에서도 '학습보다 실행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자신만의 아이템과 가치를 만들고 목표 설정과 함께 시장에 어떻게 어필할 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분명 어느 단계에서 포기하는 아이템도 있을 수 있고 실제로 성공을 가져다주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뭘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방황하지 않고 책에서 알려주는 대로 계속 실행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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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TOMY가 알려주는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지는 말 - 일, 생활, 연애, 인간관계, 돈 고민에 대한 마음 치료제
정신과 의사 TOMY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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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보고 기세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질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수긍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탁월한 깨달음은 트리거 같이 작동하면 모르겠지만 법륜스님의 강좌를 보고 있어도 갸우뚱하는 마당에 무슨 글로 채워져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책을 펴보니 책의 구성이 1초 만에 읽을 수 있는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키워드와 짧은 설명으로 구성된 이 책은 리텍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고민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 하게도 자신이 놓아주지 않은 것도 있지만 환경이 붙들게 만드는 경우도 분명 있다. '뭐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을 입에 붙이고 산지도 꽤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고민과 번뇌가 많은 삶인 것 어쩔 수 없다. 한계에 부닥칠 때마다 현실과 기대 사이에서 방황한다. 그럼에도 '뭐 그럴 수 있지'라고 말해 보지만 현실은 늘 녹록지 않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 고민을 가지고 온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했다. 마음에 병이 생긴다는 건 바로 고민의 깊이가 너무 깊어져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태인 거니까. 그런 경험에서 자신이 했던 말을 잘 갈무리해 두었다. 마음이 힘들 땐 긴 글을 읽는 것도 쉬운 건 아니라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키워드가 무언지 궁금해서 아래의 한 두 문장을 읽다 보면 '그래, 그런 얘기지'라는 생각이 든다.

  위로의 말이 크게 다르지 않기에 자주 보고 듣던 내용들로 가득하다. 책을 들추며 '그래, 이런 말도 있었지'라는 생각을 잠시 하며 사색하게 된다. 모두 좋은 말이고 받아들이기에 따라 괜찮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고민을 사라지게 만드는 건 결국 자신의 몫이니까. 그래도 '내 탓' 너무 많이 하면 안 되니까. 가끔 '세상 탓'도 해보고 그러는 게 좋다. 

  위로의 말 '문장수집' 같은 책이었었다. 이런 종류의 책을 리텍 출판사는 자주 출판한다. 그래서 그런지 구성과 정리는 깔끔하다. 자신에게 짧은 위로가 필요할 때, 상대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 때 아무 곳이나 열어 읽으면 된다. 그야말로 단어장 같은 책이니까.

  자신에게 맞는 말을 만나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상황은 사람마다 다르고 선택은 결국 본인의 몫이니까. 책을 읽으며 마음에 환기를 시킬 필요가 있다. 마음의 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채우는 것이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것보다 빠르고 나은 일임을 누구나 알 고 있다. 창을 열 용기와 수고스러움만 가지면 된다. 그 과정에서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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