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23.10 2023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브누아 브레빌 외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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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세의 르몽드가 한국어판을 출판한 지도 벌써 15돌이 맞았다. 많은 소식들이 있지만 르몽드 자체에 관한 얘기를 먼저 하지 않을 수 없다. 목수정 작가의 경험담이 서늘하게 가슴을 스친다. 눈앞에 많은 구름이 있음에도 맑아질 거라는 일기예보를 믿고 기다리는 모습에서 우리는 눈앞의 현상보다 언론의 말을 더 신뢰한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우리는 우리가 믿는 말을 하는 언론을 신뢰하는 것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언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저널리즘이 사라지고 상업주의에 찌든 언론이라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낼 언론이 필요하다. 르몽드는 그 자리를 굳건하기 지켜주길 바란다.

  10월은 좌파를 집어삼킨 우파의 얘기와 그 속에서 좌파의 역할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듯했다. 더불어 독립 운동가를 폄하한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지적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잘못된 점도 매몰차게 몰아붙이는 10월호는 르몽드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최근 공교육의 문제가 사회 전반적으로 드러났다. 사실 공교육의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많은 나라에서 선생님이 되려 하지 않는다. 선생님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 되어 버린 나라도 있다. 하지만 교육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핀란드는 달랐다. 부러운 일이다. 그럼 프랑스는 어떨까? 프랑스는 최근 대안 교육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대안 교육 대부분이 비싼 학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지역에서는 사립학교로 인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교육 민주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교육은 여전히 불평등하다. 실제로 대안 교육은 부유층 부모들이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찾는 목적으로도 이용된다. 대안 교육이 사교육 조장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저소득층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야 할 것이다.

  '빨갱이'는 군사독재 시절에 권력의 하수인들이 즐겨 사용했던 단어다. 대표적인 매카시즘 용어다. 물론 요즘도 극우 성향의 사람들은 이 단어를 남발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지지하는 색이 '빨간색'이라는 건 좀 모순적이기도 하다. 빨강은 인류가 사랑하는 색이다. 그리고 저항의 색이다. 프랑스혁명의 붉은 깃발도 바로 그것을 상징한다. 빨강은 혁명의 색이다. 우리 선조들이 독립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땅 위에 흘린 피의 색도 빨강이다. 21세기 우리에겐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데 해묵은 이념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좌파는 정치적 노선이 꽤나 어렵다. 기득권이 차지할 이익은 분명하고 확실하다. 하지만 가난한 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장애물도 많다. 약자들이 소리를 내지 않으면 모든 정치는 기득권을 위한 도구가 되고 만다. <진보와 빈곤>에서는 저자는 가난한 자는 진보의 시끄러움을 견딜 만큼 부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현실에 안주하고 만다고 했다. 그래서 진보가 승리하려면 순식간에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제 조금 늦은 것 같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뚜렷하게 나뉘는 점이 있지만 그것이 더 이상 기득권과 약자가 아니다. 미국에는 보수와 보수만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는 이제 서로에게 권력을 내주지 않겠다는 다짐이 더 강한 듯하다. 미국보다 더 미국 같다는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괜찮은 진보 세력이 없다. 극우들은 민주당이 좌파라고 얘기하지만 내가 보기엔 극우와 보수만 있는 것 같다.

  신자유주의는 여러모로 많은 부작용을 가지고 온다. 양극화의 주범이기도 하지만 과거의 망령들을 불러오는 것 같기도 하다. 시대에 대한 혐오는 과거에 대한 향수로 이어진다. 자칫 그 방향이 분노를 가지게 되면 옛날 좋았지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최근 사회는 '능력', '공정'이 키워드가 되는 것 하다. 능력이라는 것에 도덕적 잣대가 해이해지는 것 같다. 많이 벌고 많이 가진 사람이 능력 받고 존경받아야 하는 사람이 되어 간다. 재능만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파시즘의 악령들을 재평가하려는 시도가 이뤄진다. 잘 났으니까 그랬겠지라는 기함할 일이 생겨나는 것이다. 미국이 트럼프를 뽑은 것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많은 나라에서 강한 지도자를 원한다. 무섭도록 말이다. 나치즘도 그렇게 생겨 났지 않았던가.

  그런 면에서 평화로워 보이는 싱가포르의 내면도 아름답지 않다. 싱가포르의 이주자의 삶이 절망적이라는 다큐를 본 적이 있는데 여전한가 보다. 싱가포르는 70년 넘도록 총리가 3 명 밖에 없었다. 그리고 두 명은 부자 관계다. 투표권이 존재하지만 야당에 대한 규제도 있다. 반자유적 민주주의 표본이다. 파업은 불법이지만 조세피난처를 자처한다. 이민자를 받을 때에도 등급을 나눈다. 하지만 싱가포르 경제를 굴러가게 만드는 건 경제활동인구 40%를 차지하는 이민자들이다. 기본 급여도 없고 고용인이 부르면 언제든지 가야 한다. 싱가포르 경제는 핍박받는 이민자들 위에 세워져 있다.

  세상 여러 이야기들이 들어 있었고 전체적으로 보면 혁명, 쿠데타 그리고 자유에 대한 얘기들이었다. 쿠데타의 얘기부터 안락사의 얘기까지 모두 흥미로웠다. (조금 어렵기도 했고) 이렇게 또 세상에 대한 견문을 넓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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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패턴 쓰기 노트 (스프링) - 매일 일본어 문장 쓰기 루틴
넥서스콘텐츠개발팀 지음 / 넥서스Japanese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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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어느 정도 수준의 일본어인지 알 수 없었기에 고민이 많았다. 혼자 일본어 공부를 곳이 있었는데 그곳은 인지도도 팔로우도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넥서스 출판사는 나에게 이 책을 사용해 볼 것을 권했다.

  필사하며 자연스레 일본어와 친근하게 만드는 이 책은 넥서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일본어를 시작한 사람 중에 '이제 나도 JLPT N5 도전해 봐야지'라는 생각이 든 사람에게 유용할 수준의 문장들이 담겨 있다. 왼쪽은 따라 쓰기, 오른쪽은 한글을 일본어로 바꾸어보기로 구성되어 있고 각 문장들은 mp3로 제공해 준다. 핸드폰으로는 표지 뒤에 찍힌 QR코드로 mp3를 들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하루 10분 정도 투자하면 한 장을 소화할 수 있다. mp3를 들으며 따라 써보고 우리말을 일본어로 적으면서 단어를 자연스레 암기하게 된다. 조금 어렵다 싶다면 구석에 써가며 연습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여백도 장점이다. 300개의 문장을 20 문장씩 15일 동안 연습하면서 일본어와 친해질 수 있다.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책들은 딱딱하며 지루한 면이 없지 않다. 그것은 더 나은 실력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만 때론 긴장을 풀고 가볍게 즐길 필요도 있다. 쉬는 시간에서 공부할 수 있다면 실력은 더 좋아질 거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너무 무겁지도 않아 적당하다. 부담감을 내려두고 그저 적어 보는 거다. 비슷한 문장의 반복은 어느새 문장의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딱 보름만 재미나게 해 보자. 일본어가 조금 더 친근해지게 될 거다.

  본인이 일본어가 익숙해졌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꽤 많이 쉬울지도 모르니 목차와 내용을 확인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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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프랑스 - 100개의 테마로 이야기하는 프랑스 문화 프랑스 문화 3부작
이상빈 지음 / 아트제ARTSEE(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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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0페이지의 두툼한 책에 '나의 프랑스'라는 제목이 붙었다. 에세이라고 하기엔 너무 두껍고 프랑스 관련 서적이라기 하기에는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녹아 있다. 저자가 어떤 분류로 거부했지만 책은 '인문'으로 분류되어 있다. 사실 나는 에세이로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저자가 꽤 오랜 시간 프랑스라는 나라를 보고 느끼며 작성한 기록이라는 설명이 딱 어울린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 번역위원장을 역임했다는 것에서 느낄 수 있다. 프랑스에 대한 단순한 나열이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프랑스라는 나라의 사회, 문화 전반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아트제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100가지 주에 대한 100개의 칼럼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프랑스라는 나라를 여행하면 단순히 열거하는 것도 아니면서 유구한 역사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아니다. 저자가 프랑스에서 직접 보고 느낌을 것을 기록하는 것들이어서 시점은 현재에 있지만 그 고찰은 세대를 넘나 든다. <르몽드>에서 일해서인지 프랑스에 한국을 투영해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도 공유한다.

  나는 후반부에 등장하는 음악, 식도락, 영화, 여행 같은 곳보다 초반에 등장하는 문화, 사회, 세계와 같은 파트가 좋았다. 책을 읽는다는 느낌을 넘어 신문을 보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프랑스의 모습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얘기하는 것이 좋았다. 

  문화 강국 프랑스는 나라 자체로 이미 엄청난 콘텐츠를 가진 나라이다. 문화는 모든 국민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문화 민주주의'를 만들 가고 있다. 무료이거나 저가인 공연도 많으며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 비싸서 관람하기 부담스러운 공연에도 저렴한 좌석이 있다. 물론 자리가 좋지는 않지만 적어도 공연장에 들어가는 것이 부담스럽게 만들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문화에 대한 해석은 개인의 몫이지만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 어려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언어주의 유럽을 얘기하는 부분도 좋았다. 유럽은 EU로 하나의 연합체를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각자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타 언어를 모른다는 것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될 수 있지만, 언어를 안다고 해서 서로를 이해하는 것 또한 아니기 때문에 유럽의 다양성은 중요하다. 오히려 하나의 언어를 쓰게 된다는 것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전체주의 사회와 별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유럽은 언어 다양성을 가지는 것으로 이미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독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크세주 문고'에 대한 얘기는 눈에 띈다. '모든 대답에 하나의 질문'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는 이 문고 시리즈는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의미한다. 1941년부터 현재까지 4,000종 이상이 출간되었다. 모든 분야를 망라한 하나의 방대한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형태도 분량도 가격도 동일하다. 

  일단 편을 나누면 상대의 얘기를 들어보려고 하지 않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프랑스는 대담을 중요시한다. 그리고 지식인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다. 적어도 사회적 신분이 높다면 세상사에 대해 일정한 수준의 격조와 논리를 가지기를 요구한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도 예외가 아니다. 그것이 그들의 교육의 효과일 지도 모를 일이다. 

  프랑스는 파업 또한 잦다. 프랑스 광장의 도로가 엄청 넓은 것은 플래카드를 걸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라는 얘기를 어디서 들은 적이 있다. 엄청 불편할 텐데도 프랑스 사람들은 그들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되면 기꺼이 그들의 편을 들어준다. 그래야 우리가 옳은 주장을 할 때 그들도 우리를 지지해 줄 거라 믿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읽은 '분노하라'의 저자 에셀 또한 프랑스인을 생각해 보면 <저항>이 프랑스인에게는 내재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또 재밌는 부분은 중산층에 대한 기준이었다.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은 1. 외국어 하나 정도는 잘할 수 있고 2.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고 3.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으며 4.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내는 요리를 할 수 있고 5. 공부에 의연히 참여하며 6.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 등이다. 모든 것을 '돈'으로 기준을 정하는 우리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프랑스 중산층 기준에는 '사회 약자에 대한 연대' 정신이 필수인 것이 눈에 띈다. 동시에 프랑스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들도 대부분 사회적 약자에 대해 헌신한 사람들이 순위에 들어 있다. 우리처럼 '왕'들이 있지는 않다.

  책은 프랑스의 자랑과 같은 역사와 혁명 그리고 수많은 문인들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문화를 어떻게 아끼고 즐기는지도 알고 있는 듯하다. 세계가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동안에도 프랑스는 무심한 듯하다. 프랑스 국적의 전자제품 기업이 하나 정도랄까. 그들은 급변하는 세계에서도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느리다는 건 더 자세히 보기 위함이고 더 진지하게 대하고 있음인지도 모를 일이다. 속도 경쟁에 헤어날 수 없는 우리에게는 조금 부러운 대목이기도 하다. 세계 속의 한국 문화가 어떻게 정체성을 만들어갈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 같다. 일만 잘하는 아시아인이 아닌 멋진 문화 민족으로 알려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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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실현하는 로블록스 게임 만들기 - 스튜디오 사용법부터 수익화까지, 로블록스 게임 제작의 모든 것
강태훈.장준하.D.LAB 지음 / 한빛미디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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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코로나19로 갑자기 성장한 메타버스. 그 폭풍의 한가운데쯤에 로블록스가 있었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세대들이 가상 세계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게임을 하고 그런다는 얘기였다. (우리 어릴 때 온라인 게임 하는 것과 달라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게 로블록스를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제페토가 있지만 로블록스는 마인크래프트를 더 닮아 있었다.

  로블록스 속에서 게임을 만들고 수익 실현까지의 과정을 안내하는 이 책은 한빛미디어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로블록스도 다른 앱 생태계와 다르지 않다. 내부 콘텐츠를 개인이 직접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마케팅 포인트는 확실히 '참여형'이 대세를 이룬 거 같다. 게다가 놀다 보면 수익이 생기기도 한다. 그 점에서 로블록스 또한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로블록스에서는 게임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 물론 유니티나 언리얼로도 만들 수 있는 것 같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로블록스는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지원한다. 간단한 인터페이스로 여러 가지를 만들 수 있다. 배경은 그냥 3D 디자인 툴과 흡사하고 동작이나 이펙트는 코딩(Lua라고 한다)을 조금 해봤다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로블록스 내부에는 워낙 무료 게임이 많기 때문에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이 쉽지는 않을 듯하다. 그래서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시 아이템에 집중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책은 게임 만들기부터 아이템 제작 그리고 아이템 판매과 광고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다루고 있다.

  로블록스 스튜디오는 굉장히 쉬워 금방 따라 할 수 있었다. 물론 어설프게 만들어서 다 무너졌지만 말이다. 아이들도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니 난도가 확실히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꼼꼼하게 작업해야 해서 집중력과 인내가 필요할 것 같기는 했다. (돈 벌기가 어디 쉽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읽어 볼 만하다. 글을 읽다 보면 글을 쓰고 싶듯 이런 게임은 직접 만들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많이 해본 사람이 재미난 생각을 많이 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아니면 아이들과 그냥 재미나게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난 시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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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3.가을호 - 79호
고나무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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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 끝자락에서 만나는 '미스터리' 가을호는 섬뜩한 재미보다는 진중함이 묻어 있는 느낌이다. 신인상을 받은 <치지미포>로 시작해서  <해녀의 아들>에서는 미스터리에서 눈가가 뜨거워짐을 느끼니 문학인지 미스터리인지 구분이 되질 않지만 미스터리라고 재미만 추구하지 않아도 될 일이니까. 그런 면에서 가을호는 다채롭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미스터리 장르에 진심인 이 계간지는 나비클럽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번 호 특집은 유독 좋았다.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이 어느 사건을 모티브로 삼음으로써 여러 말들이 오간 적이 있다. 그리고 반대로 잘 쓰인 미스터리 한편으로 박수를 아끼지 않기도 했다. 우리는 왜 범죄 실화를 보고 읽게 될까?

  '익숙하고 비예외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예외적 사건'에 대한 스토리는 그 자체로 스토리텔링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캐릭터, 장면, 행동이라는 고전적 이야기의 세 가지 요소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범죄 실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이미 완전체이며 스토리텔링도 갖춰져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리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쌓아 올린 이야기는 다른 이의 피와 눈물로 쌓아 올린 스토리임은 분명하다. 그것을 이용하는 창작자는 단순히 재미를 추구해서는 안될 것이다. 범죄 스토리를 읽는 것은 범죄라는 스토리텔링보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도 사회가 그들을 구해냄을 보면서 안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거다. 범죄 소설을 읽는 건 이런 역설적인 이유 또한 존재한다.

  이번 신인상은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빨치산을 잡으러 정찰을 나간 세 명의 군인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이 중 한 명을 악마에 투명하여 인간의 추악한 면을 드러낸다. 좀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화자가 누구인지 모호하게 설정해 놓은 점이 독특했다. 

  이번 호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은 <해녀의 아들>이었다. 제주 4.3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현대 사건을 기반으로 재조명해 본다. 너무 무거워지지 않기 위해 가벼운 로맨스도 깔아 두었다. 어두운 이야기에 너무 빠지지 않은 채 읽을 수 있게 해 줬다. 마지막 아버지의 낭독문이 슬펐다. 그래서 좋았다.

  저번 호부터 연재를 시작한 <탐정 박문수>는 여전히 재미있었다. 사극풍이면서도 뭔가 적절히 잘 배합된 느낌이다. 재미로만 본다면 역시 가장 재밌었다. 

  이번 호는 가을에 맞춰져 있어서 그런지 스릴러나 호러 보다는 인간 군상에 관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물론 모두 미스터리를 베이스로 깔아 두었지만 말이다. 작가님들께서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느낌이랄까. 스릴 넘치고 섬뜩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가을에 맞게 잘 구성된 가을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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