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빙 파워 - 성공한 리더의 제1원칙
매슈 바전 지음, 이희령 옮김 / 윌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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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를 다니며 리더십 교육을 받다 보면 예전에는 능력 있고 강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 그야 그럴 것이 빠른 의사 결정은 급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필요하다고 인식되고 있었기도 했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오너 경영이 주를 이루고 있기도 하고 전략적 리스크가 있는 선택은 회사의 대주주인 오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대단한 착각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책임을 오너에게 미루려는 면식 의식을 키우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너가 결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못하는 사태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최근에 들어서는 서번트 경영이라고 하여 여러 인재들을 우대하며 그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경영이 생겨나고 있다. 과연 이것 또한 하나의 트렌드가 될 뿐일까?

  '존경하라, 권한을 부여하라, 참여시켜라'를 내부적인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그들의 확장성은 상대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내 것을 내어놓는 전략이었다. 포섭과 같은 사냥의 원리가 아닌 식물이 뿌리를 뻗어가듯 확장을 가져오는 'Giving'에 대해 강조하는 이 책은 윌북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기업의 대표적인 습성이 불확실성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맞춰서 모든 것을 관리, 감독한다. 일하는 사람에 비해 관리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정점에 서 있는 CEO는 그 역할에 비해 대단한 혜택을 가져간다. 리더는 조직을 강력하게 이끌어야 한다는 착각이 진리로 통용되고 있다. 책은 여러 리더들의 이야기를 하며 진정한 리더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 얘기한다.

  책은 미국의 건국에 대해서부터 시작한다. 미국의 건국의 시작을 알기기 위해서는 각종 문건에 사용될 국새를 만드는 일이었다. 여러 번의 컨설팅과 도안이 나왔지만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최종 결정된 도안의 앞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모두 통합하려 했다. 미국을 시작한 13개의 주 그리고 흰머리 독수리와 방패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뒷면에는 피라미드 위의 만물을 꿰뚫는 섭리의 눈을 보존했다. 자는 미국 국새의 앞면에 있는 별자리는 '상호 의존'과 통합의 상징이라면 '피라미드'는 힘과 지속성을 상징했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 지금은 '힘'을 상징하는 피라미드의 사상이 중요시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가 바로 별자리의 '상호의존'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인 것이다.

  사실 Taker와 Giver에 대한 얘기는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의 리더십 강의에서 등장하기 시작했었다. Taker는 손해를 보질 않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이 높고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Taker가 많다고 했다. 그리고 Giver들은 손해를 보며 살기 때문에 성공하기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위대한 성공을 한 사람들 중에는 Giver가 많았다는 것은 또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했다. 이 Giver들은 보통의 Giver들과 달리 그저 나누는 것이 아니라 기준이 있고 Taking만 하려는 사람에게는 Giving을 멈추는 단호함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세세한 얘기까지는 하질 않고 '상호의존'의 중요성과 그런 태도를 가진 인물들의 일화를 소개한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세상에는 이기고 지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적다'라는 말이었다. 이기다의 반대말이 진다라면 '이기다, 진다'의 반대말은 '참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용어들이 이런 승패의 단어들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고 했다. 우정과 사랑, 가족 등 우리는 사실 이기는 것이 무색한 상황에 더 많이 놓이게 된다.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다'라는 모순 같은 얘기가 명언이 되는 것 또한 세상의 이치가 그렇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참여하고 몰두할 뿐이기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독립성이라는 말은 '상호 의존'이라는 개념을 약하게 하고 '개인 의존'이라는 개념을 강하게 했다. 나 이외의 것들은 싸워서 쟁취해야 할 것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나 또한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여 만들어진 하나의 귀한 작품이다. 그런 내가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것 또한 모순 같은 얘기다.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생각을 나누고 함께 연대하여 살아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순리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모습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 바로 정계다. 얼마나 논리적이건 설득력이 있건 중요하지 않다. 단지 이기기를 위한 정치는 무조건 상대를 부정한다. 그것이 내가 주장하던 이념이었다 하더라고 상대를 부정하는 것에 집중하고 상대를 쓰러트리는 것에만 집중한다. 그토록 지는 것이 싫다면 논쟁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그저 나라에서 느끼는 공포와 희망을 공유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기업도 마찬가지다. 결국 최고 책임자가 결정하게 되겠지만 많은 것을 내어 보이고 참여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열중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일은 없다. 리더는 방향을 잡아주고 수많은 참여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길 유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가치관 경영이며 아메바 경영이다.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가 나의 가치와 맞아떨어졌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아이콘으로 표시할 때 빛나는 전구를 그린다. 하지만 이런 독립성은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다. 에너지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연결해야 한다. 세상의 변화를 만들고 싶은 젊은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오마바는 이렇게 얘기했다. '기꺼이 다른 사람들이 가진 파워를 보려는 마음을 가집시오.". 세상에 홀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우리는 기꺼이 상대의 파워를 인정해야 한다. 그 파워를 얻기 위한 '상호 의존' 그것은 물질적인 Giving이 을 넘어 당신의 참여를 위한 자리를 기꺼이 내어주겠다는 Giving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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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해머 - 초격차를 만드는 니체의 52가지 통찰
데이브 질크.브래드 펠드 지음, 박선령 옮김 / 서사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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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는 꽤나 유명하고 꽤나 고약하다.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아직은 모른다. 아직 니체를 만나기 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책이 니체와 처음 조우하는 시간인지도 모를 기대감도 있었다. 그는 과감한 독창성과 자기 창조를 주장하며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재창조하길 원했던 것 같다. 그를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얘기하는 이유기도 하다. 니체와의 만남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잠시 펼쳐지는 많은 페이지는 경영에 관한 이야기였다. 마치 손자병법을 이용한 경영 철학서처럼 말이다.

  니체의 파괴적 재창조를 바탕에 두고 혁신적인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많은 스타트업들에게 자신을 철학을 얘기하는 이 책은 서사원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기존의 경영혁신 방법은 대부분 지금의 것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개선하는 것이었다. 현재의 것을 고도화하고 그 성과를 가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했고 새롭게 등장한 이론이 파괴적 혁신이다. 기존에 하던 것을 모두 부수고 zero-base에서 다시 쌓아 올리는 작업이다. 근본적으로 다른 무언가를 만들거나 신시장에 돌입하려는 기업들에게 파괴적 혁신은 새로운 패러다임과 같았다. 

  파괴적 혁신은 기업 내에서 가장 급진적인 혁신으로 얘기할 수 있고, 많은 시도와 실패가 있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있자니 파괴적 혁신의 바탕에는 니체의 철학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파괴하고 혁신하라'라는 니체의 잠언은 혁신의 아이콘인 기업가들에게는 근간이 되는 신념과도 같은 것일 수 있다. 실제는 이론을 향상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아무리 탁월하다고 해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가치가 없다. 혁신을 원하면 부수고 다시 만들어라. 아이들이 즐겁게 만들고 즐겁게 부수는 행위처럼..

  책은 5개의 챕터로 이뤄져 있고 각각에 맞는 니체의 잠언을 테마로 잡는다. 그리고 현대적 의미로 풀어주는데 이 부분은 굳이 필요하나 싶었다. 풀이보다 니체의 그 말 자체가 너무 멋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혁신을 논하는 도서에서 읽었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 지금의 회사는 왜 그러질 못하는지도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늘 능동의 주체가 될 수 없음은 안타까운 것인지 스스로 회피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나도 니체에게 망치로 몇 대 맞아야 정신을 차릴까 싶기도 하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듯 모든 혁신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갑자기 혁신이 된 것 같지만 그것에는 항상 기저 작용이 존재한다. 개벽 같은 일은 없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목표와 이정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조금 더 멀리까지 보자면 꿈을 얘기할 수 있다. 꿈은 궁극적인 방향이다. 닿을 수 없지만 항상 방향을 가리켜 준다. 목표는 우리가 실제로 닿는 곳이 하지만 목표는 끝이 아니다. 꿈으로 가는 하나의 마을 같은 곳이다. 이정표는 마을로 가는 수많은 길에 있는 버스 정류장 같은 곳이다. 우리는 어떤 길을 택하던 목표를 향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그 길을 따라 이동하는 것은 당연한 이유이며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면 되돌아 나올 줄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판단은 늘 본인의 몫이다.

  기업을 한다는 것은 혁신적인 기업을 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혁신은 고통스러우면서도 지겨운 것이다. 인내심을 기본으로 한다. 뿐만 아니라 배울 수 있는 실패를 해야 한다. 의도적인 실패라기보다는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들에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고 인간 사이에는 신뢰와 감사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의 이유가 필요하며 그 메시지가 잘 전달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빛나는 곳으로 모이는 이유는 자신이 빛나고 싶기 때문이다. 일을 왜 해야 하는지는 그래서 중요하다. 사이먼 시넥의 'Why'는 모두가 같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준다. 인내의 동력은 '동기'이기 때문이다.

  니체의 52가지 잠언을 예를 들며 자신의 경험을 덧붙였다. 충분히 공감 가는 내용이면서도 많이 봐왔던 내용이기도 했다. 경영이라는 것 또한 철학적으로는 공유하는 점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것이 기본으로 돌아가면 같은 것을 얘기하 듯 말이다. 기업이 경쟁사에게 이기는 방법은 상대방이 나를 증오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저 회사에 가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압도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어제의 생각을 깨 부수로 오늘의 생각을 다시 하는 것. 그 생각이 어제와 다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매일 자신의 생각을 해체함으로써 보지 못했던 오류와 잘못된 방향성을 자각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철저한 자기 경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시작하라. 그대가 가진 것이 나태함이라면 당장 그것을 깨부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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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스몰린의 시간의 물리학 - 실재하는 시간을 찾아 떠나는 물리학의 모험
리 스몰린 지음, 강형구 옮김 / 김영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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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만큼 시간의 존재는 논란의 대상이었고, 지금 또한 그 해답의 결론은 나질 않았다. 오랜 시간 물리학은 수학을 이용하여 여러 법칙들을 발견해 내었고 그 식에서는 늘 대칭성을 보여주는 해가 등장했다. 시간은 미래에도 과거에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은 많은 부분을 단순화시켜 주었으며, 물리학 발전에 이바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종 이론의 꿈을 꾸기 시작한 이후 인간은 어떤 진전을 했을까? 끈 이론이 나타난 지 20년째 그것은 여전히 어떤 실채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물리학의 거대담론에 맞서는 진영의 리 스몰린의 시간의 실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담은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물리학에서 시간이 실재하지 않는 것은 흔한 일이다. 뉴턴은 시간을 운동을 나타내기 위한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고 했고 변화가 사라지는 순간 시간은 의미는 사라진다. 아인슈타인은 절대적인 관측자라는 시계에서 벗어나 관측자를 계 속에 포함시켰다. 절대적인 시간은 없고 시간은 그저 상대적인 것이었다. 우주에는 수많은 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의 시간이다. 양자 역학에서도 시간은 존재하지만 시간의 방향성은 없다 그것이 양으로 흐르던 음으로 흐르던 양자 이론은 당연한 것이라고 판단하다.

  이런 시간의 인식은 변화의 찰나를 기억하는 복합체의 특성 때문에 인지되는 것이다. 스냅과 같은 무한한 찰나가 있고 우리는 그 찰나를 순서를 맞춰 인지하고 있고 그것을 시간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에는 법칙이 있다고 믿고 수많은 수식에서 도출되는 해 들은 그것을 그대로 증명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과거는 있지만 미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이다.

  상대성 이론의 주된 논거는 두 관측에는 동시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시성이라는 것은 같은 공간에서만 있을 수 있는 것이며 멀리 있는 두 관측자가 보는 것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 역학은 어떤가 관측을 그저 확률로 얘기할 뿐이다.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그 확률이 높아서 그런 것 같다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여기서 차원의 개념을 가져 나오는데 1차원에서 이웃은 2명, 2차원에서는 4명, 3차원이 되면 6방향에 이웃이 존재한다. 이웃은 늘 차원의 두 배만큼 존재한다. 우리가 3차원을 느끼며 살아가지만 우주는 무한한 차원의 우주일 수 있다. 이것은 소위 다중 우주로 얘기될 수 있다. 하지만 다 차원을 얘기하는 끈 이론은 여전히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9차원이었는데 지금은 초끈이론이라 하여 11차원 초중력이론까지 발표되었다. 하지만 세상이 2차원이든 11차원이든 무슨 상관이랴 세상에 실재를 증명할 수 없다는 말이다.

  저자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섭렵하였고 고리 양자중력 이론에 크게 이바지 한 학자이므로 그의 말이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시간의 실재를 얘기하는 것이 자신의 철학적 신념이 바뀐 것인지 시간의 개념을 배제하고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어서 그런 것인지 그 의도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저자는 뉴턴 이론, 일반 상대성 이론, 양자 역학, 열역학 등을 소환하며 이론을 아주 쉽게 설명하며 그들에게 있는 맹점이 무엇인지 얘기한다. 물론 그들에게 존경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저자는 아인슈타인을 좋아하는 듯하다. 모든 학자들이 작은 상자를 만들어 놓고 여러 가정을 한 뒤 계의 밖에서 관측하여 설명하려 했지만 아인슈타인만은 우주라는 커다란 계 속으로 뛰어들어 이론을 완성시켰다. 지금 물리학에는 과감하게 다른 시점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듯했다. 그의 의견 대부분은 상대방의 맹점을 채우며 주장하지만 자신의 의견 또한 완벽하지 않음을 얘기한다.

  저자는 무언가를 주장하려고 했다기보다는 많은 과학자들의 시야를 넓히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었다.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도 아인슈타인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거대한 미끼도 잊지 않았다. 많은 과학자에게 이 의견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이론은 모두 이상적인 상태의 법칙이고 그것은 실재의 근사만을 표현할 뿐이라도 10의 40승이 넘는 왜란을 고려하며 연구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자는 물리학에 생물학을 더하는 통섭을 시도하고 있었고 수학에 철학을 더한 사고를 하려 한다. 아무리 상자 속에 가둬 관측하더라도 중력이나 소립자 등의 막을 수 없는 왜란 때문에 관측은 늘 근사치일 뿐인 것이다. 우주는 생물학적이며 자라고 또 다른 우주를 놓고 한다. 엔트로피가 낮아져 결국 죽어버리는 우주가 아니라 후대에 DNA를 전달하는 복합체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 뉴튼이라는 잡지에서 본 무의 세계에 떠 있는 우주의 블랙홀이 다른 우주의 화이트홀로 이어져 있는 마치 거품과 같은 우주의 모습을 기억한다. 저자는 이런 우주를 이야기하는 듯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의 실재를 강력히 주장하는 것은 수학으로 우주가 설명되어 버리면 모든 현상과 변화는 정해져 있다는 숙명론적인 어떻게 보면 죽어 있는 세상이 되고 말 것이란 철학적 물음에 대한 답이기도 한 것 같았다. 우리는 과거가 있고 현재를 살아간다. 현재는 순간이지만 모든 현상들은 순간을 통한 인과관계가 성립된다. 시간의 실재는 인간의 자율 의지를 증명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저자는 그것을 믿고 싶은 것 같았다.

  저자의 논리는 굉장히 어려웠다. 하지만 타 이론들의 설명은 너무 명쾌하고 쉽게 설명되어 있었다. 저자와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세상에 뿌려진 많은 이론과 법칙 그리고 과학자들의 철학을 알 수 있는 과학사의 기능도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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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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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이미지를 3차원으로 바꿔 보이게 하는 표지와 빨간, 파란색으로 칠해진 안경. 책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다른 것을 보여주는 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다. 다중 우주는 양자역학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레 제시되는 이론이다. 아직은 허점이 많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하지만 모든 발전은 상상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이 또한 언젠가 진실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다중 우주가 실재하고 그 속을 건너는 방법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다중 우주를 건너는 법을 찾은 자의 세상을 건너는 이야기. 자신과의 싸움의 시작. 클론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는 이 작품은 푸른 숲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삶은 선택이다.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서 선택(Choice) 하는 것이 삶이라고 혹자는 얘기했다. 모든 선택에는 아쉬움이 남고, 모든 결과에는 후회가 묻어 있다. 물리학 교수 '제이슨'은 천재 과학자가 될 수 있었지만 자신의 아이를 가진 아내와의 삶을 선택한다. 아내 다니엘라 또한 선택을 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영화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우리는 그저 흘러가는 삶 속에 만난 것이 아니야.내가 한 선택과 네가 한 선택이 우리를 여기에 있게 했고,우리를 만나게 한 거야.

  그런 선택의 결과를 뒤집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또 다른 선택을 한 '제이슨'의 욕심 때문이었다. 명예도 얻고 지식 욕도 얻었지만 지나간 연인에 대한 후회가 남았던 그는 완벽한 두 인생을 살기 위해 또 다른 자신의 삶을 빼앗는다. 악은 때때로 자신의 동기가 선하다고 합리화를 하는데, 서로 인생의 한 측이 완벽한 삶을 살았으니 서로 다른 완벽한 삶을 살아보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등가교환인 것 같지만 합의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뺏긴 제이슨은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오고자 한다. 수많은 갈래의 세상을 지나치며 결국 원래 자신의 세상으로 도착한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자신의 선택은 또 다른 세상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결국 살아서 도착한 제이슨 또한 엄청난 수였다. 결국 자신의 세상을 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찾아가게 되고 그 선택은 아들 찰리에게 맡기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시간의 존재는 사실 알 수 없다. 우리가 인지하는 시간은 우리 뇌의 기억이라는 독특한 영역에 의해서 결정될 뿐이다. 뉴턴 또한 시간이 무엇이냐고 묻지 말라고 했다. 자신도 모르는 것이라고. 이 스토리의 시작도 인간의 지각의 변화는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전제한다. 선택 또한 뇌의 영역이니 선택을 함으로써 지각은 새롭게 발현한다고 본지도 모르겠다. 과학적 요소를 뺀다면, 오히려 과학 발전이 가져올 재앙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순리를 흔들기 시작하면 대혼란이 오게 될지도, 하지만 그 또한 적응할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새로운 세상에 떨어진 제이슨의 탈출기. 그리고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오려는 분투. 마지막으로 수많은 자신과 싸워야 했던 요소까지 쉴 새 없는 장면 전환으로 책을 놓지 못하게 했고, 중간중간 차지하고 있는 아내의 심리적 변화는 긴장감의 피로를 풀어주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자신의 세상에 돌아왔을 때 안도했을 독자를 위해 여전히 많이 남은 페이지를 보여주며 결국 일을 내는 저자의 노력에 끝까지 즐거웠다.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마지막에 떠난 제이슨은 정말 그 제이슨이 맞을까? 저자가 시점을 뒤틀어 버렸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저 착한 제이슨 한 명을 골랐을지도 모르고, 마지막 승자가 될 제이슨을 골랐을지도 모른다. 다니엘라와 새로운 기억을 최초로 공유한 제이슨이 진짜 제이슨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책을 덮으며 안도했을 독자를 뒤돌아보며 씩 웃는 제이슨이 머릿속에 남는 것은 책이 주는 마지막 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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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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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모르는 작가였는데,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을 모두 석권한 최초의 작가라고 한다. 문장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고 스토리 수시로 전환되었지만 막힘없었다.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과 해결될 듯한 실마리 속에서도 끝끝내 잡아가며 마지막 한 페이지에서 조차 반전을 만드는 노력이 대가라고 부르는 사람의 작품이었다. 

  <밀약>으로 출판되었다가 절판된 이 작품은 복간되었고 시대의 감각을 넘어 여전히 스릴 넘치는 스토리를 제공하는 이 작품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아주 평범하게 시작되는 스토리. 8년 전 아내를 잃은 벡은 그날의 충격 때문인지 나이가 들어 철이 들었음인지 몰라도 뉴욕 빈민가에서 환자를 돌보며 살아간다. 평범한 삶이었지만 빈민가 아이들에게 애정이 있었는지 츤데레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날아든 메일 한통으로부터 고조되기 시작한다. 아내와 함께 기념일을 챙기는 시각에 확인할 수 있는 영상.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고 적힌 메시지. 둘 만의 암호는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해 준다. 사건이 있었던 그날의 호숫가에서 시체가 드러나고 주위 사람들이 죽는다. 갑자기 FBI가 드리 닥친다. 아내의 친구의 죽음에 누명을 쓰게 되는 부분에서부터는 수그러지지 않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사건이 해결될 듯 또 다른 실마리로 이어지며 높은 텐션 속에서도 출렁거림을 유지하며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아내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장인의 스토리로 이어지고 이내 벡의 아버지의 이야기로 전염된다. 모든 것이 펼쳐지고 사건의 뿌리에 닿았을 때 작가는 이야기를 뒤집어엎어버리며 작품을 마무리해버린다.

  하나의 사건이지만 자신의 믿기로 한 형태로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서로 다른 믿음으로 스토리를 끌고 가지만 그 종착역은 모두 같은 방향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백인 경찰에게서 벡을 구해줄 수 있게 처음부터 빈민가의 부지런한 의사로 설정한 점도 미국의 슬럼가의 역할을 이용한 것도 작가의 의도가 잘 반영되었다. 도청 장치뿐만 아니라 아내의 암호화된 메시지 전달에도 세심함이 있었고, 서로 꼬여 있는 사건 또한 어색함 없이 잘 엮여 있었다.

  중간에 단 한번 등장하는 '넷스케이프'라는 용어로 이 작품이 오래된 작품을 눈치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넷스케이프를 응원했지만, 익스플로러에 이기질 못했다.) 그만큼 시대의 감각을 타지 않는 훌륭한 작품이었고 가랑비에 옷 젖듯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어 계속 책을 열어 보게 만들었다.

  그동안 영미 소설에서 느껴지는 문화적 어색함이 전혀 없었고 내가 아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만으로도 충분히 이해 갈 만한 것들이었다. 주인공에게 행운이 여러 번 따르는 것은 충분히 수렴할만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너무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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