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과학 - 빅뱅에서 미래까지, 천문학에서 생명공학까지 한 권으로 끝내기
이준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서적이라면 꽤 많이 읽어서 이 책에 대한 기대는 사실 별로 없었다. 비슷한 내용에 비슷한 전개가 펼쳐질 것 같았다. 첫 장에서 만난 최재천 교수님의 추천사를 보며 '교수님이 추천사를 남겼네.. 왜?'라는 의문과 기대를 하게 된다. 내용은 당연히 빅히스토리를 벗어날 수 없을 텐데 말이다.

  한 편의 과학사를 담백하게 담은 이 책은 추수밭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일단 이 책은 재밌고 쉽다. 사실 그것 하나로도 충분히 추천할만하다. 다루고자 하는 하나의 섹션이 길지 않고 그렇다고 핵심을 빠트리지는 않는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너무 많은 것을 다루려고 하는 다른 과학사 책들에 비해 읽기가 수월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렇다고 허술하냐라고 묻는다면 그렇지도 않다. 대신에 다른 책에서 다루지 않는 사실을 다루고 있다. 마냥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처음 보는 사실들이 종종 들어온다. 다른 과학 서적에서는 아마 생략하는 부분이지 싶다. 어떻게 보면 다른 서적에서 생략하는 부분을 얘기하고 얘기하는 부분을 생략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흥미롭기도 했다. 

  책은 생명, 문명, 과학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얘기를 다룬다고?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 버린다. 더 궁금한 것이 있다면 더 전문적인 책을 찾아보면 되겠지만 일반교양서적으로서의 기능은 확실히 하고 있는 느낌이다. 중간중간 삽입된 삽화는 읽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두세 시간이면 138억 년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다. 과학이 어렵고 과학사가 지루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그럼에도 과학사를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책은 꽤나 괜찮을 것 같다. 실제로 읽으며 앞에 아들에게 '이거 네가 읽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해 줬을 정도다. 아이가 읽어도 괜찮을만한 책이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설명하려고 하는 모습이 책에서 그대로 느껴져서 이 선생님께 배우는 학생들이 조금 부럽기도 했다. 벌써 여러 저서를 썼고 융합형 교육 교재 개발에도 참여한 선생님이다. 과학을 쉽게 접근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획회의 603호 : 2024.03.05 - #편집자의 위기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2월
평점 :
품절


  600호 이후로 계속 특집이 진행 중인 듯하다. 603호는 바로 책을 만드는 사람 편집자의 위기에 대해 얘기한다. 책은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들고 판매하지만 그중에서 편집자의 역할은 중요하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필요한 역량은 늘어만 가지만 좁아지는 시장 때문에 인재 유출도 심하다. 경력을 쌓은 편집자는 일반 기업으로 입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업무는 많으면서도 박봉이기 허다한 이 판에 스타 편집자를 노리며 입장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어느 산업이든 일할 사람이 없다. 아니 일을 할만한 사람이 없다.

  편집자의 위기를 엮은 이 책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뽑고 싶어도 뽑을 사람이 없다는 건 작은 산업에 포함되어 있는 대부분의 고민일 것이다. 대기업이 진입하지 않지만 유사 업무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굳이 영세한 기업에 들어오지 않는다. 새롭게 유입되는 인원들도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워라밸이 중요시되는 요즘 아닌가.

  교육하고 키우는 것은 미래를 위한 일이지만 그것 또한 영세한 업체에서 감당하기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키웠더니 이직한다. 같은 산업계 안에서 회전한다면 함께 키워 인재 풀을 늘리는 기대를 할 수 있지만 능력이 생긴 인원들은 산업계를 벗어나 유사 산업계로 이직하기에 신입을 키우는 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게 된다. 결국 경력직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문제다. 경력이 있다고 능력이 있다는 건 아니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채 세월만 보낸 경력들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여러 문제로 신입의 교육을 제대로 못하게 되었지만 결국 그것이 능력 없는 경력자를 길러내 버린 것이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국이다.

  소위 능력 있다는 사람들은 프리랜서를 뛰기도 한다. 믿음직한 외주는 회사의 오랜 벗 같다. 이들은 일만 있으면 한결 같이 일을 하기 때문에 거래처 사정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 업체의 담당자가 갈려 나가는 상황에서도 외주들은 유지된다. 그러다 보면 주객이 전도된다. 외주가 업체 담당자를 교육하는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땐 누가 외주인지 그 정의마저 모호해진다.

  603호에서도 계속해서 <로컬>에 대한 얘기가 이어진다. 이번 호에서 다루는 곳은 춘천의 어린이 도서관이다. 자율적인 운영을 하는 이곳은 아이들에게 최적화된 듯하다. 하지만 역시 쉽지 않은 문제도 있다. 대부분의 사업들이 자신과 관련이 있어 열정적으로 했지만 관계가 사라지게 되면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은 지금 당장의 삶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 춘천은 잘 유지되는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을 채운 한국 입시에 대한 얘기는 많은 공감이 되었다. 모두가 공부를 잘할 수 없고 서울대에 갈 수 없지만 모두 서울대를 포기할 수 없기에 '공정'이라는 잣대를 들이댄다. 모두에게 공정하다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 학과마다 필요한 공부가 있을 터인데 우리는 관련 없는 과목까지 다 합쳐 그리고 전략적으로 입시를 준비해 앞으로 써먹지도 않을 과목을 공부한다. 한국 입시가 주는 가장 큰 능력은 묵묵히 해냈다는 자신감 정도다.

  편집자의 얘기라 다소 다른 세상의 얘길까 했지만 출판계의 상황은 내가 속한 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더 공감하며 읽었던 것 같다. 인재가 열정페이로 길러지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1~3 세트 - 전3권 - 제2판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페르낭 브로델 지음 / 까치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너무 기대되는 책입니다. 펀딩까지 하게 하다니 말이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1~3 세트 - 전3권 - 제2판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페르낭 브로델 지음 / 까치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흔적을 살피는데 이만한 주제가 있을까 싶네요.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1~3 세트 - 전3권 - 제2판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페르낭 브로델 지음 / 까치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흔적을 살피는데 이만한 주제가 있을까 싶네요.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