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스타 스토리 The Five Star Stories 1 - 개정판
나가노 마모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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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때부터 즐겨 읽던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를 다시 구입했다. 그 당시에도 11권까지 나왔었는데 지금도 15권까지 밖에 나오질 않았다. 대를 이어서 그릴 거라던 작가는 그 말을 참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 1년에 한 권씩 내던 패턴도 깨진 지 오래.. 제발 좀 내기만이라도 해라는 것이 보통의 심정일 것이다.


  엄청난 연표를 자랑하는 이 만화책은 5개의 성단을 통일한 아마테라스와 결국 죽음을 맞이한 라키시스의 내용의 결말을 1권 시작하자마자 얘기한다. 그 엄청난 스토리를 지금부터 풀어갈 거라는 얘기다.


  1권은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었다. 아마테라스와 라키시스의 만남의 이야기와 <Knight Of Gold> 앞에서 결혼식을 하는 두 사람의 얘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둘의 언약식은 전 성단의 전쟁의 서막이기도 하다. 


  이 만화책이 좋은 것은 1만 2000년에 달하는 연표. 독특한 메카닉 디자인이다. 지금 봐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1권은 가장 정상적인 형태로 연표에서 일부분을 완결하여 보여줬지만 2권부터는 정말 뒤죽박죽이라서 제대로 이해하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오죽했으면 작가도 연표를 헷갈려서 팬들이 얘기를 해줄까.


  지금은 설정, 세계관들이 뒤죽박죽 되어버렸지만, 처음부터 수습 불가능할 정도로 광대한 설정이였기도 하고 작화가 워낙 복잡해서 한 권 다 그려내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치명적이게 작가의 손도 느리고 삼천포로 자주 빠지기도 했으니.. 하지만 그래도 기다리는 것은 그냥 내기만 해줘라는 심정이고 지난 추억의 완결을 보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 1권에 이미 완결을 났지만..)


  2권 읽을 생각에 벌써부터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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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강주원 지음 / 비로소(도서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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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아마 어떤 카피를 읽고 구매를 했던 것 같다. 시집이나 산문집은 여간해서는 잘 사질 않는데 최근에 여러 이유로 자주 읽게 되는 것 같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당연하지 않다는 시선을 가진 채 시큰둥하게 툭툭 던져낸다. 마치 친한 친구에게 하듯이 가감 없는 필체가 정겹기도 하고 마음을 쿡쿡 찌르기도 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적응해버린 것들이 사실 그렇게 가벼운 일들만은 아닐 것이라는 그런 말들이 좋았다.

작가는 어쩌면 <다 잘될 거야>라는 말의 책임감에서 <더 잘할 수 있어>라는 말의 무책임함에서 벗어나서 얘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일상적인 용어가 그렇지 않은가 대부분 입을 다물어 버리지만 꼭 얘기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면, 책임감으로부터 멀어지려는 가벼운 선을 그은 상태에서 조언을 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의 글을 읽으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나도 그랬을 것 같다'라는 생각으로 읽어갈 수 있었다.

📖p.37
가진 것 ÷ 욕망 = 행복
욕망을 줄이거나,
가진 것을 늘리거나.

📖p.84
꼰대는 "나도 그랬으니 너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하는 반면,
선배는 "나는 그랬으나 너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p.89
"너 원래 안 그랬잖아. 변했네."
웃긴 건, 저런 말하는 사람들 중에서
내 원래 생각을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버팀과 끈기 (전문)
사람들은 버티지 못하는 사람에게 끈기가 없다는 소리를 하지. 근데 난 두 단어를 다르게 정의해. 버팀은 '억지로' 견뎌내는 것. 끈기는 내 것. 내가 사랑하는 것을 위해 '자연스레' 발휘되는 것.
싫은 것을 이유도 없이 억지로 버텨낸다고 해서 끈기 있는 사람은 아니야. 반대로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삶을 그만둔다고 해서 끈기가 없는 사람도 아니고. 버팀과 끈기를 혼동해서 아무나 끈기 없는 사람 만드는 일 없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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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불의 날개와 예언의 시간 상.하 세트 - 전2권 불의 날개 시리즈 제1부
투이 T. 서덜랜드 지음, 정은규 그림, 강동혁 옮김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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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판타지 소설이지만 드래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드래곤은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진 현자 혹은 무찔러야 할 대상이 대부분이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드래곤들만 등장한다는 점이 새롭다. 서로 다른 드래곤들이 동맹을 맺거나 싸우며 20년째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 책은 5편의 시리즈 중 그 첫 번째다.


  드래곤의 세상에는 예언이 하나 존재했다. 세 개의 달이 모두 보름달이 되는 날 태어난 5마리의 드래곤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평화를 원하는 몇몇 용들은 지하에서 <평화의 발톱>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밝은 밤 5개의 알을 구해 온다. 하지만 하늘 날개의 알은 여왕의 방해로 깨져버렸고, 그를 대신해서 정글 날개의 알을 가져오게 된다.


  5마리의 새끼 용들은 지하에서 전투 훈련을 받거나 역사 교육만 받는다. 주인공으로 보이는 <클레이>는 진흙 날개 종족이다. 그는 자신이 위대하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단지 싸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뿐이었다. 보호자들은 그에게서 광기를 끄집어내려 했지만 <클레이>는 자신 속에 그런 건 없는 것 같았다.


  새끼 용들은 보호자들의 회의를 엿듣곤 했는데, 어느 날 글로리를 제거하려는 알곤 탈출을 시도하게 된다. 탈출한 새끼 용들은 <하늘 날개>의 여왕인 <스칼렛>을 만나게 되고 <하늘 날개 궁전>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탈출이 가능했던 것은 클레이가 <하늘 날개 챔피언>인 페릴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였다. 불의 능력이 넘치는 페릴은 스치는 것마다 모두 태워버리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가까이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클레이는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우정을 나눴다.


  불의 날개의 첫 번째 이야기 <예언의 시간>은 5마리 새끼용이 모인 이유와 탈출, <하늘 날개 궁전>에서의 에피소드, 진흙 날개 진영에서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싸움이라는 것이 본능인 드래곤들이지만 이들 5마리의 새끼 용들은 서로서로 이해하고 지키려고 한다. 이를 지켜보는 어른 용들도 하나 같이 이상하게 여긴다. 


  이 책은 평화의 세계는 전쟁의 승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종족이지만 서로 이해하고 보호하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새끼 용들의 행동에서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세상을 뒤엎을만한 강력한 용이 아닌 다른 종족의 용들을 이해하고 서로 우정을 나누는 능력으로부터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시작할 때 드래곤의 이름과 인물의 매칭이 계속 헷갈려서 여러 번 앞 장을 다시 읽는 일이 많았지만 등장인물을 이해하고부터는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새끼 용들의 우정과 재치에 웃고 <지하동굴>에서 탈출할 때, <하늘 날개 정원>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그들이 위험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2권이 곧 도착할 텐데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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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B. A. 패리스 지음, 김은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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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그렇게 공포스럽거나 하지는 않다. 두 인물이 상대방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고통을 자신에 가둔 상태에서의 자신의 고통을 상대에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인내 등 여러 가지 감정의 표현이 좋은 작품이었다. 마음에 담은 고통과 다르게 현실은 아내의 40번째 생일파티로 모두 행복하고 즐겁기만 하다. 행복 속에서의 고통을 표현함으로써 보통의 스릴러와는 다른 느낌의 긴장감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남편 <애덤>과 아내 <리비아>의 두 시점을 번갈아 가면서 서술한다. 시점을 변경시켜 본인이 됨으로써 심리를 더 자세하게 적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리비아는 남편 애덤의 결혼을 할 때에 친정 부모님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고 인연을 끊다시피 살고 있었다. 그녀는 오래전부터 40번째 생일은 성대한 파티를 하고 싶었다. 제대로 된 결혼식을 보상받겠다는 마음도 없지는 않았다. 그리고 애덤은 그런 40번째 생일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리비아는 사실 40번째 생일 파티를 하지 않았도 괜찮았다. 그녀의 딸 <마니>의 불륜에 대해서 알게 된다. 처음에는 그냥 남자 친구인 줄 알았는데 계속 유추하다 보니 남편의 친한 지인이었고 자신의 절친의 남편이었고 딸의 절친의 아빠였다. 리비아는 그 사실을 알고 남편에게 얘기하지 못하고 혼자서 여러 상황을 계속 유추해 간다. 파티가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계속해서 여러 생각에 잠긴다.


  애덤은 딸 <마니>가 엄마 몰래 엄마 생일에 홍콩에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딸이 타고 오는 항공편 중에 하나가 사고가 발생해서 전원 사망이라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딸이 환승할 비행기를 타지 못했을 거라고 애써 생각한다. 딸이 살아 있을 거라고 여러 경우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는 두려움이 가져다준 행동이었다. 아내의 파티를 망치고 싶지 않았고 딸의 죽음도 파티가 끝날 때까지 확인하고 않았던 것이다.


  둘은 오래 살아온 만큼 미묘한 감정선을 읽어내지만 결국 드러내지 못하고 파티가 끝난 후에야 서로가 가진 고통을 내어 놓는다. 아슬아슬한 감정들이 만나 폭발한 후 서서히 정리되어 간다. 말해야 하지만 말하고 싶지 않은 말하게 하고 싶지 않은 사랑하는 마음이 곧 고통의 연장이 되어버리는 장면 속에서 대단히 섬세하고 짜임새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작품은 딸의 불륜과 죽음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서 기분 좋게 읽기는 쉽지 않다. 부모의 마음이 모두 걱정과 고통으로 물들어 있어서 읽는 내내 힘겨움이 있다. 읽으면서 나는 어떤 마음이 들까도 생각하게 되며 파티 내도록 무너지지 않고 있을 자신은 없었다. 파티가 끝나고 해가 밝을 때까지 자신이 만든 공포와 싸워나가는 이 작품은 스릴러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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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그래픽 노블) 비룡소 그래픽노블
로이스 로리 지음, P. 크레이그 러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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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스 로리 원작의 <기억 전달자>를 그래픽 노블로 각색한 책이다. 원작의 감동이 식기 전에 한번 읽어보려고 급히 구매하였지만 각색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너무 똑같아서 읽는 내내 감동은 없었다. 다르게 얘기하면 원본의 이야기를 너무 충실하게 따랐는데 이것이 이 책을 매력 없게 만들었던 것 같다.


  원작의 얘기를 너무 많이 담으려 했기 때문에 페이지에 들어가는 컷 수가 많아졌고 글이 많아졌다. 글자수가 많아지다 보니 글자 크기가 작아져서 읽기 힘들었다. 전체적으로 산만했다는 느낌이다.


  이 책의 좋은 점이라고 한다면 원작에서 중요한 대화나 내용을 그대로 담아 두었다. 그래서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원작에서의 중요한 대화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며 원작에서 글로 표현한 부분을 상상하기 힘들다면 이 그래픽 노블은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을 추천한다. 책을 읽으며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그래픽 노블은 뺏을 뿐 아니라 원작과 너무 닮아 있기 때문에 생략된 글에서 알아낼 수 있는 부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림 스타일도 크게 눈에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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