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선의 글쓰기 생각력 - 뇌를 확장시키는
황인선 지음 / 이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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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단순한 작법서가 아니다. 그것은 저자의 약력에서 알 수 있다. 제일기획 출신의 30년 기획자는 글쓰기 그 자체보다 될 법한 글쓰기를 얘기하고 있다. 글이라는 것은 나를 위해 쓰기도 하고 남을 위해 쓰기도 한다. 일단 팔기 위한 글은 나를 위해 쓰는 글은 아니다. 프로젝트의 성패 가늠할 기획서는 물론이거니와 내부 보고서에서부터 대중을 위한 글까지 글은 존재한다. 장편의 글만이 글은 아니다. 최근에는 숏폼에 쓰일만한 짧고 임팩트 있는 글이 더 많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런 글쓰기에 대한 책이다.

  광고 카피와 시름하며 고객을 사로잡고 대중을 사로잡는 일을 해 온 저자가 알려주는 글쓰기 팁은 도서출판 이새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저자가 서문에서 말하듯 책은 실전용을 추구한다. 글이라는 건 다섯 단계로 분류할 수 있는데 졸문, 평문, 교문, 탁문, 명문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 여기서는 탁문을 지향한다. 탁문이라 함은 정확한 언어 구사에 자기만의 독특한 식견을 담아 이해는 물론 새로운 깨달음을 주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글이다. 이 정도는 써야 잘 쓴 글이라고 할 수 있고 지금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

  저자는 처음부터 chatGPT를 얘기한다. 책을 집필하는 도중에 등장한 chatGPT 덕분에 책의 글을 다시 정리했을 정도라고 하니 저자에게도 chatGPT는 꽤나 신선했나 보다. 그리고 모든 글쟁이들이 고민하는 부분을 파고든다. 바로 글쓰기의 자동화다. 저자는 현재 생성형 AI(저자는 아이라고 부른다)는 꽤나 괜찮은 문장을 만들어 내지만 탁 문 이상의 글을 쓰진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 우리가 탁문을 목표로 글을 써야 하는 이유다.

  AI가 가진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지금까지 나온 인간의 결과를 특정인들이 골라 학습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수준이 평균 이상일 것이기 때문에 AI의 글은 분명 꽤 괜찮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바로 한 마디를 날렸다. AI의 글에는 위트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트를 추가한 AI도 등장하고 있다. 아직 언어유희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점에서 인간으로서의 글쓰기의 지향점을 찾을 수 있다. 공감의 글쓰기와 위트 있는 글쓰기가 그렇다. 여러 좋은 글들이 많이 있지만 독자를 향한 공감의 글쓰기는 중요한 것 같다. 왜냐면 인간은 계속 변할 것이니까. 그런 인간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글은 분명 또 새로워져야 한다. 인간과 AI의 협업이 필요한 대목이다. 아무리 멋스러운 문장을 뽑아줘도 쓸지 말지는 인간이 정한다 (아직까지는). 어떤 요구를 해야 AI가 적합한 문장을 내어줄까 또한 여전히 갈 길이 멀다(프롬퍼트 엔지니어링). 

  그렇기에 우리는 탁문을 연습해야 한다. 마케팅적인 요소를 가미하면 파는 글에 대해서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글은 결국 많이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다독, 다작, 다상량의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가지고 있는 보따리가 묵직할수록 꺼낼 것이 많아진다. 스티브 잡스가 창의란 가지고 있는 것을 잘 연결하는 작업이라고 얘기한 것과 다르지 않다. 많이 알고 있을수록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생각의 금고가 필요하다. 좋은 단어와 문장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좋다. 신화나 이야기를 많이 알아두면 스토리 짜기에도 편하다. 가끔씩 시를 써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글은 꾸준히 써서 가지고 있으면 자산이 된다. 

  좋은 글들을 많이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유시민 작가는 좋은 글을 쓰려면 토지와 같은 책을 계속해서 반복해서 읽으며 연습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여러 책을 읽는 것보다 좋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도 중요할 것 같긴 하다. 좋은 글은 저자가 여러 책에서 가져와 소개한다. 같이 읽으며 왜 좋은지를 설명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 장바구니가 더 무거워졌다. 이미 가지고 있는 책도 있고 장바구니에 담겨 있는 책도 있었지만 또 새로운 책을 많이 담았기 때문이다. 

  가장 재밌는 것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것보다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해 보라는 것이었다. 새로운 영역은 나의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가능성을 넓게 해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것은 재밌다. AI는 도저히 쓸 수 없을 것 같은 독창성을 가져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경향신문 칼럼은 그야말로 걸작인 것 같다. 

  짧은 시간 임팩트 있는 글쓰기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꽤 도움이 될 책이다. 짧은 글쓰기는 업무용 글쓰기나 블로그, 숏폼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을 말한다(아마 글을 쓰는 대부분의 사람일 거다). 너무 많은 얘기가 있어 살짝 정리가 안되지만 한번 읽은 후 테마별로 연습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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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06호 : 2024.04.20 - #책방, 관계 비즈니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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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책이 사라지는 것과 함께 고민스러운 것이 바로 서점의 부재다. 아이들과 함께 서점을 가는 것은 생각보다 꽤 괜찮은 경험이면서 시간 보내기에도 나쁘지 않다. 일단 책을 한 권 집어서 앉으면 한 시간은 그냥 보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간을 볼 수 있어서 좋단다.

종이책이 사라지는 지금의 시대의 책방, 서점의 존립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어릴 때 서점은 학교 앞 문구점을 겸하며 늘 곁에 있었던 기억이 있다(사실 팬데믹 전까지만 해도 조금 더 있었던 것 같다). 급할 때 준비물을 준비하고 학습지를 살 수 있는 곳이었다. 지금의 동네서점도 대부분 그런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 수는 아이들의 수만큼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 등장하는 독립 서점들은 어떻게 보면 돈벌이보다 좋아서 하는 일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점 그 자체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서점지기는 직접을 글을 쓰기도 한다(작가이면서 서점지기인 분들도 많다). 독서모임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가지 콘셉트를 만들어가고 있다 (요즘 스포츠클럽도 동호회를 끼고 하는데 대부분이다). 서점은 결국 책을 팔아 돈을 벌어야 하는 사업이다. 임대료나 관리비를 감당할 수 있어야 유지가 되는 것이다. 책의 판매는 물론 강연을 할 수도 있고 대관도 가능하다. 서점은 어떻게 보면 서점 그 자체라기보다는 하나의 공유 장소가 된 듯하다.

서점이 안된다고 해도 여전히 많은 서점들이 오픈을 한다 (물론 닫는 서점도 많겠지만) 그리고 그들은 공간 자체로서의 의미를 만들어 가고 있다. 팬데믹으로 비대면이 익숙해져 버려 서점의 역할을 “줌”이 대신해 버렸지만 서점들은 또 도전을 하고 있다.

최근에 유행하는 팝업스토어처럼 인간에게 경험이라는 것은 중요하다. 오감의 충족은 서점과 종이책의 존재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책을 사랑하고 그들이 만든 서점이라는 공간은 오늘도 그 의미를 찾아 나가고 있다.

지속 가능한 장사. 그 물음에 맞는 답을 찾길 바란다.

추가적으로 다루는 내용 중에 눈에 띄는 것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당사자가 쓴 책이다. 우리나라는 종종(아니 자주)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편의를 봐준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렇다고 교화를 위한 노력을 그렇게까지 않으면서도 말이다. 범죄자의 신상을 가감 없이 공개하는 미국과 비교하면 너무한다는 느낌이다. 정치적인 사안에서는 먼지 조각까지 조사하는 에너지를 실제 피해자에게는 쏟지 않는다. 반성은 판결받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형무소 안에서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 것 아닐까? 우리의 사법부는 기준이 모호하다.

그다음 다루는 이슈는 <사회안전>이다. 매해 2000명에 가까운 사람이 산업재해로 사망한다. 한 명 한 명의 목숨은 소중하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 사회에 지탄받으며 사라질 직장의 걱정에 다들 쉬쉬하는 경향이 있다. 밥벌이 때문에 동료의 목숨에 대해 얘기하지 못하는 문화가 여전한 듯하다. 

나는 그렇기에 기본 소득에 대해 찬성하는 편이다. 약자를 핀치에 몰면 강자는 처벌받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밥벌이를 잃어도 적어도 굶어 죽지 않을 정도가 되었을 때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목소리를 내어 경제가 엉망이 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의 목숨 위에 올려진 경제가 더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인재가 자연재해처럼 포장되지 않아야 한다. 더 많은 보호장치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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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 (리커버) -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인간 본성에 대한 366가지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노승영 옮김 / 까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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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변하고 인간은 진화했다고 많은 사람들은 믿고 있다. 다툼은 줄어들고 보다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인간의 자유와 평등은 물론이거니와 자연의 권리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름다운 이상을 꿈꾸지만 인간에게는 여전히 본능이 남아 있고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삶을 조금 더 치열하게 살아가기 위한 승리를 위한 사람들의 매일의 다짐을 모아둔 이 책은 까치글방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작년쯤인가 마키아벨리를 찬양하는 듯한 책을 읽었다. 바로 쓰레기장으로 보내야 할 것 같은 책이었다. 그 이유는 마키아벨리의 전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지 않은 채 그 시대를 그대로 투영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거니와 위험하다고까지 생각했다. 지원을 받은 책이었지만 힐난하게 비판했다 (거의 비난 수준으로). 그럼에도 씁쓸함이 남아 있는 것은 그 원칙이 어느 정도 통용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파시즘 또한 버젓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사회가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나 세련되었다. 읽으면 일단 아프다. 세상은 여전히 야생이며 인간은 본능에 충실하다. 아니 본능만으로 돌아가던 생태계보다 더 치밀해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생존을 위한 법칙은 날로 디테일해진다.

로버트 그린. 그는 <인간 본성의 법칙>을 쓴 작가다. 꽤나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제목이지만 그렇지 못할 듯하다(사둔지는 꽤 되었지만 읽지 않았다). 이 책을 읽자니 그 책 또한 지독하게 현실적일 거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마치 마키아벨리 같다. 그리고 추천사에도 같은 얘기가 적혀 있다.

이 책은 그의 여러 법칙에 관한 책들과 칼럼에 기고한 글들을 모아둔 책이다. 모호하지 않고 은유적이지 않다. 되려 전술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다 책의 말을 빌리자면 전략적인 책이다.

글은 하나같이 냉정하다. 살벌한 세상에서 이기기 위한 작전이다. 감정적인 기대는 하면 안 된다. 내가 나아지기 위한 혹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냉철한 자기 수련의 글이다. 읽고 있으면 불편한 마음이 든다. 그런 세상이 아니었으면 하는 나의 마음에 직구를 던지기 때문이다.

지금의 세상은 평범하게 (그게 가장 어렵지만) 무난하게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도 괜찮은 세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발전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약육강식의 논리가 존재하며 권력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심리적 메커니즘 또한 사라지지 않았다.

만약 승리가 필요한 전장에 나가게 된다면 홀로 싸워야 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결국 본능적이고 냉철한 이성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한 책이다. 어설프게 잘 살기 위한 그 이상을 위한 책이다. 그것이 다정하지 못하더라도 세상은 여전히 그렇게 돌아가는 측면이 많으니까.

이 책을 관통하는 어쩌면 모두가 알아뒀으면 좋겠는 문장이 있다. "지혜는 교육의 산물이 아니라 지혜를 얻으려 했던 노력의 결과다"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할 때 쉽고 힘듦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지식이나 지혜일 수도 있고 행복이나 즐거움일 수 있다. 내가 얻고자 했던 것과 실제 얻는 것이 같은지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 이 책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아니 모든 자기 계발서를 읽을 때의 마음 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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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API를 활용한 챗봇 만들기 - : 5일만에 배우는 AI 챗봇 개발의 모든것(LLM,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오픈AI API, 에이전트, 벡터DB)
이승우 지음 / 한빛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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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tGPT 이후 이제는 놀랍지도 않을 만큼 많은 LLM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AI와 대화를 나누는 일에만 국한되지 않고 어플레케이션을 만드는 방법에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아무리 비영리 목적으로 시작한 openAI라고 하더라도 대규모 서버를 운영하는 비용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어쩔 수 없을 터이고 상업적으로 LLM을 시작했다면 그 이유는 더 명확할 것 같다.

  언어 모델인 만큼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챗봇이 아닐까 싶다. chatGPT를 이용하면 정말 그럴싸한 챗봇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홀로 시작하면 챗봇이라는 것이 막연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꽤나 넓은 범위를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일단 파이썬에 대한 간단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친절하고 자세하게는 알려주지는 않지만 (이 책은 바이블이 아니니까)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설명은 들어 있다. 물론 코딩에 대해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면 어려울 수 있지만 어떤 언어든지 일정 수준 이상 사용해 봤다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언어를 사용해요~라는 느낌이랄까).

  파이썬에 대한 얘기를 지나면 자연스레 chatGPT API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AI와 대화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한 내용을 만날 수 있다. 간략하지만 여러 가지 기법을 소개한다. CoT, SC, ToT와 같은 기법들은 생소하지만 이해하지 못해도 그냥 알아만 두면 될 듯하다. 남은 페이지는 모두 챗봇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다. DB에 대한 설명도 있고 카카오톡 서비스를 위한 준비까지 자세하게 설명한다. 

  사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책에 코드가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에 따라 해 보며 진행하면 좋다. 에러를 만나면 구글링을 해가며 해결하다 보면 실력도 어느새 조금씩 늘어간다 (책과 실제 환경이 완벽하게 동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을 하며 하나씩 따라 하다 보면 이해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하나씩 따라 하고 오류를 만나면 구글링 해서 찾아가며 진행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 재밌다. 언젠간 챗봇을 완성하게 되는 날도 오겠지. 지금까지는 코드 하나 만지고 결과 하나 보는 수준이지만 뭔가 될 것 같은 기대가 있다. 

  chatGPT에 관심은 있었지만 그렇게 적극적으로 사용할 계기는 만들지 못했다. AI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도 있지만 밥벌이가 LLM과는 크게 닿아 있지 않아서 그렇게까지 간절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AI의 수요는 계속 늘어가고 기술은 어느 수준 정도는 유지하고 있어야 나중에 따라갈 수 있으니 이렇게 하나씩 프로젝트를 따라 하다 보면 필요한 시점에 조금 더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오늘도 기웃거려 보게 된다.

  내 폰에 있는 나만의 챗봇. 즐겁게 기다리고 있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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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05호 : 2024.04.05 - #출판, 팬덤 비즈니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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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만 운동 유튜버 김계란이 만든 'QWER'이라는 그룹이 차트 진입은 물론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꽤 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스트리머(혹은 인플루언스)들로 구성된 여성 4인조 밴드의 데뷔는 다들 유희 정도로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돌이 데뷔전에 공개 오디션을 진행하는 것은 사전 팬덤 확보를 위한 것도 틀림없다. 시끄럽지 않으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세상이다. 팬덤 확보는 마케팅의 입장에서는 이제 기본이 되었다.

  팬텀 비즈니스에 대한 내용을 다룬 기획회의 605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지지하는 행위는 아주 오래되었다. 그것은 감정의 표현일 수도 있고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일 수도 있다. 사람의 마음을 산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마케팅 바닥에는 '필요성' 이상의 '호감'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자신에 투영시켜 나가는 작업을 팬덤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사생팬과 같은 도가 지나친 부작용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그 존재는 인간 사회라는 곳에서 꽤나 중요한 듯하다. 더구나 강력한 구매 동기를 만들어내는 마케팅의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요소가 된다.

  팬덤은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내가 바라던 것이 현실로 나타났을 때 강한 공감과 함께 애착이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 경우라고 생각한다. TV속의 연예인에서부터 내 손 안의 아이폰까지 다르지 않다. 혹은 내가 그리던 인물일 수도 있고 내가 바라던 기술일 수도 있다.

  팬덤을 '-빠'라고 비하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말하면(조금 고급스럽게) '가치관 공유'(혹은 메시기 공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호감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감정을 비하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미움과 혐오를 이용하는 것보단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긍정적이다). 이런 순수한 마음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수도 있겠지만 윈-윈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가끔 대중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눈앞에 나타나기 전까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 (스티브 잡스 형님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겠지만)라는 면에서는 확실히 서로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정치에서는 '노사모' 같은 팬덤이 생기기도 했고(여전히 유효하며) 샤오미는 '참여감'이라는 슬로건으로 팬덤을 경영의 원칙으로 삼는다. 유명인들의 도서가 잘 팔리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믿고 사는 것 혹은 평소에게 받았던 것들에 대한 부채감 해소라고도 할 수 있다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 혹은 나와 같은 생각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에 대한 책은 읽지 않더라도 구매하게 된다).

  책을 팔고 유명해지는 것보다 일단 유명해지고 책을 파는 게 더 유리하다는 공식은 지금의 시대에 유효하다. 책으로 스타가 되는 경우보다 인플루언스나 셀럽이 되고 베스트셀러 작가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작가가 글만 잘 써야 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는 듯하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쓴 강원국 작가는 <세바시>에서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독자가 궁금해할 작가가 되는 거라 했다. 그건 글을 잘 쓰기도 해야겠지만 도덕적으로 매력적으로도 꽤 괜찮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얘기라고 이해하고 있다 (작가 되기가 참 힘들다).

  이제 팬덤은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출판사마저도 하나의 팬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브랜드를 다각화하고 유튜브를 개설하고 독자와 접촉점을 늘리려 하고 있다. 팬덤작가를 좇는 것을 넘어 스스로가 팬덤이 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편집자나 번역자에게도 약간의 팬덤이 생기고 있다.

  팬이 된다는 건 좋은 일이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것도 좋은 일이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이다. 모두에게 알리고 슈퍼맨에게 팔아라는 말이 있듯 강력한 팬덤은 마케팅에 절대적이다. 하지만 사회가 빠르게 편한 만큼 팬덤 또한 빠르게 흐른다. 그 속에서 나만의 팬덤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들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결국 사람이 사는 것들은 전부 '호감'이라는 순수한 감정을 벗어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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