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무크 : CES 2024 (표지 3종 중 1종 랜덤) 한경무크
손재권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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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스베이거스의 경이로운 랜드마크 스피어 옆에서 매 년 열리는 CES는 올해도 어김없이 1월에 개최되었다. 가장 혁신적인 제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이기 때문에 세상의 이목이 집중된다. 세상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알 수 있기에 천문학적인 인파가 몰린다.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전시회지만 늘 영상으로만 만난다. 올해는 책으로도 만나볼까 싶다.

  CES 2024의 핵심 키워드를 정리해 놓은 이 책은 한국경제신문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 CES의 핵심 키워드는 AI였다. 하지만 chaGPT 이후 AI는 더 이상 핵심 키워드가 아니다. 그냥 깔고 가는 기술이 되어 버렸다. 대부분의 기술에서 AI는 기본이 되어 있다. 그래서 CES 2024의 주된 키워드는 AI이면서도 AI가 아니다.

  이제는 AI 넘어서 세계를 준비해야 한다. AI가 가져올 미래에서 인간을 지켜야 한다. 새롭게 보이는 키워드는 '인간 안보'다.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 읽어보면서도 모르겠지만 속도가 붙은 AI를 날뛰게만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은 확산되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화두는 ESG인 듯하다. 이 키워드로 인해 식량안보와 환경, 에너지 전환, 규제 변화 등이 함께 요동치는 모양새다. 기후변화 완화 실패는 지금 당연히 보이며 기후 위기는 빠르게 악화될 거라는 시각은 이제 주도적인 시각이 되는 듯하다. 위험 준비가 부족한 이때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패권 전쟁이 이뤄진 가운데 이런 협업은 전 세계적일 수 없는 듯해 보이기도 하다. RE100을 몰라도 된다고 말하는 우리 정부지만 세계는 이미 RE100을 디폴트로 생각하고 있다. AI의 급속한 성장은 데이터 센터와 같은 대규모 전력 소모 시스템이 늘어나게 만들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AI와 ESG를 빼면 단연 SDV(Software Defined Vehicle)가 대세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의 차량은 소프트웨어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컴퓨터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차량이 아닌 이동수단으로 명칭도 불리고 있다. 바로 모빌리티다. 이제 땅 위를 구르는 것만이 차량이 아니다. 하늘을 날고 바다를 건넌다. 구르는 차량도 앞으로만 가지 않는다. 옆으로도 가고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도 한다.

  AI와 로봇, IOT들과의 콜라보는 더 빠른 기술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스마트 홈이나 스마트 팜에도 AI는 기본적용 되어 있으면 가전제품들에도 AI는 기본 장착 되었다. AI 기술을 빠르게 하기 위한 컴퓨팅 회사들의 발전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선두에는 엔비디아가 있다. 삼성과 퀄컴은 AI를 칩에 장착하는 device on ai를 진행하고 있고 제품으로 만들었다.

  기술의 발전을 꼭 알 필요는 없다. 결국 쓰는 건 사람이기 때문이다. 모든 건 사람이 편한 세상을 위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산업의 중심에 있다면 트렌드 변화는 늘 주목해야 한다. 이건 먹고사는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AI가 주도하는 세상이 되고 있지만 우리 삶은 크게 변화한 게 없는 듯하다. 물속의 오리 다리처럼 보이지 않는 곳이 더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런 책을 한 번쯤 읽어보면 세상이 얼마나 치열하게 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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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04호 : 2024.03.20 - #지금 편집자의 학교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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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회의 604호는 교육에 관한 얘기다. 교육은 편집자에 한해서만 얘기할 문제는 아니다. 산업 전반적으로 신입보다는 경력을 원하고 있다. 평생직장이 없다는 생각은 회사를 다니려는 사람의 태도뿐만 아니라 회사의 태도도 바뀌었다. 떠날 사람 교육시켜 뭐 하냐라는 생각이 팽배하다. 그래서 교육비용을 아껴 경력을  채용하는 것을 더 원한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 바람직한 자세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능력 없는 경력자가 늘어간다. 몇 해 전까지 3년 경력을 찾았다면 이제 5년 경력을 찾는다. 최근에는 아예 십수 년을 일한 프리랜서와 일하기를 더 원한다. 산업과 그 산업의 역량은 노후화되고 쪼그라든다.

  출판산업과 같이 쪼그라들고 있는 시장에서 이런 일은 더욱 심하다. 대부분의 이직은 산업 내에서 움직이지만 산업 파이가 줄어들면 산업 밖으로 튀어나가는 경우가 생긴다. 생태계 안에서 투자했는데 다른 생태계를 키우는 꼴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언젠가 경력자가 되어 돌아올 거란 기대마저 사라져 버린다.

  게다가 최근의 태도에는 단숨에 뭔가를 해내고 싶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투자하면 부자가 될 것이고 몇 가지만 익히면 일잘러 소릴 들을 수 있다고 유혹한다. 월에 천만 원은 우습게 벌 수 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일이 얼마나 될까? 복권 당첨 정도의 확률로 몇몇이 그런 큰 행운을 만날 순 있다. 그것을 마치 법칙이 있는 것처럼 퍼 나르는 인간들이 문제겠지만 성공에 왕도는 없다.

  결국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좋은 편집자가 되려면 책을 많이 읽고 실무에서 많이 깨져봐야 한다. 이건 대부분의 일에서 마찬가지다. 머리로 배운 것이 몸으로 체화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금방 멋져 보이는 일을 못한다고 허드렛일 한다고 생각한다. 능력이 없는데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인지부조화가 발생하면 회사에 불만이 쌓인다. 

  가르쳐야 할 사람의 마음과 배워야 하는 사람의 마음의 차이가 너무 커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지금의 위치에서 커리어 관리가 되지 않는 후배들이 안타깝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들의 태도 또한 바뀔 거라 생각되지 않는다. 배우려고 하는 사람에게만 가르치는 선택적 교육이 일어나기도 한다. 정말 답이 없는 걸까? 꾸준히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다산북스와 편집자 매뉴얼을 발간하고 있는 열린 책들의 이야기를 읽어도 뾰족한 방법은 보이질 않는다.

  돌파구로는 아마추어리즘에 기대해 보는 방법이 조금 신선했다. 전문 편집자는 아니지만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그 능력이 준전문가 수준에 닿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과의 연결점을 만들어 업무에 이용할 수 있진 않을까? 샤오미가 추구하는 '참여감'이라는 코드를 여기서 또 발견한다. 뛰어놀 공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즐기며 나오는 많은 아이디어는 자신들에게 도움이 된다.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려면 좋은 일의 정의를 새로이 해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지금은 단순히 돈 많이 주고 편한 일이라는 단순한 정의가 있기 때문이다. 시간, 문화, 복지, 편의 등의 문제를 모두 따져 보며 어떻게 N잡이라는 것이 더 편한 일이 된다면 자신의 고정된 시간을 할애하는 파트타임 편집자가 많이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편집자만이 아닌 많은 업무에서 분산형 접근이 가능하다면 좀 더 유연하게 그리고 수월하게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쪽에서는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고 한쪽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돈을 많이 줄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 좋은 일의 정의가 돈에 고정되어 있다면 일류와 삼류의 경계의 선명함은 유지될 것이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투쟁심에서도 나오고 호감에서도 나온다. 빅 트렌드에서 벗어난 직종에서는 투쟁심보다 호감에 호소하는 편이 더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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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 우주 - 우주론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앤드루 폰첸 지음, 박병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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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자와 우주. 언뜻 떠오르는 게 바로 양자 우주라고 할까. 다중 우주라고 할까. 그런 종류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은 펼치면 바로 일기 예보 이야기가 나온다. 우주와 날씨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인간에게 날씨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고 그건 지금 우주를 대하는 인간의 모습과 흡사하지 않았을까?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만들 수도 있다는 '카오스 이론'은 하나의 파라미터가 얼마나 큰 변화를 주는지 얘기하고 있다. 그럼 이 책은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

  날씨와 우주. 그것을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알에이치코리아의 지원으로 읽어보았다.

  인간의 지식은 대부분 관측 후 이론을 꾸리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그것은 많은 부분 무지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의 인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며 우리가 모르는 어떤 존재하지만 알지 못하는 물질에 대한 영향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의 학문은 늘 '근삿값'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알지만 측정할 수 없는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일기 예보는 근사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지구 전체 대기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국소적인 데이터를 이용한다. 이를 서브 그리드라고 한다. 우주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대기의 상태도 파악하지 못하는 인간이 우주 전체를 파악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우주 또한 잘게 쪼개서 그 현상을 예측하고 관측한다. 

  아인슈타인에 이르러서야 이론은 현상을 예측했다. 아인슈타인에 말한 대부분의 현상들은 실제로 관측되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은 늘 관측되어야 인정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과학은 관측할 수 없는 것들을 다루기 시작했다. 설명은 가능한데 볼 수가 없는 것들이 많아졌다. 양자가 그 대표적인 것이다.

  컴퓨터의 발달로 연산의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손으로 계산하던 시절에 비해 더 많은 요소를 적용하여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는 근삿값을 이용한다. 하지만 컴퓨팅 기술이 발달하면 그 오차도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저자는 시뮬레이션 전문가다. 이런 여러 이야기를 한 이유가 바로 시뮬레이션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시뮬레이션은 우리가 아는 세상을 예측하는데 중요하다. 이론과 실험을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험이 어려운 경우에는 더더욱 시뮬레이션의 역할은 중요해진다.

  앞으로 우리가 밝히려고 하는 건 어쩌면 실험의 영역에서는 어려울지 모른다. 너무 미시적인 세계이거나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일뿐이다. 측정하고 증명하는 것이 과학의 역할이지만 그 자체가 어려운 일인 것이다. 매초 수 조개의 미자가 우리를 통과하고 있지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해서 아무 역할을 하지 않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이론의 파트너는 시뮬레이션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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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의 정석 - 2판
니틴 부두마 외 지음, 최재훈 외 옮김, 성태응 외 감수 / 한빛미디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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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이라는 제목답게 이 책은 쉽지는 않다. 언제부터인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사용 측면에서만 스킬을 익혀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익숙해져서 그 바닥에 흐르는 이론에 대해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고 해서 그 원리를 정확하게 해 두면 가끔 자신이 필요한 형태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그런 실력을 얻기 위한 '정석'이다.

  딥러닝의 알고리즘을 수학적 이론과 함께 코드로 보여주는 이 책은 한빛미디어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알파고 이후로 딥러닝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수많은 플랫폼과 모델들이 등장하고 그것을 개선한 많은 것들이 등장했다. 이후에는 그냥 학습까지 마친 형태로 제공을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컴퓨팅을 위해 로직을 짜던 시절에서 고급 코딩 언어로 바뀌었을 때처럼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AI 프롬프트는 어떻게 보면 새로운 코딩 형태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이런 시대에 밑바닥에 흐르는 것을 공부하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럼에도 지금의 고급 언어가 필요한 시대에도 분명 어셈블이나 기계어를 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스마트하지 못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희소성은 점점 높아지는 게 아닐까 싶다. (더 발전이 필요 없다면 다른 얘기지만) 그런 의미에서 딥러닝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이 책이 소중한 사람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쉽지 않다. 행렬의 연산부터 확률, 선형대수학까지 수학적 베이스가 필요하다. 그런 수학적 모델링 위해 학습을 위한 코드를 올린다. 그럼에도 읽을 수는 있다. 수학적 이론을 이해하려 들지 않고 그 원리와 사용에 집중하면 이해가 전혀 가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드는 PyTorch로 보여주기 때문에 실행에 대한 부담감은 일단 적은 편이다.

  조금 더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면 어김없이 꺼내드는 책들이 바로 '정석' 혹은 '바이블'이다. 이 책은 그런 책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가볍게 읽어도 남는 것이 있고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할 때에도 남는 것이 있다. 딥러닝의 핵심과 본질을 다루는 '딥한' 책이다. 

  사실 겉핥기 하고 있는 나는 반에 반에 반도 이해를 못 했고 여러 방법들의 종류와 원리를 이해하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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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배신 - 머릿속 생각을 끄고 일상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
배종빈 지음 / 서사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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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은 여러 종류가 있는 듯하다.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어보면 하나의 시스템은 패턴을 만들어 즉각 반응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에너지를 사용하여 반응하는 것이다. 하나는 의식에 가깝고 하나는 무의식에 가깝다. 뇌는 에너지를 많이 쓰는 기관이기 때문에 패턴을 만들어 별다른 에너지 사용 없이 즉각 실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패턴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생각의 패턴이 잘못 만들어졌을 때 우울의 악순환이 생김을 얘기하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설명하는 이 책은 서사원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철학적 명제는 생각을 인간임을 나타내는 지표로 인지하게 만들었다. 다른 동물과 소통을 해보지 못해 잘 모르겠지만 생각이라는 것이 인간만의 것이라는 믿음은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다. 그런 생각은 인간에게 소중하다.

  그런 생각이 나를 잡아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야말로 '생각이 너무 많아'라는 말의 뜻이 그렇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인간의 생각은 더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생각이 많아질수록 행동은 굼뜨게 된다. 생각과 행동의 부조화가 심해질수록 자신의 비하하는 생각도 많아진다. 결국 굴레 속에 빠져버린 생각은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버리게 된다.

  우리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려고 하면 꽤 오랜 시간 그 행동을 유지해야 한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좋은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어려운 일이다. 생각은 행동이라는 결과로 이어갈 때 좋은 방향으로 향하는 것 같다. 자기 파괴적인 생각의 패턴이 만들어져 버리면 이것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의지의 영역을 넘어설 때가 있다는 얘기다.

  인간이 가장 불안한 때는 '알 수 없음'을 맞이하게 될 때다. 예측하고 대응 가능할 때 인간은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할 수 있다와 없다가 명확하게 될 때 생각은 간단하게 정리된다. 하지만 수많은 경우를 고려하고 그 굴레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게 되면 또 다른 굴레를 만들어 버린다. '일단 하라'라는 말의 중요함을 실감한다.

  유시민 작가가 '대화의 희열'에 나와했던 말 중에 인간은 때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한다는 얘기를 한다. '이기적 이타심'이랄까. 그 과정에서 한 문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나를 지키기 위한 일을 했던 것이지 이기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이기려고 한다면 이기지 못하게 되면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자신을 대할 때도 그렇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인드의 중요함을 안다. '그럴 수 있지'는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조금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게 만든다. 

  치열하게 사는 세상이다. 한국 사회는 숫자에 집착한다. 그중에서 돈에 집착한다. 아무래도 기본 복지가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인 것 같다. 삶의 의미보다 경쟁 자체를 더 즐기는 듯하다. 그렇다 보니 경쟁 자체가 삶이 되어 버린 듯하다. 여유는 게으름으로 해석되기 일쑤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라 그런 듯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한 만큼 자신에게도 친절하자. 내로남불이 되자는 얘기는 아니다. 적어도 같은 잣대를 대어 보자는 얘기다. 나를 조금 더 객관적인 시야로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뇌가 스스로 굴러가지 않도록 비판적 사고를 가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이 멈추지 않으면 몸을 움직여 보는 것도 중요하다. 의식적인 행동과 사고를 하다 보면 생각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에 쇼펜하우어 아포리즘이 유행한다. 불교에서도 삶은 늘 번뇌의 연속이라고 했다. 행복은 되려 감사할 일 정도 일지도 모른다. 늘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불행하고 조금 평범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삶은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삶인 것이고 그 의미는 본인에게 달려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작고 가볍고 생각보다 무겁지 않다. 여러 심리학 책을 읽었다면 반복적인 내용의 연속일 수도 있고 글이 눈에 잘 잡히지 않는 사람에겐 쉽게 좇을 수 있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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