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의 미래 - 양자컴퓨터 혁명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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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tGPT가 올해 초 세상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AI의 겨울>이 다시 오는 게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겨울은 늘 끓어오르던 여름 뒤에 항상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우려에도 불과하고 AI는 점점 실생활에 파고들고 있다. 그리고 다시 양자컴퓨터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 0과 1 그리고 큐비트라고 불리는 불확정적인 영역을 사용하고 있다. 큐비트가 많아질수록 기하급수적인 연산 능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도깨비 같다던 양자역학은 이제 현실에 정착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자의 꼬리만 만지작거리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 꼬리의 주인공이 정말 사자일지 생쥐일지는 여전히 모를 일이지만 우리가 바라는 양자컴퓨터가 만들어지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책의 원래 제목은 <quantum supremacy>로 양자우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책은 양자 컴퓨터나 양자 컴퓨팅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양자 컴퓨터가 가져올 세상, 우리가 풀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일들이 해결되었을 때의 세상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장밋빛 미래와 같다. 고등학교 때 이미 분자 가속기를 만들 정도로 대단했던 미치오 카쿠는 노년에는 칼 세이건의 길을 걷고 있다. 과학 대중화를 위해 그는 꾸준히 대중에게 과학의 효용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 또한 양자컴퓨터가 얼마나 멋진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얘기하고 있다.

  굉장히 어려워 보이는 책이지만 책인 정말 재밌다. 왜냐면 우리 사회에 풀지 못한 문제에 대한 얘기와 풀렸을 때의 얘기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상상하며 즐거운 상상에 빠지게 된다. 그 많은 일들을 양자컴퓨터가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슈퍼 컴퓨터로 계산할 수 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들에 대해 양자 컴퓨터는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가 가야 할 길을 여전히 험난하다. 책은 너무나 밝은 모습을 담아놓았기에 당장이라도 멋진 미래가 다가올 것처럼 느껴진다.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기관들이 양자컴퓨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그런 미래는 승자독식의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래의 먹거리에는 하나같이 양자 컴퓨터의 성능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자 컴퓨터가 어려운 것은 원자의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극저온이 필요하다. 이것은 양자컴퓨터에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여러모로 넘어야 할 산이 많기는 하다.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얼마 전에 국내에서 상온 초전도체 개발 소식에 전세계가가 들썩이기도 했다. 많은 나라들이 달 뒤편을 조사하는 것에는 같은 이유가 있지는 않을까? 달에는 영구음영지역이 있기 때문이다. 물이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영하 163도 이하의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초전도 현상을 이용하기 어렵지 않지 싶다. 우리가 우주로 가야 하는 이유는 참 다양한 듯하다.

  저자는 책 초반에 양자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다가 세계의 양자 경쟁을 시작으로 흥미진진한 얘기를 가득 채워준다. 양자컴퓨터의 엄청난 연산력은 생명이나 우주의 메커니즘을 계산해 낼 수 있을지 모른다. 실생활에 가깝게는 일기예보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광합성이나 세포 혹은 DNA의 비밀을 풀어낼지도 모른다. 핵융합 발전뿐만 아니라 모든 제품의 최적화를 이뤄서 에너지에 대한 고민을 제거해 줄 수도 있다. 그리고 인간에게 노화 방지를 넘어 영생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이 가슴 뛰는 청사진은 저자가 대중에 전하는 <양자 역학>의 필요성이다. 엄청난 금액이 들어가는 이 프로젝트들은 대중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칼 세이건이 그랬다. 대중의 돈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그 과정과 성과에 대해 대중에게 제대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미치코 카쿠는 어쩌면 그런 이유로 미래에 관한 책을 많이 집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은 양자컴퓨터가 가져올 미래를 얘기하면서 현재 인간에게 닥친 숙제들을 알려주고 있다. 어느 하나만 해결해도 인류의 삶은 또 한 번 점프를 할 듯하다. 양자 컴퓨터로 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가? 양자컴퓨터의 미래가 늘 화창한 건 아니지만 한 발 더 내딛는 것이 인류의 숙명이라면 이런 책으로 두근거림을 느끼는 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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