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철학이 필요한 시간 - 삶에 대해 미치도록 성찰했던 철학자 47인과의 대화
위저쥔 지음, 박주은 옮김, 안광복 감수 / 알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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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을 하나씩 살펴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철학자들이 나타난다. 동양과 서양을 모두 섞어 놓으면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다. 동양으로 치면 공자, 맹자가 퍼뜩 생각난다. 서양은 니체나 마르크스가 생각나고 요즘 한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쇼펜하우어도 생각난다. 그래도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삼인방은 빼먹을 수 없다. 이런 철학자들을 한 책에 담아 두었다. 47명의 철학자의 사상을 담백하게 담아 두었다. 코믹한 초상화와 함께.

  하루 10분의 철학 사유로 즐기는 철학은 알레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순히 "명언집" 같은 책이 아니다. 철학자의 주요 사상을 설명하고 여러 방면으로 설명해 준다. 그렇게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 않으면서도 맛은 느낄 수 있을 정도로는 설명해 준다. 읽다 보면 어렵다기보다는 그냥 끄덕끄덕 하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하다. 어떻게 생각하면 한 장 한 장이 한 권 한 권과 맞먹어야 할 텐데 잘 요약해 둔 듯하다. 


  수많은 철학자와 함께 수많은 책들이 등장한다. 하나하나 장바구니에 넣다 보면 장바구니가 터져나갈 것 같다. 사실 몇 권 읽다 보면 일 년이 훌쩍 지나버릴 테지만 사람 욕심이 그렇지 않다. 뭔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자연스럽게 원서로 향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저자도 설명하고 있다. 아파트로 치면 모델하우스고 우물 펌프에 붓는 마중물 같은 책이다. 살짝살짝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넣어서 흥미롭게 만든다. (나는 세네카가 그렇게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줄 몰랐네.. 오죽했으면 학자들이 세네카라는 인물이 여럿이었을 거라고 생각을 할까)


  이렇게 많은 철학을 한꺼번에 만나기는 쉽지 않다. 철학자마다 사상이 달라 나와 맞는 사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어렵기까지 하니까. 몇 마디의 명언과 유명세로 그 사람의 사상을 좇는 건 좀 위험한 게 아닐까 싶다. 사실 나는 마르크스를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지만 아직 <공산당 선언> 그 얇은 책도 펴보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보니 나는 <샤르르트>와 말이 잘 통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인간 자신의 모든 결정에는 책임과 고통이 따른다.'

'인간은 스스로가 만들어나가는 그 모습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같은 말에 녹아 있는 '무한 자유, 무한 책임, 자기기만'의 말이 뭔가 납득이 된달까. 인간은 타인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니까 말이다. 그 외에도 즐거운 시간들이 많이 있었다. 예를 들면 스피노자 같은 자연이 곧 신이라든지. 읽다 보면 철학자들은 참 많이 꼬여 있네 싶은 부분도 있지만 그런 사유를 하던 사람들이니까 이해가 가기도 한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질문을 던져 보는 것이 바로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철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그런 질문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철학자들의 말과 글을 좇는다고 철학을 한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개똥철학이라도 내가 던진 질문에 내가 답하는 그런 일련의 과정이 곧 철학인 듯했다. 칸트가 말했듯 철학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배우는 학문이라고 했으니까.


  각 챕터 뒤에는 더 읽으면 좋은 책들이 함께 있다. 그리고 대부분 번역서가 존재한다 (야호). 장바구니가와 카드값이 감당이 되질 않겠지만 읽다 보면 철학이 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가볍게 나에게 맞는 철학자를 찾는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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