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강주원 지음 / 비로소(도서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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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아마 어떤 카피를 읽고 구매를 했던 것 같다. 시집이나 산문집은 여간해서는 잘 사질 않는데 최근에 여러 이유로 자주 읽게 되는 것 같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당연하지 않다는 시선을 가진 채 시큰둥하게 툭툭 던져낸다. 마치 친한 친구에게 하듯이 가감 없는 필체가 정겹기도 하고 마음을 쿡쿡 찌르기도 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적응해버린 것들이 사실 그렇게 가벼운 일들만은 아닐 것이라는 그런 말들이 좋았다.

작가는 어쩌면 <다 잘될 거야>라는 말의 책임감에서 <더 잘할 수 있어>라는 말의 무책임함에서 벗어나서 얘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일상적인 용어가 그렇지 않은가 대부분 입을 다물어 버리지만 꼭 얘기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면, 책임감으로부터 멀어지려는 가벼운 선을 그은 상태에서 조언을 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의 글을 읽으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나도 그랬을 것 같다'라는 생각으로 읽어갈 수 있었다.

📖p.37
가진 것 ÷ 욕망 = 행복
욕망을 줄이거나,
가진 것을 늘리거나.

📖p.84
꼰대는 "나도 그랬으니 너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하는 반면,
선배는 "나는 그랬으나 너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p.89
"너 원래 안 그랬잖아. 변했네."
웃긴 건, 저런 말하는 사람들 중에서
내 원래 생각을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버팀과 끈기 (전문)
사람들은 버티지 못하는 사람에게 끈기가 없다는 소리를 하지. 근데 난 두 단어를 다르게 정의해. 버팀은 '억지로' 견뎌내는 것. 끈기는 내 것. 내가 사랑하는 것을 위해 '자연스레' 발휘되는 것.
싫은 것을 이유도 없이 억지로 버텨낸다고 해서 끈기 있는 사람은 아니야. 반대로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삶을 그만둔다고 해서 끈기가 없는 사람도 아니고. 버팀과 끈기를 혼동해서 아무나 끈기 없는 사람 만드는 일 없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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