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가고 봄이 왔다 - 혼자여도 괜찮은 계절
최미송 지음, 김규형 사진 / 시드앤피드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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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이제 정말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남자는 가을을 타고, 여자는 봄을 탄다'는 말이 정말 맞는걸까? 나는 언젠가부터 봄이 올 때면 괜스레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곤 한다. 이럴 때 봄에만 볼 수 있는 화사한 풍경을 보면 기분이 한결 나아지지만 그것도 한 때이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더 큰 쓸쓸함을 느낄 때도 있다. 오히려 집에서 조용히 책을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게 더 도움되지 않을까?


올해 봄도 여전히 싱숭생숭한, 이런 나에게 찾아온 《네가 가고 봄이 왔다》. 이 책은 '세상엔 아름다운 것들이 더 많다고 믿는' 작가 최미송이 쓴 에세이다. 특별하지 않은, 모든 사람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감정, 느낌들이 담담한 문체로 쓰여 있다. 그런 글에 사진작가 김규형의 감성적인 사진도 페이지 곳곳에 담겨있어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느끼게 해준다.


표지에서 볼 수 있는 '혼자여도 괜찮은 계절'이라는 글귀만 읽어도 크게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더 궁금해졌는지도 모른다. 이 에세이에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만 담은 게 아니라, 우리 인생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책을 읽으며 '맞아, 나도 이런 적 있는데.',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해주는 글들이 많아서 많은 공감을 했고,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네가 가고 봄이 왔다》를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귀는 바로 이 글귀다.


노래는 흡사 청각의 필름 (p126)


보자마자 '어떻게 이런 표현을 썼지?' 하며 감탄하고, 읽고 또 읽어 보았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노래를 듣는 나에게 정말 크게 와닿은 글귀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길을 걷다 우연히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어느 한 추억 속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한 느낌을 받았던 순간. 나에게도 그런 노래들이 있기에 지금 이 순간은 어떤 노래로 기억될지 궁금해진다.


《네가 가고 봄이 왔다》는 내 손보다 약간 큰 책이라서 부담없이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읽기 좋은 책이다. 따뜻한 봄을 만끽하기 위해 봄 나들이를 계획하시는 분들은 피크닉 가방 속에 쏙 넣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혼자이든 혼자가 아니든, 그 누구에게나 설레는 봄이다. 계절적인 의미로만의 봄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도 진정한 봄이 찾아오길 바란다. 짧게 스쳐 지나가듯 지나가는 봄. 이 책과 함께 이 봄을 더 풍성하게 느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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