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겁니다 - 뇌과학자가 말하는 예민한 사람의 행복 실천법
다카다 아키카즈 지음, 신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세상엔 예민함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 그만큼 우리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존재다. (p41)


어렸을 때는 잘 몰랐는데 커가면서 느끼는 건 '나는 참 예민한 사람이구나'이다. 조금만 신경쓰이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면 거의 항상 복통이 찾아온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 괜찮다고 하는데, 그마저도 잘 안된다. 이런 나의 예민함이 좋지 않을 결과로만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예민한 성격은 고쳐야 할 안 좋은 성격'이라는 게 내 머릿속에 박혔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예민한 성격이 나쁘지만은 않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힘들어하는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누군가를 탓하거나 후회하는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봉인되었던 실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남한테 잘하는 안부 묻기, 내 자신에게도 해보자. 지금 나는 안녕한지 말이다. (p79)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겁니다》는 예민한 성격의 의사인 다카다 아키카즈가 쓴 자기계발서로, 예민한 자신의 특징은 무엇인지, '예민함'이라는 게 무엇인지, 예민한 성격을 바꾸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예민한 성격이 갖고 있는 강점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적혀 있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단호한 말투에 웃음이 나왔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성격이라고만 생각했던 '예민함'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듯해서 '다른 관점에서 보는 예민함은 어떤 모습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힘들다고 느끼는 것도 자기 자신이고 즐겁다고 느끼는 것도 자기 자신이다. 결국은 모두 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예민하기 때문에 살기 힘들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자. 비온 후 쨍한 하늘처럼 세상이 찬란하게 보일 것이다. (p91)


이 책의 앞 부분에는 '예민한 사람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서 적혀있다. 그 부분을 읽으며 '이거 완전 나잖아?!'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책을 읽으며 공감되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책 귀퉁이를 접어두는데, 이 책은 읽으면서 처음에는 그렇게 하였으나 너무 많은 공감 문장 때문에 책 귀퉁이를 접는 건 포기했다. 자신이 예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연신 '맞아 맞아'라는 말을 하면서 이 책을 읽게 될 것이다.


만약 예민함이 인간에게 불필요했다면 유전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날까지도 유전자에 새겨져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예민하지 않다면 편안하게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예민함도 당신의 가치를 완성하는 다양한 요소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p74)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사실은 '예민함은 유전자에 새겨져 있다'는 사실! 물론 주변 환경으로 인해 그 예민함이 옅어지거나 진해질 수는 있겠으나, 애초에 유전자에 새겨진 타고난 기질이라는 사실은 가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유전자에 새겨진 걸 '틀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 그러니 '그건 좋지 않은 성격이니까 고쳐'라고 말하기 보다는 예민한 사람을 이해하려고 자신도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


예민한 사람은 자신에게 친구가 적다는 사실에 많이 힘들어 한다.

···

사귐은 폭보다는 깊이가 중요하다. 함께한 시간이 길기만 한 친구보다는 당신을 정말로 이해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p159)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겁니다》은 '예민한 사람을 위한 책'이다. 하지만 나는 예민한 사람들이 읽는 것도 좋지만, 그 주변 사람들이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쟤는 왜 이렇게 예민해'라고 말하기 전에 이 책을 읽고 '예민한 사람은 이런 점에서 나와 다르구나'하며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예민한 사람들도 '나 예민하니까 건들지마'라고만 말하지 말고, 고칠 수 있는 부분은 조금씩 고쳐나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또한 예민한 사람들만이 갖는 강점들이 있다. 그러한 강점들을 더 살리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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