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살아보니까 그럴 수 있어
요적 지음 / 마음의숲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사람은 누구나 이번 생이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실패를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남의 실수에, 또 나의 실수에 왜 관대하지 못할까? 실수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속상한데 주위에서는 위로보다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그 속상함이 몇 배가 될 때가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주는 책이 있다. 이미 제목만 읽어도 벌써 많은 위로를 받는 느낌을 주는 《처음 살아보니까 그럴 수 있어》.


요적의 《처음 살아보니까 그럴 수 있어》 는 펭귄이 끊임없이 길을 걸으며 만나는 다양한 동물들과의 대화가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적혀있는 '그림에세이' 이다. 사람들이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안녕하세요?' 라고 간단한 안부 인사를 하듯, 펭귄도 동물을 만날 때마다 인사를 건넨다. 펭귄의 안부 인사를 들은 동물들 중에는 '안녕' 하지 못한 동물들이 참 많다. 그런 동물들의 모습은 펭귄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어서 공감이 참 많이 됐고, 때로는 씁쓸한 느낌도 들었다.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한다며 짜증내면서 자신도 결국 펭귄에게 똑같은 모습을 보이는 쥐, 누가 봐도 괜찮지 않은 모습인데 애써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는 북극곰, 위험을 무릅쓰며 늘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게, 계속되는 실패에도 계속해서 도전하는 타조, 면접볼 때마다 다른 색이 되어 자신의 원래 색을 잊어버린 카멜레온 등 펭귄은 여행을 하며 다양한 동물들을 만난다. 이 모습들, 왠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 아니 그보다 더 가까이, 제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나 자신' 의 모습이기도 한 것 같다.


그림 에세이이기 때문에 정말 순식간에 읽어버린 《처음 살아보니까 그럴 수 있어》.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공감되는 문장들에 밑줄 긋고 직접 써보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는 한 문장도 빠짐없이 모두 공감이 되어서 그럴 수 없었다. 펭귄의 한 마디, 펭귄이 만나는 동물들의 한 마디가 가슴 깊숙이 들어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는 내 속도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야아. (p63)


각자의 삶에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내 주변을 볼 때면 조급한 마음이 계속 들곤 했는데 나무늘보의 이 한 마디를 읽고 정말 큰 위로를 받았다. 앞으로는 주변을 의식하기보다는 나의 속도를 유지, 더 나아가 높이는데에 더 큰 힘을 쏟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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