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신혼일기
김지원 지음 / 다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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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마무리할 즈음에 깨달았다.
주변의 모든 것이 새로웠지만
내게 영감을 주는 확실한 존재는
오키나와보다는 남편이었다는 사실을. (Intro 中)


여행에 대한 갈망은 하루에도 수십 번 있다. 아직 안 가본 곳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그 중 요즘에 꽂히는 곳은 바로 '오키나와'. 그래서 사실 《오키나와 신혼일기》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든 것도 제목에 '오키나와'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었다. 요즘은 '오키나와'라는 단어만 봐도 설레는데, 거기다가 '신혼일기'까지 더해져 나를 두 배로 설레게 만든 책. 나에게는 아직 멀기만 한 '결혼', '신혼' 이야기지만, 짧은 여행이 아니라 직접 살면서 볼 수 있는 오키나와의 매력은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보석이다.
책에서만큼은 사치스러운 여자가 되고 싶다. (p79)


《오키나와 신혼일기》는 네이버 포스트 에디터 '젤리'로 유명한 김지원 작가가 남편 잭슨과 90일간의 오키나와 신혼생활을 재미있게 써낸 에세이다. 작가가 오키나와에서 생활하면서 찍은 사진들과 길지 않은 그녀의 일기같은 글들 덕분에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중간중간에는 짧은 여행으로는 알 수 없고, 오키나와에서 살아야만, 현지인들만 알 수 있는 진정한 맛집을 간단하게 소개해 놓아서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꿀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오키나와에 살면서 알 수 있는 그 지역의 특징들도 적어 놓아서 관광지로써의 오키나와가 아니라 진짜 오키나와를 알 수 있어서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진짜 기브 앤드 테이크의 승자는 준 만큼 잘 받은 사람이 아니라,
'내가 행복한가 행복하지 않은가'를 기준으로 둔 사람이다. (p174)


나는 평소에 결혼을 일찍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생각이 더 커졌다. 여기에 일조한 것은 '심쿵 잭슨어록'이다. '심쿵 잭슨어록'은 작가가 남편과 대화하면서 자신을 심쿵하게 만드는 남편의 말을 적어놓은 것인데, 이 책에 그 일부가 적혀 있다. '어쩜 이렇게 말을 예쁘게 할까?', '실제로 들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고 감탄했다. '심쿵 잭슨어록'뿐만 아니라 작가의 글도 참 좋다. 김지원 작가의 글의 한 문장을 읽으면 그에 대한 나의 생각과 깨달음은 여러 문장으로 나오게 된다. 살면서 잊고 있던 게 무엇이었는지,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게 되었다.

 

공기 같은 존재라서 늘 '시간'에 무심하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연봉은 '시간'일지도 모른다. (p202)


부러우면 지는건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미 수십 번은 졌다.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이런 사람을 만나야 결혼 생활에 대한 확신이 서겠구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나는 어떤 남자를 만나 어떤 결혼 생활을 하게 될까? 책을 덮고 난 후, 나의 행복한 미래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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