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 짓기
정재민 지음 / 마음서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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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 가을. 주로 여름에 찾는 분야인 스릴러 소설을 올해는 가을에도 읽어보았다. 더운 여름에 스릴러 소설을 읽으면 등꼴이 오싹해지면서 순간적으로 주변이 싸늘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 점점 차가운 바람이 많이 불어 쌀쌀하게 느껴지는 가을에 읽는 스릴러 소설은 어떤 느낌을 줄 지 궁금해 하며 이 책을 펼쳤다.

 

<거미집 짓기> 는 어두운 배경에 어린 여자 아이가 나를 지켜보는 듯한 표지여서 책을 펼치기 전부터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 인물에 대한 과거와 현재가 아닌 서로 다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만나 이어지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며 계속 읽어나가게 만든다.

 

현재에서는 범죄추리물을 쓰는 소설가 이재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는 소설을 쓰기 위해 평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데 그러다가 얼굴 한 쪽에 화상 입은 자국이 크게 있는 한 사회복지사 김정인을 만나게 된다. 그 흉터는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가졌는지 궁금해진 그는 김정인을 찾게 되고 그가 일하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그의 사생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간다. 그러다가 이재영은 알지 말아야 하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절정에 다다른다.

 

한편 과거 이야기 속에는 서희연이라는 어린 여자아이가 주인공이 된다. 과거 이야기에서는 그녀의 어릴 적부터 청소년기를 지나 대학생이 되고 결혼을 해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까지의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그녀는 고향에서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유년시절을 보낸다. 성인이 되어 그녀를 사랑해주는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기까지는 행복해보여 '이제 그녀에게도 봄이 오는구나.' 생각했었는데, 그녀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친다.

 

<거미집 짓기> 는 지루할 틈 없이 읽을수록 속도가 붙었다.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장편 소설이지만 읽을수록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야기는 시작된다!' 라는 띠지의 문구가 읽기 전에는 잘 몰랐지만 정말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책을 덮고 나니 확 와닿았다. 솔직히 나는 마지막까지 읽고 명쾌하게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마지막 부분을 읽고 또 읽고, 다시 책 앞 장을 펼쳐보기도 했다. <거미집 짓기> 에 대한 결말은 사람마다 약간씩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조금 더 명확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스릴러 소설은 여름에 읽어야 제 맛이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거미집 짓기> 를 읽고 나니 쌀쌀한 가을,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가을의 분위기와도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흡입력있는 스릴러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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