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 심각함도 가볍게 만드는 도쿄 싱글녀의 유쾌한 사생활
오미야 에리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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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잘 살고 있는건가' 생각이 들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하는 책들을 찾고 보게 된다. 하지만 그런 책들의 저자가 살아온 환경과 내가 살아온 환경이 달라 100% 와닿지는 않아서 책을 읽다 보면 지칠 때도 있다. 그럴 때 나는 웃으면서 가볍게 읽기 좋은 에세이를 찾는다.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라니.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에세이 보다도 이 제목이 제일 와닿지 않을까? 나는 잘 살려고 노력하지만 엄청 뛰어나지도, 엄청 뒤쳐지지도 않은 '그럭저럭' 살고 있는 것 같아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는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의 저자인 오미야 에리는 작가이자, 영화감독이자, 연출가이자... 이외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한국 나이로 43세의 여성이다. 이 책에는 그녀의 옛날 이야기보다는 30대 때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져 있다. 술에 취해 기억을 못하는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해서 지갑을 집에 두고 택시를 타는 에피소드, 도시락은 5분 만에, 메밀국수는 2분 만에 먹어 치우는 그녀의 에피소드까지 꼭 그녀가 아니더라도 사람이라면 충분히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담겨져 있다.

 

솔직히 내가 그녀가 겪었던 일들을 겪었다면 그저 얼굴이 달아오르는 이불킥할 사건들이었을 것 같은데, 그녀가 이렇게 글로 적은 걸 읽으니 재미있는 시트콤 에피소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소리 내면서 웃은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가끔은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실수도 많이 하는 그녀이지만, 그게 매력적이고 활달한 성격을 지닌 그녀 덕분에 그녀 주변에도 좋은 사람들이 항상 함께 있는 것 같아 보기 좋았고 부럽기도 했다.

 

그녀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 사람도 참 어설프네. 되는대로 사는 것 같군. 오히려 내가 낫다. 왠지 마음이 편해졌어' 하면서 위로받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녀는 자신이 '그럭저럭'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녀는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고, 즐길 때는 확실하게 즐기고, 자신의 일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앞으로는 그녀처럼 거침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 휴가가 시작된다.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는 여행.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오미야 에리의 유쾌한 에피소드와 함께 더욱 즐거운 북캉스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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