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캐빈 10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작년 여름 이맘 때쯤 손에 땀을 쥐며 읽었던 스릴러 소설이 있었다. 루스 웨어의 데뷔작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당시에 이 책을 읽었을 때 그녀의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사건 구조에 반했었던 기억이 있다. 작년에 데뷔작인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를 읽으면서 벌써부터 그녀의 다음 작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그녀의 다음 작품이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우먼 인 캐빈 10> 은 루스 웨어의 두 번째 추리 소설로써 그녀의 작품이라는 것 자체만으로 이 책은 올 여름 꼭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가 숲 속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초호화 크루즈인 '오로라 보리알리스호' 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 사건을 다룬다. 크루즈가 육지에 정착하지 않는 이상 크루즈를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 소설은 나에게 공포감을 주었다.


여행잡지 '벨로시티' 에서 10년 째 기자로 일하고 있는 로라 블랙록은 상사인 로완의 출산휴가로 오로라 보리알리스호의 첫 번째 항해를 취재하는 기회를 잡게 된다. 취재를 앞두고 로라는 강도를 당해 심신이 미약한 상태였지만, 언제까지 밑바닥 기자로만 살 수는 없어 오로라 보리알리스호에 오르게 된다. 멋진 선실과 맛있는 음식들, 그녀와 함께 초대된 유명 인사들을 만나며 로라는 평소에 꿈꾸던 여행을 하고 있었지만, 며칠 전 강도를 당한 것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있어 술 한 잔, 두 잔으로 달래본다.


평소 공황 발작으로 먹고 있던 약과 많은 술로 인해 자신의 선실에서 잠들었던 로라. 로라는 옆 선실에서 나오는 비명 소리를 들으면서 잠에서 깬다. 꿈인 줄 알았지만 창문을 통해 옆 베란다를 보니 핏자국이 있었고, 무언가가 바닷물 속에 가라앉는 것을 보고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녀는 승무원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만 그녀가 술을 많이 마셨고, 평소 약도 먹는 상태였기에 착각한 거라고 생각하며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을 아무도 믿지 못하는 크루즈 내에서 홀로 외롭게 추리를 하게 되고, 마침내 상상할 수 없는 진실을 마주치게 된다.


내가 느끼기에 <우먼 인 캐빈 10> 은 그녀의 전작인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보다 더 강력한 흡입력을 갖고 있는 책이었다. 로라의 1인칭 시점에서 사건을 파헤쳐가며 이야기가 흐르다 보니 나도 로라를 따라 크루즈에 탄 모든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었다. 또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그 긴장감이 높아져 주로 조용한 밤에 책을 읽는 나는 그 공포가 더했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추리 소설은 몇 안되지만, 그 소설들 속 주인공들의 활동 범위는 매우 넓었다. 하지만 <우먼 인 캐빈 10> 은 쉽게 빠져나갈 수 없는 바다 위 크루즈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어 그 어느 추리 소설보다 긴장감이 더하고 완벽한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를 읽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 루스 웨어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올 여름에 꼭 <우먼 인 캐빈 10> 을 읽어보길 바란다. 다른 추리 소설은 책을 다 읽고 나서 찝찝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은 깔끔한 결말을 보여서 정말 마음에 든다. 또한 사건을 풀어나가는데 억지스러운 장치가 없어서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끝까지 집중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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