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몇 주전, TV에서 영화 소개 해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다. 영화의 제목은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영화 개봉하면 보러 가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있다 그래서 냉큼 책부터 읽어보기로 했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의 주인공은 감기가 걸려 병원에 갔다가 갑작스레 의사로부터 뇌종양 4기 진단을 받게 된다. 의사 말로는 길어야 반년, 자칫하면 1주일도 살기 힘들다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고 한다. 절망 속에 집에 도착 후 쓰러졌다가 일어난 주인공은 눈 앞에 자신과 똑같이 생긴 남자를 발견한다. 그 남자는 자신을 악마라고 하고, 당신은 사실 1주일도 아니고, 당장 내일 죽는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하루를 더 살 방법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세상에서 무언가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휴대전화의 전화번호부를 무시무시한 속도로 스크롤했다. 친구들의 이름이 잇달아 나타났다 사라져갔다. 사람들 각각의 이름이 기호처럼 느껴졌다. 내 전화번호부는 나와 관계가 있었던 것 같으면서도 전혀 관계가 없었던 수많은 사람으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p39)


그는 첫째 날에는 전화, 둘째 날에는 영화, 셋째 날에는 시계를 없애고, 넷째 날에는 악마가 고양이를 없애겠다고 한다. 고양이는 돌아가신 어머니, 사이가 좋지 않아 몇 년동안 연락 안한 아버지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오랜시간 동거동락하며 살아온 가족과도 다름 없는 존재이다. 주인공은 과연 고양이를 없애고 하루를 더 살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간은 시간이라는 규칙에 준해서 자고 일어나고 일하고 먹고 논다. 다시 말해 시계에 맞춰서 살아간다. 인간은 구태여 자기들을 제한하는 시간, 연월, 요일이라는 규칙을 발명했다. …(중략)… 자유는 불안을 동반한다. 인간은 속박을 대가로 규칙이라는 안도감을 얻은 것이다. (p125)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은 평소에 '당연히 있어야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이다. 이 세상에 없을 거라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드는 생각은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런 것들이 없었던 과거에도 잘 살아왔고, 오히려 감성적이고 삭막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과연 행복한가, 불행한가. 자기 자신은 잘 모른다. 다만, 한 가지 아는 건 있다. 자기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사람은 얼마든지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p192)


나는 항상 '생각하기 나름이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산다. 하지만 매번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쉽지 않고, 걱정인형마냥 하기도 전부터 온갖 걱정을 하게 될 때도 많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은 읽고나서 세상 흐름에 맞춰 사는 내가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대로 실천을 하며 살아야 겠다고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또한 처음엔 그냥 소설이니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앞으로 살아갈 많은 날들에 대한 지침서 같은 느낌도 들었다. 오랜만에 여운이 많이 남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소설이어서 참 좋았다. 더 늦기 전에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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