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고 싶은 날
니나킴 지음 / 콜라보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보호를 받는 학생 신분을 벗어나 사회생활을 한 지도 어느덧 햇수로 3년이다. 지금 내가 선택한 직업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지만, 마냥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없는 게 현실. 지금은 하고 싶은 일과 전혀 다른 작업을 하고 있지만, 무작정 일을 그만둘 수 없어 스트레스만 쌓여간다. 이렇게 매일 같은 일상에 지쳐 가끔은 '그냥 이대로 사라지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이런 나의 마음을 그대로 담은 책이 나왔다.


하나하나 신경 쓰고 챙기다 보면 어느 순간 나인 듯 내가 아닌 알 수 없는 내가 되고 만다. -p56 공중분해 中


니나킴이 쓴 <사라지고 싶은 날>은 '오늘 하루가 버거운' 워리를 주인공으로 앞세워 누구나 겪는 일상들을 써낸 에세이다. 이 에세이를 읽다보니 저번에 읽은 최현정의 <빨강머리 N>이 생각나기도 했다. 두 책 모두 읽다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에 저절로 힐링이 되는 '힐링 에세이'이다.


아마 나 역시 그랬을 것이다. 편하게 대해주고 받아주는 사람에게 툭툭 심한 말을 내뱉고, 어디까지 받아주나 시험하고...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지워져갔는지도 모른다. -p95 가랑비가 더 무서운 이유 中


니나킴의 <사라지고 싶은 날>은 귀여운 그림과 함께 짤막한 글이 적혀 있어서 재밌게 훌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퇴근길 한 시간만에 다 읽은 <사라지고 싶은 날>. 그만큼 흡입력이 강하고, 공감이 많이 되는 이야기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새로운 사람을 내 영역에 들여놓기가 버거워지고 내가 솔직할 수 있는 공간 역시 너무 좁아져버렸다. -p111 선 긋기 中


'왜 나만 이런 일이 생길까', '나만 이렇게 힘든건가?' 라는 생각이 들 때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나한테만 불리하지 않고,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위로받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한 편으로는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이렇게 힘들게 지내게 되는 이런 사회가 씁쓸한 느낌도 든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