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김지현 / 레드스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 레드스톤, 2016


이 책을 맨 처음 읽고 싶다고 생각이 든건 예쁜 색감의 표지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쁜 색감과는 어울리지 않게 해진 파란색 니트를 입고 헝클어진 머리를 한 채 뒤돌아서 앉아있는 외로워 보이는 한 소녀.

이런 소녀를 보니 이 소녀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이 책을 쓴 저자인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는 독자와 비평가 모두에게 사랑받는 흔치 않은 작가라고 한다.

우리가 영화 평점을 봐도 평론가와 네티즌,관람객들의 평점들이 상반될 때가 많은데, 그런 걸 생각하면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는 정말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이번에 읽은 《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으로 이 작가를 처음 만나봤는데, 이전에도 다양한 책을 발표했으며 《트레버》라는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은 약물중독이어서 대부분의 시간을 약에 취해 잠들어 있는 것으로 보내는 엄마 에일린이 나온다.

그로 인해 혼자 집에서 나와 아파트 계단에 외롭게 앉아있는 소녀 그레이스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아파트에는 오늘날의 우리 이웃관계처럼 서로 교류를 하지 않는 이웃들이 살고 있다.

10년 넘게 광장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어서 집 밖으로는 절대 안 나오는, 못 나오는 전직 댄서 빌리,

빌리의 앞 집에 사는 미용사 레일린,

모두에게 불친절하지만 그레이스에게만은 따뜻한 레퍼티 할아버지,

레퍼티 할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아 만날 때면 투닥거리는 펠리페,

혼자 외롭게 살고 있는 힌멘 할머니까지 다양한 이웃들이 그레이스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들은 서로를 잘 몰랐지만 그레이스라는 소녀 한 명으로 인해 유대관계가 깊은 이웃들이 된다.


소설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요즘 뉴스를 보면 부모 같지 않은 부모들 때문에 아이가 상처를 받거나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서 이 소설이 더 가슴아프게 와닿았는 지 모른다.

어느 누군가가 위험에 처해있어도 쉽게 나서지 않거나 못하는 요즘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태도나 생각이 바꼈으면 좋겠다.

특히 그 누군가가 어린아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아이 그레이스는 어리기 때문일까?

이 아파트에 사는 어른들보다 용감하고, 솔직하고, 저돌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어른이 되면서 겁이 많아져 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누구 한 명이 관심을 갖고 용기를 내면 다른 한 명도 용기를 낼 수 있고 그렇게 그 관심들이 모이면 작은 기적같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이 책에서 말해준다.


이 책은 목차가 따로 없다.

빌리와 그레이스의 시점에서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그려낼 뿐이다.

다른 책들은 목차의 소제목을 보며 내용을 유추해보거나 흐름을 대략적으로 파악해볼 수 있는데, 이 책은 읽기 전까지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시간 경과에 따른 이웃들의 변화, 그레이스의 변화, 그들의 감정까지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이야기를 파악하기가 쉬웠고, 기-승-전-결이 뚜렷하게 보였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 또한 영화로 만들어지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은 책을 읽기 전까지는 책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소녀만이 외롭고 흔들리는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고나니 흔들리고 있었던 건 소녀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이 더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는 걸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녀 그레이스로 인해 위로를 받고 싶은 '흔들리는 어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 카페에서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레드스톤'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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