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
하태환 원작, 김새봄 문학, 전윤나 미술, 안진성.박경훈 음악, 연극프로젝트커피 연극 / 새봄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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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환, 김새봄|전윤나, 1961, 새봄출판사, 2015

 

 

이번에 새봄출판사 온라인서평단에 선정이 되었다.

앞으로 새봄출판사의 좋은 책들, 다양한 책들을 많이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그 시작은 약간 무거운 책으로 시작해볼까 한다.

 

나는 사실 역사, 사회에 대해서는 완전 무지하다.

학교다닐 때 물론 배우기는 했지만, 이과라 사회보다는 과학을 더 집중해서 배우고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것도 다 핑계가 될 지 모른다.

그저 외우는 게 어려워서 역사에 대해 깊이 공부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나의 무지함에 조금이라도 플러스를 하고자 새봄출판사에서 기출간된 도서 중 '1961'을 선택했다.

'1961'은 1961년 5.16 군사쿠데타에 대한 실제 역사기록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다.

표지에 얼굴이 없는 사람의 형태를 한 모습이 나타나서 표지부터 섬뜩한 느낌을 줬던 책이다.

5.16 군사쿠데타의 진실이 무엇이기에 이런 섬뜩한 그림이 표지를 장식했을 지 내용이 더 궁금해졌다.

또한 실제 역사기록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하니 오히려 더 책을 읽기가 두려웠는 지도 모른다.

 

'1961'은 5.16 직후 쿠데타 세력에 의한 정치적 희생양으로 구속된 하태환이 7년간 이어졌던 수난 일대기를 꼼꼼히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하태환은 마침내 1968년 출소를 했지만, 뇌졸중으로 또다시 7년간 병상에서 지내게 됐다.

그리고 그는 병마와 옥고 후유증으로 불우한 말년을 보내다가 1988년 생을 마감했다.

 

 

아래에 곧 설명하겠지만, 말도 안되는 죄목으로 7년 동안 옥살이를 한 게 얼마나 억울했을까.

하지만 그는 저항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일협정이라고 불리는 사실상 매국협정이 통과되면 바로 풀려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옳지 않다 생각해 감옥 안에서도 다른 동지들과 적극 반대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자신의 이익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그가 존경스러웠다.

내가 그 상황에 처해있었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이 다른 책들과 차별화된 것은 바로 다양한 콘텐츠가 함께 있다는 것이다.

각 장마다 음악, 영상, 오디오북 등이 있어서 책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며 그림을 감상하고 배경음악을 듣고 영상을 시청할 수가 있다.

또한 이 책은 연극으로도 공연이 되었다.

 

1장은 실제 역사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 되었으며, 2장은 실제 역사기록 그대로 수록되었다.

 

 

다음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문장들이다.

 

"피고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중략) "우리가 받은 소위 '혁명재판'이란 것은, 재판의 이름을 빌은 기이한, 단지 '죄를 덮어씌우는 절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2장 부조리극>중에서 (p54-55)

교도소에 있던 재판장과 피고인이 되었던 교도소 안의 사람들.

모의재판은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희망적인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는 글을 읽고 씁쓸했다.

실제 이루어졌던 재판은 '재판'이라는 가면만 썼을 뿐 실제 모습은 어떻게 해서든 죄를 물으려고 했던 말도 안되는 재판이었다.

이 재판이 있고난 후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재판이 없지 않은 것 같아 참담하다고 느껴진다.

과연 우리나라는 발전을 많이 한 나라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때가 되어서야 전원에게 간단한 인사를 했다. 들어오게 된 이유도 약간만 설명해 주었다. 가만히 듣고 있던 그 사람들은 "수고합니다."라고 말을 걸어옴으로써 오히려 위로까지 해 주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그 중의 어떤 한 사람이 "선생님에게는 차마 신입식만은 시킬 수 없습니다. 앞으로 잘 지냅시다."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3장 옥중생활>중에서 (p87)

하태환은 교도소에 가면 꼭 있다는 신입식을 받지 않았다.

죄를 지어 교도소에 온 이들이 판단하기에도 하태환은 죄가 없었고, 오히려 존경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데 혁명재판할 때 있던 사람들은 왜 몰랐을까.

알면서도 모른척을 했겠지...

말이 재판이었지 억지 죄 덮어씌우기에 불과했던 재판에서 형을 받은 그분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무엇이 나를, 그리고 우리를, 죽음의 문턱으로 밀어 넣으려 하는가. 저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혁명'이라는 가짜 이름으로 '혁신'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저들은 결국 우리의 목숨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4장 죽음의 기록>중에서 (p182)

혁명.

저들이 말했던 혁명이란 정말 무엇을 뜻하는 것이었을까.

'혁명'이라는 단어의 뜻은 알고 말했던 것인 지 의문스럽다.

정치적 희생양으로 구속된 그들의 목숨을 앗아감으로써 모든 게 끝날 것이라고 생각이라도 했던 것일까.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 민주주의국가에서 모든 독재와 탄압은 결국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5장 당신에게로 가는 길>중에서 (p211)

우리는 민주주의국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국가가 국민들의 소리를 듣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언제쯤 진정한 민주주의국가가 될까.

그 날이 올 수 있기는 할까.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독재와 탄압은 언제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정도로 심판을 받게 될까.

 

 

이런 역사책은 작년부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픽션이 아닌 실제 역사기록을 바탕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더 집중을 해서 읽었던 것 같다.

겉에서는 보이지 않은, 그 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나 읽어보니 충격이 더 크게 다가왔다.

지금도 우리가 모르게 이런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만 같다.

앞으로는 있어서는 안될, 그 역사의 진실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본 포스팅은 새봄출판사 온라인서평단 자격으로 새봄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솔직하게 서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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