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애인에게
백영옥 지음 / 예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백영옥, 애인의 애인에게, 예담, 2016.



외로워 보이는 한 여자의 사진이 있는 백영옥의 '애인의 애인에게' 표지.

포토그래퍼로서의 성공을 꿈꾸고 있는 남자 성주와 그를 사랑하는 세 명의 여자의 사연들을 말하는 이 책의 내용과 아주 잘 어울리는 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의 작가인 백영옥은 2000년대 한국 젊은 여성들의 감수성을 대표 작가이다.

4년 만의 장편 소설인 '애인의 애인에게' 전에는 '스타일', '다이어트의 여왕', '아주 보통의 연애' 등의 작품을 통해 신세대 여성들의 삶의 풍속도를 섬세하게 그려냈다고 한다.



"나는 나의 사랑을 한다.

그는 그의 사랑을 한다.

내가 그를 사랑하고 그가 나를 사랑할 뿐 우리 두 사람이 같은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실을 깨닫자 너무나 외로워 내 그림자라도 알고 싶어졌다."

책 속에 있는 구절이다.



'서로를 사랑한다면 그 것만큼 행복한 사랑은 없을거다'라고 생각했는데, 이 문장을 보니 생각하기 나름으로 사랑하는 것도 외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커플 간에 아주 조금이라도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더 사랑하는 사람이 외로움을 느낄거라고 생각한다.

그 간격의 차이에 따라 그 커플의 결과가 결정될 것이다.

커플의 사랑이란 그 간격을 좁혀가는 게 아닐까?



이 책의 목차는 정인, 마리, 수영.

한 남자 성주를 기준으로 각각의 사랑을 하고 있는 세 여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읽으며 사랑이란 무엇이고, 나의 사랑은 어떤가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정인은 같은 강의를 듣는 성주를 짝사랑하는 여자이다.

하지만 성주는 아내가 있고, 그럼에도 그 강의 강사를 짝사랑한다는 사실도 정인은 알고 있다.

정인은 성주와 그의 아내 마리가 이별 여행을 떠난 빈 집에 세 들어오고 성주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정인은 성주의 아내인 마리의 아픔도 느끼게 된다.



"만약 사랑도 막 까놓은 삶은 계란의 표면 같다면 어떤 균열 없이 평온할 것이다."

그런 사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사랑을 하기가 힘들기에 이런 상상도 해보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이 언제나 삶은 계란의 표면일 수는 없어도, 그 순간은 서로가 노력하는 정도에 따라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마리는 성주와 동거를 하다가 서로의 사랑 덕분이 아닌 성주의 미국 정착을 위해 비밀리에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마리는 성주의 불륜을 확신하게 되며 더이상 결혼 생활을 못하겠다고 성주에게 선언하게 되고, 그들은 이별여행을 떠나게 된다.



"서로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었다는 건 중요하고 사소한 수없는 약속들을 지켰다는 증거였다. 그것은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유지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보상이다."

이 말이 가슴에 확 와닿았다.

한 사람과 오래 같이 있다보면 그 사람에 대해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다 알게 되며 그 사람의 예상 반응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아직 결혼을 하진 않았지만,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내가 누군가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고, 나도 예측 가능할 수 있는 사이의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꼭 명예와 부로 인한 게 성공이 아니라 인간 관계가 훌륭한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지 않는단 말은 가슴 아프지만 죄가 될 수 없다. 다만,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할 수 없어서 벌이는 희망고문과 거짓말이 죄가 될 뿐이다. 최악은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조차 하지 않고 사라지거나 떠나는 사람들이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가슴 아프지만 미련을 두지 말고 그 순간 떠나는 게 가장 두 사람을 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문장에도 나와 있듯이 잠수이별은 정말 최악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글들을 볼 때면 꽤 많이 잠수이별에 대한 글들을 보게 되는데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떠나는 이유까지 말할 수 없다면 적어도 말을 하고 떠나야하는 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수영은 결혼 10년차이지만 계속되는 유산과 불행한 결혼생활로 많이 지쳐있는 여자이다.

그런 수영에게 성주라는 남자가 다가와 그녀는 잠시 흔들리기도 한다.




이 책은 정인을 제외하고 결혼한 마리, 수영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내가 엄청 공감하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책이 내가 더 큰 어른으로 성장하게 도와준 것 같고, 더 성숙하게 해준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달달하고 좋지만, 이렇게 실패한 사랑 이야기가 더 큰 깨달음을 주는 것 같다.

짝사랑이든, 실연이든 가슴 아픈 사랑을 하고 있는 외로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 [여우야] 체험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료로 제품을 제공받아 후기를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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