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과 순간
박웅현 지음 / 인티N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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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은 점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몇 문장으로 경험한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모두가 각자의 일상을 살기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 녹아 든 책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문장과 순간》은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의 저자, 광고인 박웅현의 첫 번째 에세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많은 책을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은 책 속 문장과 함께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겨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혁신을 혁신하다' 등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카피들을 만들어 낸 저자가 주목한 문장은 무엇일까 궁금해 이 책을 읽었다.


우리는 모두 죽음과의 싸움에서 필패의 운명이다.

그래서 더욱 살아 있는 순간순간이 찬란해야 한다.


박웅현, 《문장과 순간》 p23


이 책의 특징은 저자의 손글씨가 담겨있다는 점이다. 좋아하는 문장을 스크랩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렬한 필체로 기록한 게 인상깊었다. 디지털 세상이 더 익숙해지는 시대이기에 이러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느껴지는 손글씨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한탄하지 말고 부러워하지 말고,

그저 내가 해야 할 일상의 작은 의무들을 수행하는 것.

그것이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박웅현, 《문장과 순간》 p51


나는 사실 저자의 전작을 읽어보지 않은 채 그의 첫 에세이인 《문장과 순간》부터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가 쓴 많은 카피들 전체를 알지는 못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그가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갖고 인상적인 카피를 어디서, 어떻게 끄집어 낼 수 있었는지 조금은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인생은 원래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진 땅을 밟아보지 않는 인생은 없고

많이 실망하고 많이 상처받은 후에야

우리는 비로소 성숙기에 들어선다.


박웅현, 《문장과 순간》 p85


저자가 많은 책들을 읽으며 좋은 문장,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수집했다면, 나는 《문장과 순간》을 읽으며 저자 박웅현의 문장을 수집한다. 공감이 되는 문장을 찾을 수 있다는 건 저자의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것. 이런 책을 다 읽고나면 '이번에 책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들어 좋다.


인상깊은 카피를 써내는 광고인 박웅현이 수기로 쓴 문장, 그리고 그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싶은 분들께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하지만 굵직한 울림을 주는 에세이 《문장과 순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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