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리바의 집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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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빠질 수 없는 공포 소설! 그동안 읽었던 공포·추리·스릴러 소설 중 가장 무서웠던 소설을 고르라고 하면 저는 《보기왕이 온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블로그 포스팅 기록을 보니 벌써 2018년도의 일인데, 당시에 《보기왕이 온다》를 읽고 진짜 소름이 돋고 등이 오싹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데 이번에 《보기왕이 온다》를 쓴 작가 사와무라 이치의 새로운 공포 소설이 출간이 되어서 고민도 하지 않고 읽어 보았습니다.


이번 신작 《시시리바의 집》은 《보기왕이 온다》처럼 '집'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습니다. 작가 사와무리 이치는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더 공포감을 주는 것 같아요. 이 책은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전개된다는 점을 알고 《시시리바의 집》을 읽으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훨씬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나'라는 사람도 누구의 이야기냐에 따라 '사사쿠라 가호'인지, '이가라시 데쓰야'인지 달라지더라고요. 저는 '나'가 다 같은 사람인 줄 알고 읽다가 어느 순간부터 혼란스러웠답니다.


"우리가 이 집으로 들어온 다음에 누군가가 TV를 켠 것이다. 그 누군가는 아마……." 《시시리바의 집》 p100


이가라시 데쓰야의 이야기 : 이가라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적 기운을 느끼는 히가 고토코와 함께 친구 하시구치 다쿠토의 집에 놀러갑니다. 그 집에서 이상한 소리도 듣고 이상한 걸 보고난 후, 이가라시는 머리가 이상해집니다. 머릿속에서 모래가 사박사박 소리를 내며 뇌를 잠식해가는 감각에 시달리게 되어요. 이때문에 직업을 갖기는커녕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힘들어, 거의 집에서만 생활합니다. 그렇게 성인이 되었고, 어느 날 히가가 집에 찾아와요. 예전 하시구치 집에 가야겠다면서요.


"도시는 바로 앞의 계단으로 발을 옮겼다. 도시도 아즈사도, 바닥의 모래에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시시리바의 집》 p38


사사쿠라 가호의 이야기 : 사사쿠라 가호는 남편 사사쿠라 유다이의 전근으로 인해 도쿄에서 살게 됩니다. 낯선 도시에서 그녀는 어느 날 초등학교·중학교 때 동네 소꿉친구였던 히라이와 도시아키를 만나요. 그의 집에 초대 받아 그의 아내 아즈사도 만납니다. 그런데 집이 이상합니다. 바닥 여기저기에 모래가 있어요. 더 이상한 건 도시와 아즈사는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가호가 이상한 걸까요? 아니면 이 집이 이상한 걸까요?


《시시리바의 집》을 읽으면서 정말 딱 일본 공포 영화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괴한 현상들과 형체가 눈 앞에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에는 '자자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스으으윽', '사박사박' 등의 소리를 텍스트로 적은 부분이 많았는데, 실제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텍스트일 뿐인데도 무서울 수 있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저는 현실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터무니 없는 얘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시시리바의 집》 너무 비현실적인 내용이라서 아쉬웠어요. 이건 개인 취향이라서 이런 내용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장마라는데, 비가 쏴아아 쏟아지는 날 집에서 혼자 읽으니 약간 오싹한 느낌이 있네요. 무더운 여름밤, 잠 못 이루고 있으시다면 《시시리바의 집》을 읽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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