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드 미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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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넷플릭스에서 제일 처음으로 본 영화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입니다(지금은 없는 것 같네요). 당시 JTBC에서 <트래블러>라는 여행 프로그램을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거기서 이제훈 배우가 이 영화를 언급하더라고요. 저도 검색해보니 제 취향에도 맞는 재밌는 영화인 것 같아 이 영화로 넷플릭스에 첫 발을 들였습니다.


영화는 역시 기대했던 만큼 너무 좋았습니다. 단순히 동성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만 본다면 이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두 주연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그런지 이 두 사람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었고, 이맘때쯤 하게 되는 평범한 사랑과도 다르지 않다고 느꼈어요.


영화를 다 본 후 종종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후속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나올 거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영화의 결말이 나쁘진 않았지만 그 후의 이야기가 궁금했었는데 소설로 나온다니 너무 반가웠어요. 드디어 지난 12월에 번역본이 출간이 되었고 좋은 기회가 생겨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속편인 《파인드 미》는 엘리오의 아버지인 새뮤얼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엘리오는 시간이 흐른 뒤 피아니스트가 되었고, 새뮤얼은 엘리오를 만나러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거기서 새뮤얼의 맞은편에 앉은 젊은 여성 미란다를 만나게 되고 둘은 기차에서 내릴 때까지 대화를 이어가요.


엘리오는 그동안 이런저런 가벼운 만남들만 해오다가 한 연주회에서 미셸을 만납니다. 첫 만남에서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엘리오는 그동안의 만남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아요. 미셸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되는데,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완전히 채워지지 않습니다.


올리버는 대학 교수가 되었고 아내 미콜, 아이들과 함께 지냅니다. 뉴햄프셔로 돌아가는 올리버의 송별회를 하면서 올리버는 이곳에서 만들어진 소중한 인연들과의 추억을 떠올리고 일어나지 않을 일을 상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도 자신에게만 들리는 하나의 목소리에 마음이 흔들리게 돼요.


엘리오와 올리버의 이야기를 더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는데, 엘리오의 아버지인 새뮤얼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 것 같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영화 속에서도 올리버보다는 엘리오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많이 전개됐는데, 《파인드 미》 책 속에서도 올리버의 이야기는 많이 알 수 없었던 게 아쉬웠어요.


그래도 영화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저자 안드레 애치먼의 문체를 천천히 느낄 수 있는 건 좋았습니다. 책 속 인물들이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 속으로 스며들었어요. 너무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것 같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랑이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거부감을 드러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분명 좋을 거예요. 현재의 사랑에 있어서든, 앞으로의 사랑에 있어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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