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나와 세상을 마주하기 위한 365개의 물음
다나카 미치 지음, 배윤지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학교에서든 사회에서든 수없이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간다. 일상 속에서 듣는 질문들은 '밥은 먹었니?'와 같은 평범한 질문들이고, 독특한 질문들은 회사 면접장에서나 가끔 듣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다양하고 수많은 질문들 중에서 '나'를 알기 위한 질문들은 몇 개나 될까?


《질문》은 그 어디서도 흔하게 들어본 적 없는 질문 365개를 우리에게 던진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책이 두껍고 질문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아 살짝 겁이 났는데, 책을 펼쳐보니 정말 질문만 덩그러니 있어서 놀랐다.


책의 구성은 왼쪽 페이지에 영어로 된 질문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한글로 된 질문이 적혀있는데, 첫 번째 질문을 읽어보면 이 두 질문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왜 이렇게 구성했지?' 생각하며 마지막 질문 페이지를 넘겨 봤는데, 마지막 영어 질문이 첫 번째 한글 질문과 같았다. 영어 질문으로 읽으려면 맨 마지막 페이지부터 앞으로 넘겨야 하는 것이다.


책이 질문을 담은 책인 만큼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것 자체가 서평이 될 것 같다. 365개의 질문 중 몇 질문만 선정해서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을 적어볼까 한다.


13번 째 질문 : 쓸쓸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쓸쓸함은 나의 마음 속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내가 쓸쓸하다고 생각하면 쓸쓸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쓸쓸하지 않은 것이다. 전에는 혼자 있으면 쓸쓸한 것이라고 일차원적으로 생각했었는데, 곁에 누군가가 있어도 쓸쓸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낀 후에는 쓸쓸함이란 내 마음먹기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있어도 알차고 재밌게 보낼 수 있다면 쓸쓸하지 않고, 곁에 누군가가 있는데도 쓸쓸함을 느낀다면 그 사람에게 많은 걸 의존하고 있는 나를 되돌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148번 째 질문 :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떤 것이 늘어난다는 것일까요?

새해와 어울리는 질문인 것 같아 뽑아봤다. 질문을 보자마자 걱정, 두려움 등 부정적인 것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어릴 때는 큰 걱정 없이 놀았지만, 해가 넘어갈수록 놀 때도 마음이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다. 현재 나는 대학교 4년 내내 배웠던 전공을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 기웃거리고 있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 하기에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어쩌면 평생 직장이 될 수 있는데 조금 늦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그럼 나이를 먹는다는 건 부정적인 결과밖에 없을까? 20대의 끝자락에서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불안함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 있겠지만, 더 많은 세월이 지나면 노련함과 지혜로움 등 긍정적인 것들이 더 많이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


298번 째 질문 : 당신에게 사진이란 어떤 의미를 갖나요?

나에게 사진이란 '순간의 추억을 담는 것'이다. 사실 내가 사진 찍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몇 년 되지 않았다. 4년 전, 나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처음 장만하게 되면서 사진 찍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크게 느끼게 되었다. 사진은 일상 속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도 한다. 지난 사진들을 보며 그때의 즐거웠던 추억들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사진은 또 기억 저장 기간을 늘려주기도 한다. 내가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을 때는 어느 장소를 가든 놓치는 순간들도 많았고 몇 년이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는 곳도 많았다. 하지만 사진을 많이 찍으면서 더 많은 것을, 더 오래 기억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사진 찍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앞으로는 더 멋진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 책은 하루에 한 질문씩 보며 답해보기를 권한다. 이상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도 답변을 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또 이 책은 한 번 보는 것에서 끝내는 것이 아닌, 만년달력처럼 해를 거듭하면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의 답을 기록해두고 그 다음 해에는 같은 질문에 어떤 답을 할 수 있을지, 전과 같을지 다를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질문에 답을 해보며 한 해 한 해 발전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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