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 - 역사 속 한 끼 식사로 만나는 음식문화사의 모든 것
박현진 지음, 오현숙 그림 / 책들의정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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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은 많이 들어왔고 항상 공감이 되는 말이다. 이 말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처음 나온 표현으로, 지금은 역사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을 읽고 나니 이 표현을 쓰고 싶다. '아는 만큼 맛있다'.


<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은 박현진 교수가 2015년부터 지금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한 인기 칼럼 <아하! 이 음식> 중에서 베스트 칼럼 45개를 엮은 음식문화사 책이다. 나는 역사에 많은 흥미를 갖고 있진 않지만, 우리가 평소에 쉽게 접하는 음식들에 담긴 역사는 많이 들어본 적이 없고, 알면 더 재밌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책을 펼쳐서 제일 먼저 읽게 되는 부분은 프롤로그. 이 책은 프롤로그에서부터 흥미로운 사실들이 적혀 있다.


일본에 가면 일본 사람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스시, 소바 그리고 낫토와 같은 음식이 있지만, 이들 식품들이 한국에서 전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일본인들은 무척 놀랄 것이다. -프롤로그 中


또한 콩의 원산지(만주)이면서 바다에 접해 있는 우리나라가 두부를 만드는 방법을 처음 발견했다고 하면 일본인이나 중국인들 모두 놀라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프롤로그 中


일본인, 중국인들이 놀랄 사실들인데, 사실 나도 놀랐다. '우리나라하면 김치지!' 라는 얕은 생각만 갖고 있었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 '모르는 게 죄는 아니니까. 이 책 읽으면서 좀 더 두꺼운 지식 만들어 보지 뭐.' 하며 이 책에 더 흥미가 생기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에는 한식뿐만 아니라 양식, 일식, 중식 등 다양한 음식을 다루고 있다. '내가 좋아하고 자주 먹는 음식부터 먼저 골라 읽어야지' 하며 목차를 폈는데, 무엇을 먼저 읽어야할지 모를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주 접할 음식들이 적혀 있어 어느 하나 뺄 수 없었다.


칼디라는 한 목동이 기르던 염소들이 어떤 빨간 열매를 먹은 후 춤을 추듯이 활달해지는 것을 관찰하고서 호기심에 그 열매를 먹었더니 피곤함이 없어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현상을 경험한 후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했다고 한다. -p160


커피라는 말의 기원은 고대 아랍어 카와(qahwah)에서 터키어인 카브(kahve)가 된 후 지금의 커피(coffee)로 바뀌게 되었는데, 그 의미는 '이슬람의 와인'이라는 뜻이다. -p160


그 중 하루에 한 잔 이상은 꼭 마시는 커피에 대한 역사가 참 흥미로웠다. 커피의 효능을 처음 알게 된 사람이 에티오피아의 목동 칼디이고, '커피'라고 하면 왠지 유럽 느낌이 나는데 그 의미에는 '이슬람'이 들어가 있고,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미국도, 유럽도 아닌 터키에서 문을 열었다는 사실까지. 문장 한 줄 한 줄이 신기했다.


이처럼 <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은 문장 한 줄도 그냥 스쳐 읽어 지나갈 수가 없다. 몰랐던 역사들을 새롭게 알 수 있고, 알았지만 얕게 알고 있었다면 더 깊은 역사를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내가 먹는 음식을 더 맛있게 먹고 싶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역사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고 좋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음식으로 배우는 역사도 색다르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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