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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메다의 고양이
슈카와 미나토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소미 미디어 서포터 '소미랑' 3기 감상평
돈가방을 들고 튀어라에서 시작되어 여성들간의 독특하고 환상적인 로맨스로 이어지다 누아르로 마무리되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제목을 보고 자칫 라노벨식의 가벼운 분위기일까 걱정했는데, 1인칭 화자인 루리의 쿨하고 시크한 말투 덕에 오히려 하드보일드한 느낌이 들 정도로 문체가 깔끔하다.
150여 페이지만에 돈가방을 들고 튀는 이벤트가 발생하는데, 그 전까지 큰 사건이 없음에도 흥미를 유발하며 술술 읽히게 만드는 작가의 글솜씨가 상당하다. 2005년에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가라고 하니 그 글솜씨가 어디 안가는구나 싶다.
중간에 묘사되는 여성들간의 진한 로맨스가 약간 당황스럽긴 한데, 앞에 복선을 잘 깔아둬서 등장인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려 3800만엔의 검은돈을 훔쳐 달아나 행복하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 작가가 어떻게 마무리할지 궁금했는데, 환상속을 헤메는듯한 루리와 쥐라의 모습과는 달리 현실에 발붙인 깔끔하면서 씁쓸한 멋진 마무리를 지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누아르적으로 끝나는 결말은 개인적 취향에 딱 들어맞았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장르소설의 작법을 적절히 차용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재밌는 이야기였다.
(소미미디어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