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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 미국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 ㅣ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
권기왕 지음 / 상상출판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에는 두 가지 여행서가 있다.
하나는 공항 티케팅에서부터 면세점 할인목록까지 세세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
그 책 한 권만 챙겨가면 세상 어디를 가도 먹고 자고 볼고 쓸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대신 이 책은 패키지 여행을 하며 중간중간 여행 가이드에게 휘둘리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때로는 몇 년씩 이 책, 저 책에서 짜깁기 한 잘못된 정보 때문에
난감한 경우를 당할 수도 있다.
다른 하나는 마치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보듯이 인문학적인 정서를 담아
그 지역의 독특한 속살을 보여주는 책.
대개 이런 책은 친절하지는 않다.
그 지역의 특이한 볼거리는 얼마나 많고 그 곳에 가기 위해 어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적어도 그 동네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가 어디고 거기에 어떤 사연이 담겨있는지를 분명히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
<미국, 어디까지 가 봤니?> 는 바로 후자와 같은 책이다.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에 뽑아들어 밑줄 쫙! 그은 후 서둘러 공항으로 달음질 치게 해주는 책이 아니라 언젠가 미국에 갈 이들이 침대 머리맡에 챙겨두고 두고두고 볼 만한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언제 그 곳에 갈지 알 수 없는 이들이
당장 오늘 밤 꿈 속에서 다녀올 수 있도록 멋진 상상과 대리만족을 선물해 줄만한 책이다.
수능이 끝난 딸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꼭 가보고 싶은 곳, 미국.
그곳을 마음껏 꿈꾸기를 기원하며... 아이는 아껴가며 읽는다.
이 책을 읽으며 딸은 자신의 친구가 살고있는 시애틀에 가서
함께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싶을지도 모르고
애들랜타 미드타운의 붉은 벽돌집을 상상하며
책장에서 당장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빼들지도 모른다.
어쩌면 시험에 지친 몸을 아마쉬마을에서 힐링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조지타운 거리를 내달리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미국, 어디까지 가봤냐구?
아직 안 가본 사람에게는 조만간 현실이 될 꿈을 키우며 미래를 준비하는데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되었을 것이고,
갔다온 사람에게는 추억에 젖어 한 장 한장 넘기게 될 그런 책.
굳이 떠나지 않아도 침대 맡에 놔두고 오래도록 아껴가며 읽을 만한 다큐같은 여행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