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가 나한테 사귀자고 했다 그린이네 문학책장
박현경 지음, 김정은 그림 / 그린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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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지?  

짝사랑, 오해, 삼각관계, 고백, 여친과 남친 관계... 

복잡미묘하고 비밀스러운 열두 살의 갈등을 

달달하고 재미있고 경쾌하고 시원하게 그린 책이다. 


무엇보다도 열두 살을 방금 살고 돌아온 사람처럼 

정확하고 섬세하게 그들의 마음을 읽어낸 작가의 문체가 정말 맘에 든다. 


이 책에는 <기정이한테 맞았다>, <여친과 여사친 사이>, <비밀이 풀리는 순간> 

세 단편이 실려 있다.  

그 중 가장 맘이 가는 작품은 <여친과 여사친 사이>. 

나은이의 짝사랑과 다친 새를 대비시켜 애틋한 성장통을 그린 부분이 좋았다. 


맞는 말이었다. 이대로 날려보낼 수는 없었다. 날려 보내기 전에 꼭 해결할 일이 있었다. 나는 새장을 들고 부리나케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본문 88쪽)


"아아, 지금 말하지 마. 난 너한테 내 마음이 이렇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어. 말을 안 하면 네가 모르잖아. 이제라도 말하고 너한테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었어. 그렇게 세상 망한 얼굴 하지 마.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 받아들일 거니까 걱정 말라고."(본문 92쪽)


아, 이토록 쿨하고 솔직한 나은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기정이한테 맞았다>에서 짝사랑하던 기정이한테 영문을 모른 채 얻어터지고

'이제 끝이구나. 아마도 저 애를 다시는 못 보겠구나.' 하며 

울던 경록이,


<비밀이 풀리는 순간>에서 민찬이를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로 고민하며 

'절친 사이에는 정말 비밀이 없어야 할까. 우리는 정말 비밀이 없나' 갈등하는 

아정이와 윤아의 위태로운 우정.  


그들의 건강한 성장통을 응원한다.  


치즈 박힌 소시지처럼 고소하고 초콜릿 묻은 아이스크림처럼 시원달달한 이야기를 

한 번만 읽기는 너무 아쉬워 아껴며 처음부터 다시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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