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3
로버트 블록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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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블록이라는 작가의 '사이코'는 영화화되어 더욱 인기를 얻었다. 오른쪽 여자가 절규하는 장면의 캡쳐는 많이들 보셨으리라 생각되는데, 이것이 바로 서스펜스 영화의 대가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의 장면 중 하나이다. 이 장면은 영화 역사상 가장 훌륭한 명장면 중 하나로 지금까지 손꼽히고 있다. 아무튼 이 소설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처럼 훌륭한 탐정 캐릭터가 등장하여 범죄를 하나하나 밝혀내는 추리물은 아니다. 일종의 스릴러물이라 할 수 있는데, 전지적 작가 시점과 1인칭 시점을 번갈아 가면서 독자들에게 스토리를 보여주면서 독자들이 스스로 탐정이 되도록 만들어준다.

사실 탐정이라고 말하는 것이 애매한 게, 일단 범죄의 현장과 범인을 알려주고 사건이 시작한다. 소설의 처음은 여자 주인공이 돈을 훔치는 이야기와 모텔을 운영하는 마마보이의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우리는 초반부터 그 둘이 만날 것을 안다. 범죄의 과정과 범인을 알려주는데에도 끝까지 긴장감을 주는 것은 '사이코'라는 제목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범인을 책이 알려주긴 했지만, '사이코'라는 제목 때문에 혼란을 겪게 된다. 범인이 다를수도 있지 않을까, 누가 사이코일까, 사이코의 증상은 무엇일까 등 여러 가능성을 추측하면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된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범죄의 과정을 독자가 아는 이상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서 지루해질 수 있는데, 바로 그 타이밍에 사건이 심화되고 주변 인물들이 사건 현장에 가까이 가면서 급박해져 지루할 틈을 없앴다.
[출처] <책> 추리소설 추천선-1~3|작성자 환상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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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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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이며, 장편이다. 아가사의 장편 추리소설은 모두가 그러하듯이, 앞 부분은 복잡한 배경 설명과 얽히고 얽힌 인간 관계를 위한 설명으로 가득하다. 보통, 코난 도일의 홈즈 시리즈는 배경 설명이 뒷부분에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써 책을 열면서 사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지만 아가사의 처음 부분의 자세한 배경 설명은 독자들을 탐정의 세계로 적극 들여보내며 사건이 시작되기만 하면 미친듯이 흡입시키는 마력이 있다. 또한, 이러한 배경 내용을 잘 읽어놓아야지 뒤에 나오는 범행의 동기나 트릭 등을 이해하기 좋다.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은 아가사의 단골 탐정인 '포와로 탐정'이 등장하는데, 우연히 이 마을에 은퇴한 후 사는 것으로 나온다. 책 전체는 마을 토박이이며 유일한 의사의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되는데, 이를 통해 마을의 여러 내용을 설명해주기 용이하며 피해자의 검시 등을 통해 소설 중반 이후까지도 포와로 탐정과 함께 하며 포와로의 동정을 설명해준다. 이는 굉장히 영리한 작법이다. 포와로의 활동을 어느 정도 관찰하면서, 동시에 마을 토박이로서의 주변 의견도 얘기해주고, 또 포와로 본인은 아니니 독자들에게 감추고 싶은 포와로의 동정은 슬쩍 숨길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일단, 사건의 범인 용의자는 처음부터 존재한다. 모두에게 강한 의심을 받고 있으면서 그 종적을 찾을 수 없어 그를 찾아내는 과정이 줄거리의 주를 이룬다. 그러면서 포와로 탐정은 모든 가능성을 타진하며 성급히 결론을 내리지 않는 활동이 독자들을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출처] <책> 추리소설 추천선-1~3|작성자 환상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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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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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명실상부 최고의 추리 소설이다. 글쎄, 탐정이 등장하여 미스테리한 사건을 차근차근 파헤쳐 나가는 것을 추리 소설로 정의한다면 이 책은 스릴러에 가까운 장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추리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펼치고 본격적인 줄거리가 도입되고 나서부터는 책을 덮지 않았다. 단편은 아니지만, 그리 길지 않은 책이라 금방 읽기에 좋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원제는 '열 개의 검둥이 인형(Ten Little Niggers)' 이라 하는데, 확실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And Then There Were None)' 라는 제목이 음산한 느낌과 더불어 미스테리함을 확실히 준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웬만한 분들은 들어보신 작품일 것이며 굉장히 많은 패러디로 영화, 연극, 최근에는 무한도전도 컨셉을 패러디할 정도로 다방면에서 인기를 끌었다.

엘러리 퀸의 'Y의 비극',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과 함께 세계 3대 추리소설로 꼽히기도 한 이 소설은 추리 소설의 단골 메뉴라 할 수 있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살인 사건을 위해 등장 인물들이 섬에서의 파티장으로 모이는 과정으로 시작된다. 처음에는 이들의 배경이나 성격을 표현하는 데 지면을 할애하지만 전혀 지루하거나 길지 않아서 좋다. 이들이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이고, 파티를 주최한 의문의 인물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미스테리는 시작된다. 인디언 소년 동요와 함께 진행되는 의문의 사건들은 독자들을 공황상태에 빠지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추리 소설의 묘미는 범인이 누구일까, 누가 무슨 짓을 하였을까 등을 생각하는 맛인데, 계속해서 이러한 추측을 빗겨나가는 진행과, 다시 추측을 하면 그것을 빗겨가고, 이것이 끊임없이 마지막 장까지 이루어지는 것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읽었던 모든 추리 소설 중에 가장 몰입해서 읽었던 책이며, 가장 나중에도 다시 곱씹어보게되는 책이다.
[출처] <책> 추리소설 추천선-1~3|작성자 환상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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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1940년대편 2 - 8.15 해방에서 6.25 전야까지, 개정판 한국 현대사 산책 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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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김구의 모습은 여기서부터 다시 나와 찝찝했던 입맛을 다소 개운케 했다.
이미 좌우의 타협을 위해 광복 이후의 삶을 바쳤던 여운형이 암살 당한 이후에서야 김구는 이승만과 등을 돌리고 방북까지 하면서 통일정부 설립에 열을 올렸는데, 이 책에 의하면 많은 학자들은 김구의 선택은 이미 너무 늦은 후라고 평가한다.
또한, 이 책에 따르면 장덕수라는 인물이 암살당하고 나서 이승만이 은근히 김구 측에서 암살했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서로 갈라섰다는 내용도 있어서, 김구가 스탠스를 바꾼 계기 역시 괜히 찝찝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이 너무 궁금하여 이 책을 읽은 후에 김구에 관련한 책을 뒤져보았는데 대부분이 독립운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무척 아쉬웠다. 백범일지에도 광복 이후의 내용은 정말 적었는데, 다행히 '찢겨진 산하'를 후에 읽으며 김구와 좌우합작운동을 펼친 여운형의 다른 관점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볼수록 이승만이 능구렁이처럼 정치감각은 뛰어났음을 인정하면서, 프레임을 이념 전쟁과 반공으로 씌우면서까지 반민특위도 무산시키고 폭력으로 반대파들을 숙청하고 잡아들여 고문하는 내용을 읽다 보니 피가 뜨거워지는 걸 느끼면서 내가 이래서 사람임을 깨달게 된다.

개인적으로 제주 4 3 항쟁에 대해 알게 되어 뜻깊다.
이토록 잔혹한 인간 사냥이 제대로 교육되지 않고 있다니, 또 내가 알지 못했다니 정말 부끄럽고 개탄스럽다. 이 부분을 읽으며 인문고에서는 이런 내용을 잘 배웠는지 궁금해졌다.
만약 인문고에서는 잘 배웠다면, 나는 과학고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걸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더라도 학생들이 공부하지 않는 환경과 입시제도를 만들어 놓고서는 이공계 위주의 특수 교육을 한다면 다 쓸데 없다. 갖다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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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1940년대편 1 - 8.15 해방에서 6.25 전야까지, 개정판 한국 현대사 산책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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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현대사 독서는 강준만의 한국현대사 산책을 시대순으로 읽으며 이를 큰 줄기 삼아 가지치기하려는 목적이었고, 이 책을 읽으며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했다.
전문 역사서적과 인문 교양서적의 중간 쯤에 서 있는 듯한 이 책은 현대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해석도 여러 역사서나 학자들이 각기 어떻게 평했는지 다각도로 알려주며, 이에 따라붙는 수많은 참고 문헌이 바로 가지치기에 큰 도움이 된다. 참고 문헌이 페이지 아래마다 있어 보기 편하다.

동시에 올해 현재 (7월)까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광복 이후에 김구가 이승만과 행동을 함께하며 정치적으로 실책을 하는 아쉬운 대목과 서민들의 궁핍한 삶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들이 날 당황케 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고자 하는 의지는 알겠지만 외세로부터 정치사회적으로도 독립하기보다 같은 독립운동가들끼리 이념과 출신을 두고 대립하기를 우선하고, 신탁통치에 대한 의견 대립은 알겠으나 같은 의견이라고 주변에 무뢰배가 득실거리는 이승만과 친일 지주들이 주축인 신민당과 행동을 함께한 부분이 놀라웠다.
반면 중도좌파 여운형과 중도우파 김규식의 좌우합작운동을 비롯하여 우선 친일 세력을 뿌리뽑고 좌우를 가리지 않고 민족이 서로 분열하지 않고 통일정부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양쪽을 타협시키고자 노력한 중간파의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들에게 눈길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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