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산책 1940년대편 2 - 8.15 해방에서 6.25 전야까지, 개정판 한국 현대사 산책 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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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김구의 모습은 여기서부터 다시 나와 찝찝했던 입맛을 다소 개운케 했다.
이미 좌우의 타협을 위해 광복 이후의 삶을 바쳤던 여운형이 암살 당한 이후에서야 김구는 이승만과 등을 돌리고 방북까지 하면서 통일정부 설립에 열을 올렸는데, 이 책에 의하면 많은 학자들은 김구의 선택은 이미 너무 늦은 후라고 평가한다.
또한, 이 책에 따르면 장덕수라는 인물이 암살당하고 나서 이승만이 은근히 김구 측에서 암살했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서로 갈라섰다는 내용도 있어서, 김구가 스탠스를 바꾼 계기 역시 괜히 찝찝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이 너무 궁금하여 이 책을 읽은 후에 김구에 관련한 책을 뒤져보았는데 대부분이 독립운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무척 아쉬웠다. 백범일지에도 광복 이후의 내용은 정말 적었는데, 다행히 '찢겨진 산하'를 후에 읽으며 김구와 좌우합작운동을 펼친 여운형의 다른 관점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볼수록 이승만이 능구렁이처럼 정치감각은 뛰어났음을 인정하면서, 프레임을 이념 전쟁과 반공으로 씌우면서까지 반민특위도 무산시키고 폭력으로 반대파들을 숙청하고 잡아들여 고문하는 내용을 읽다 보니 피가 뜨거워지는 걸 느끼면서 내가 이래서 사람임을 깨달게 된다.

개인적으로 제주 4 3 항쟁에 대해 알게 되어 뜻깊다.
이토록 잔혹한 인간 사냥이 제대로 교육되지 않고 있다니, 또 내가 알지 못했다니 정말 부끄럽고 개탄스럽다. 이 부분을 읽으며 인문고에서는 이런 내용을 잘 배웠는지 궁금해졌다.
만약 인문고에서는 잘 배웠다면, 나는 과학고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걸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더라도 학생들이 공부하지 않는 환경과 입시제도를 만들어 놓고서는 이공계 위주의 특수 교육을 한다면 다 쓸데 없다. 갖다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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