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피터팬 - 중증자폐인 아들을 두고 떠나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전경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의 모든 피터팬을 위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도서협찬]



 

첫 직장에서 만났던 친구들 중에 ㅅㅎ이란 친구가 있었다. 사는 순간순간 문득 떠올라 잘살고 있을지 궁금하게 만들었던 친구다. 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가장 먼저 나는 그 아이의 안부가 사무치게 궁금했다. 나보다 훌쩍 큰 키에 짧은 스포츠머리, 부리부리한 눈에 여드름 박사라 강한 인상이었지만, 한없이 착하고 순했던 14살 소년.

 

 

호랑이 같은 엄마와 소장님 앞에서 알았어 알았어~” 했다가 ! 해야지!”라는 호통에 알았어요~”하고 로봇처럼 말하던 내 눈엔 한없이 귀여웠던 아이. 사회적응 수업의 일환으로 지하철 타기 수업을 할 때, 마치 스파이 작전하듯 그 친구의 뒤를 밟으며 조마조마했던 기억들이 어제 일처럼 떠올랐다. 지하철에 혼자 타서 불안한지 서성이며 혼자 중얼거리는 덩치 큰 소년을 사람들은 이상하단 듯이 쳐다보았고, 나는 그런 사람들이 못내 야속했다. 지금 30대가 되었을 그 친구는 네버랜드를 찾았을까?

 

 

그 아이를 떠올리며 펼쳐 든 이 책 속에는, 또 다른 피터팬과 그를 지키는 한 아빠의 치열한 삶이 담겨 있었다.

 

 

학창 시절은 적당히 흥미로웠고, 30대 사업이 번창하며 인생 참 쉽다 느꼈다는 저자의 삶은 아들의 중증자폐진단서로부터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아내와 합의 하에 딸과 아들을 홀로 키우기로 한 것이다(물론 어머니의 도움이 있었다).

 

 

아이가 어릴 때 자폐에 도움이 된다는 산행을 위해 매일 아침에 치르는 전쟁은 상상만으로 기가 빨렸다. 매일 아이들의 끼니를 챙기고 감정조절이 어려울 때면 아들에게 맞다가 결국, 테라스로 피신해야 하는 삶도 서러운데 시한부 선고라니···. 어쩜 불행은 얄궂게도 꼭 홀로 오지 않고 친구에 사촌까지 달고 오는 걸까.

 

 

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공통된 소원이 바로 자식보다 딱 하루만 더 사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아니면 저 아이를 누가 보살필지 그 막막함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소원일 거다. 저자는 160kg의 거구에다 불안하거나 상황이 불편해지면 자신을 통제하려는 대상에게 공격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 피터팬을 두고 맘 편히 아플 수도 눈을 감을 수도 없다. 아들이 아빠 없이도 적응해서 살아갈 수 있는 네버랜드를 찾아주기 전에는.

 

 

아빠의 삶과 아들의 성장과정(어찌 보면 그것도 아빠의 삶이기도 하지만)1, 2부로 나누어 최대한 담담하게 써 내려간 이 기록들은 브런치에서 MBC 작가의 눈에 띄어 <실화탐사대>로 방영되었고, 수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두 곳의 센터에서 거절을 당하고 믿었던 주간 보호 시설에서조차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본인의 몸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끝내 마침표를 찍지 않고 쉼표를 찍는 용기가 정말 존경스러웠다. 내가 본 부성애 중 손에 꼽을 만큼.

 

 

이 글은 단순히 개인의 불행을 견뎌내는 이야기가 아니다. 준비 없는 탈시설 정책의 허점과 벼랑 끝에 몰린 중증장애인 가족의 현실을 고발하는 절박한 목소리다.

 

 

지금 우리의 피터팬은 이슬푸른마을에 적응해서 잘 지내고 있지만, 저자는 쉬지 않는다. 이 땅의 모든 피터팬이 외면받거나, 부모와 함께 모진 결심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중증 자폐스펙트럼장애인을 위한 24시간 돌봄 공동체마을 피터팬네버랜드를 짓기 위해, ‘피터팬재단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비장애인들의 자폐스펙트럼에 대한 이해도가 향상되고, 그들이 얼마나 모진 상황에 내몰려 살아가고 있는지 이해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부디 저자가 숙제를 끝낼 때까지 몸이 버텨주길...

 

 

정확한 통계는 들쑥날쑥하지만, 전국에 있는 장애인 거주시설은 천 개 이상이야. 그런데 아들이 갈 곳이 없어. 없어. 없다고. 단 한 곳도 없다고._p85

 

아무런 인프라도 마련해놓지 않고 ‘k-복지라는 브랜드만 탐하는 현재의탈시설 정책이 저와 제 아들의 살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탈시설이 더 행복한 장애인에게는 자립 인프라를 제공하는 정책을, 시설 생활이 간절한 장애인에게는 지금 있는 시설을 더 행복한 곳으로 만드는 정책을 동시에 펴는 것이 마땅하다는, 너무 당연한 상식을 가지고 있습니다._p360

 

 

#도서협찬 #안녕피터팬 #전경철 #이야기장수 #주간심송서평단

 

 

@promunhak

@jugansimsong

 

 

<피터팬재단> 설립과 피터팬네버랜드를 응원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 책의 저자 전경철(꼭두) 작가의 브런치에 방문해보시면 참여 방법을 보실 수 있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