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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도 참 괜찮은 어른
이서원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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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도 참 괜찮은 어른』
이서원 지음
마이디어북스(마디북)
“한 번 봐주라” -관용-
냉장고에 우유가 있는데 또 사 오고, 있는 반찬 대신 라면을 끓여주고, 멸치 한 마리 남은 도시락을 도로 냉장고에 넣어두는 남편. 아내는 울화통이 터집니다.
알고 보니 우유 통 모양이 달라 헷갈렸고, 아이들이 반찬 투정을 해 라면을 끓여줬으며, 멸치 반찬을 너무 좋아해 버리기 아까웠던 거라면요? 이제 좀 이해가 가시나요?
작가(상담사)는 남편에게 너무 이상적이지만, 아내가 이렇게 말해보면 어떻겠냐고 묻습니다.
“아유, 우리 남편이 우유가 있는 걸 못 보고 한 통을 또 사 왔나 보네.” “에구, 하여튼 남자들은 애나 어른이나 라면 사랑은 못 말려.” “여보, 멸치가 그렇게 좋아?”
남편은 절대 그럴 일 없겠지만, 듣기만 해도 너무 좋을 거라 말합니다.
사실 예전엔 저도 ‘울화통 터지는 아내’에 가까웠습니다. 씻기 귀찮은 텀블러만 쏙 빼놓고 설거지하는 신랑, 아이들에게 홀랑 라면을 끓여 먹이거나 빨래를 개지는 않는 신랑, 책 좀 읽어주라니 먼저 잠들어버리는 신랑을 보며 불만이 일었거든요.
‘이왕 하는 거 깔끔하게 하지, 건강식 좀 챙겨주지, 빨래는 왜 꺼내 놓기만 하나.’
싸움은 이런 ‘일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에서 시작된다고 해요. 30년간 가족 상담을 해 온 작가는 “결과만 따지고 들면 살아남을 부부가 없지만, 의도를 읽어줘서 죽을 부부도 없다”라고 말합니다.
저도 언젠가부터 시선을 조금 달리하게 됐는데요. 바쁜 저를 위해 설거지를 해주는 마음이 감동이고, 아빠에게도 라면 끓여줄 자유는 있어야지 싶고요. 새벽같이 일하고 와서 빨래에 신경을 써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다가옵니다. 누구에게나 하기 싫은 일이 있듯, 신랑에겐 책 읽어주기가 그런가 보다 이해하게 되고요(제게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같은?).
작가는 이를 “관용”이라 부릅니다. 관용을 베풀어 가볍게 넘어갈 때 “남편 눈에 아내가 부처나 예수처럼 보인다”라고 하죠.
『부부 사이는 사소한 것이 거대한 것이다. 사소한 일 하나에 부부의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드러나고,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보인다. 내 기준으로만 상대를 바라보지 말고 살짝 한 걸음 떨어져 그 의도를 읽어보자. 이게 성숙한 배우자의 자세이고, 좋은 어른의 태도다.』 _p251
돌이켜보면 저 또한 신랑의 관용 속에 살고 있더군요. 제 잦은 실수에도 탓하기보다 허허 웃어주는 그 마음이 참 고맙습니다.
이는 비단 부부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부모 자식, 동료 사이에서도 사소한 일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문제는 달라집니다. 조금만 너그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면 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절반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이 책은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모든 장면에서 ‘내 속에 아이’를 재워두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던 어른’을 깨워내는 방법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마음대로 되는 게 마음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부정적인 상황조차 내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석할 줄 아는, 누구에게든 배울 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점입소 점귀대’ 하는,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 “가만있어 보자” 하며 한 박자 쉴 수 있는, 고만할 때를 아는, ······.
이런 삶의 태도를 하나씩 쌓아나가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완벽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어요. 그저 조금 더 괜찮은 어른이 되어 보는 겁니다. 같이 해 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