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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세상에 맞설 때
황종권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3월
평점 :
“피 맺힌 절규를 들으면서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자는 죽은 자이다.” _머리말 중에서
#시가세상에맞설때
#황종권 엮고 씀
#마디북

평론가 허희는 “인생을 섬세하게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려고 우리는 소설을 읽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시는?
우리는 시를 왜 읽어야 할까?
『시가 세상에 맞설 때』를 엮고 쓴 황종권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우리가 감동받는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_머리말 중에서
황종권 시인의 글을 처음 접했다.
물론 여러 시인들의 시를 엮고 해설한 글이지만,
(그의 시도 한 편 실려 있다)
그의 필력과 사유의 깊이와 애詩심을
알기에 충분했다.
1장, 고함의 시 “세상에 외치다”
2장, 연대의 시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3장, 저항의 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4장, 희망의 시 “한 걸음 더 나아가리라”
고함, 연대, 저항, 희망이란 키워드로 그가 모아 놓은 시들은
속에 있는 고함을 토하게 만들고,
모든 감각으로 같이 느끼게 한다.
투쟁심을 불러일으키고 결국엔 해낼 것이란 용기와 희망을 준다.
나는 언젠가부터 글의 힘을 믿게 됐다.
성경 말씀도 글로 쓰여있지 않은가?
최근에 또 한 번 글의 힘을 확인한 일을 잠시 이야기하려 한다.
그 글도 ‘시’였으니까.
드라마를 끊은지 오래지만,
아이유 주연에다
‘무해한 드라마, 대사가 문학적’이란 말을 듣고
밥을 먹으며 아이들과 같이 1회를 보았다.
전복을 하나라도 더 따려는 억척같은 엄마와
그 엄마가 아프지 않길 바라는 딸의 애정과 걱정이 담긴
“개점복”이라는 시를 보고 세상 무뚜뚝하던 엄마가
오열하고 전 시댁에서 딸을 데려온다.
덩달아 우는 나에게 네 남자(남편과 아들 셋)가 왜 우냐고 물었고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게 바로 글의 힘이란 거야!”
「전사라 불리는 시인이 있었고, 2024년 12월 3일 전사의 시가 되살아났다... 또다시 마주한 국가 폭력 앞에서 전사 시인의 시 <학살1>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포고령 1호는 학살의 또 다른 이름이었으므로 전사의 시는 그렇게 다시 살아난 것이다.」 _19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글이 고팠다. 좌파·우파 정치색의 문제가 아니다. 상식과 비상식,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 아닌가? 우아한 척 양비론을 주장하는 기사들에 신물이 났는데. 첫 시부터 첫 해설부터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시가, 모든 해설이 좋았다.
그래도 단 한 작품을 꼽자면 나는 이 작품을 꼽으리.
<맑고 흰죽> 부분 _변희수
「이 시는 제주 4·3사건 피해자, 무명천 할머니(故 진아영)의 비극적인 일상을 담고 있다. 턱에 총상을 입어, 일평생 무명천을 두르고 다녔던 할머니는 제주의 아픈 얼굴이자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슬픈 초상이다...
하지만 변희수 시인의 시는 다르다. 시인의 언어는 거대한 역사적 사실보다는 턱과 이가 없어 일평생 위장병과 영양실조를 겪어야 했던 구체적이면서도 애잔한 인간의 삶을 그리고 있다.」 _44
황종권 시인은 이 시를 눈으로도 마음으로도 아니라
‘목이 메도록 읽어지는 것’이라 표현한다.
흰죽조차 부드럽게 넘길 수 없는 삶을
상상이나 해본 적이 있나?
먹고 싶은 음식이 얼마나 많았을까?
이런 시를 보고 내 턱은 성하니 감사해야지 하고 넘기면 될까?
이 답을 어쩌면 마르틴 니묄러의 시로 알려진
<침묵의 대가>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그와 비슷한 일이
나에게 없으리라고 누가 확신하는가?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왔을 때
나를 위해 말해줄 이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남의 고통이고 남의 시련이라 치부하고 넘길 것이 아니라
함께 앓고 함께 소리쳐야하는 이유, 연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시의 내용이 아닐까?
가슴이 뜨거워지지만
오히려 머리는 차갑게 식히는,
감정은 끓어오르지만
오히려 이성은 명료하게 만드는,
2025년 우리의 봄에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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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마이미디어북스 책!
역시 너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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