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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원의 사랑학 수업 - 연애는 덧셈, 섹스는 곱셈
배정원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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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사랑도 알 만큼 아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대학생이 되고 싶어 진다. 지인들을 다 끌어모아 광클을 해서라도 배정원 교수님의 <성과 문화> 강의를 들어보고 싶다. 책으로 읽어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실제 데이트 미션을 하면서 교수님의 라이브 강의를 들으면 얼마나 더 흥미로울 것인가 말이다. 데이트 상대가 누굴지 설렐 것이고, 상대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의외의 매력을 발견하는 일은 즐거운 일일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현명하고 성숙한 사랑법, 이별법 등은 자연스럽게 가장 기본적인 사람과 관계 맺는 법까지 알게 해준다.




배정원 교수님의 <성과 문화> 수업의 ‘데이트 과제’는 랜덤으로 짝을 정해주고 하는 둥 마는 둥 대충 데이트를 하는 것이 아니다. 연락 규칙부터 시작해서, 정해진 데이트 비용(1인 5천원:너무한 것 같기도?>.<), 꼭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규칙까지 꼼꼼하다. 그 꼼꼼함에는 다정함이 깃들어 있다. 외적 매력이 부족하거나, 소극적인 사람들은 깊이 있는 대화 시간이 없다면 좋은 인상을 남기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신경 쓴 듯하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5천 원만 쓸 수 있고 자동차가 있어도 데이트에 사용할 수 없게 한 규칙도 다정하다. 경제적 능력으로 비교당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도시락을 싸 와서 먹고, 선배가 일하는 가게에 가서 얻어먹고 같이 헌혈해서 문화 상품권을 얻기도 하는 경험들은 정말 큰 추억이 될 것이다.
초등학교 2학년만 되어도 누가 누구랑 사귄다는 말이 나오는데, 피가 끓는 20대 청춘들이 연애도 미루고 섹스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면서 안타까웠다. 자기 인생에 대한 걱정과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연애나 사랑에 투자할 시간도 돈도 없다는 것이다. 이무진의 <청춘이 버겁다>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뭐든 이뤄야만 할 것 같은 많은 질문들
마지못해 꾸고 있는 어색한 꿈들
할 수 있다, 힘을 내란 텅 빈 외침들
오늘도 날 스쳐지난다.]
나의 20대만 해도 그 정도로 막막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그들만의 고뇌가 느껴진다. 저자는 그래도 이렇게 조언해 준다. 나도 그 말에 한 표 보태고 싶다.
「마음이 가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이야기하고, 놀고, 사랑을 나누는 일들은 사실 덧셈이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말할 수 없이 불안하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도 연인을 생각하면 힘이 나는 것, 그 존재만으로 실패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 모두 연인의 응원과 격려의 힘이다.」 _58
저자는 연애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 문제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을 알려준다. 사랑의 마침표인 이별을 잘하는 법까지 다정한 동네 언니처럼 알려준다. 가장 중요한 나에게 좋은 사람(나에게 맞는)을 고르는 안목을 기르는 법도 이야기한다. 건강하지 않은 관계의 다섯 가지 신호(강한 집착, 주변으로부터 고립시킴, 심한 질투, 무시, 날뛰는 감정 기복)은 연애 초보 청춘들에게 정말 중요한 내용이다.
첫 섹스는 언제 해야 할지,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가 아니라 ‘자고 나서 나남 추구’)가 과연 좋은지? 첫 성관계 전에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여자와 남자의 성기 구조와 성기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법, 성병과 질병에 대한 정보를 통해 자연스럽게 안전한 성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마지막 장에서 성에 대해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는 이상한 사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성폭력과 스토킹 문제에서 피해자(대부분이 여성)가 여전히 약자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다이어트, 성형, 브라질리언 왁싱, 먹방과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을 언급하면서 사회가 원하는 또는 유행하는 외적 이미지에 맞추려는 세태를 지적한다.
사랑과 관계를 잘 하기 위해서 결국은 기본적으로 자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책도 사랑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했지만 결국 끝은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예비 연인, 소원해진 부부, 사랑이 어려운 사람, 섹스의 A-Z가 궁금한 사람, 성인이 될 준비 중인 고등학생(바람직한 섹슈얼리티 교육용)에게도 굉장히 유익할 책이다.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