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처럼 - 진화생물학으로 밝혀내는 늙지 않음의 과학
스티븐 어스태드 지음, 김성훈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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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평균 수명이 늘었고 사회와 의료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살게 되면서 이제 ‘오래 사는 것’이 소원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즉, ‘건강 수명’을 늘어나는 수명과 균형을 맞춰가는 것을 중요시한다. 이 책은 ‘30년 넘게 땅속을 누비는 벌거숭이두더지쥐, 50년 넘게 하늘을 가르는 갈매기, 100년 넘게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 등’의 ‘라이프 스타일을 파고들어 수명과 노화에 대한 놀라운 지식과 깊은 깨달음’을 전하고자 한다.


사실, ‘진화생물학으로 밝혀내는 늙지 않음의 과학’이라는 표지 문구가 성경을 믿는 크리스찬의 입장에서는 여러 면에서 거슬렸다. ‘진화’는 ‘창조’와 상반되며, ‘늙지 않음’은 순리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방부제 미모를 유지하는 늙지 않음에 포커스가 맞춰진 책이라면 볼 이유가 없었겠지만, 인류의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실마리를 찾아 나간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어 보인다. ‘건강’을 잃은 ‘장수’는 가장 피하고 싶고 두려워하는 미래의 내 모습 중 하나다.


「미드웨이 섬에서 새끼를 치고 있는 50만 마리의 알바트로스 사이에서 반세기 전에 자기가 직접 고리를 달아준 새와 우연히 만났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_p76

몸은 작은 고양이 크기지만 날개를 미국 프로농구 선수 르브로 제임스만 하다고 할 만큼 길고 멋진 날개를 가진 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을 파괴하고 1만 6000명의 사망자를 낸 일본 지진에서 밀려온 쓰나미가 미드웨이섬을 덮쳐 수십만 마리의 알바트로스가 죽었지만 위즈덤은 살아남았고 최소 일흔 살이 된 지금도 새끼를 낳고 있다고 한다. 평생 480만 킬로미터(달을 여섯 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 이상 날아다녔고 수십 년 동안 몇몇의 연인을 저세상으로 보내고 다시 최근에 자기보다 훨씬 젊은 수컷과 짝을 지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고 한다. 젊은 연인도 부럽지만 일흔의 나이에도 원기 왕성한, 건강한 모습에 매료된다. 알바트로스 외에도 장수지수가 높은 바닷새들은 모두 섬에 살면서 일 년에 하나의 알만 낳으며 번식을 뒤로 미루어 천천히 하는 특성을 보인다.


*장수지수란? 한 동물이 체구가 같은 동물원 동물의 장수 기록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얼마나 오래 사는지를 말하는 값.

위즈덤 보다 훨씬 작은 몸으로 논스톱으로 1000킬로미터씩 날 수 있는 놀라운 새가 있다. 초당 80회 날갯짓을 하는 벌새는 에너지 대사율이 상당히 높고 고혈당, 고온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장수지수가 높다. 저자는 이런 새들이 분명 항산화 방어 메커니즘과 신속한 복구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믿는데 연구가 너무 부족함을 애석하게 여긴다.



「장수하는 새와 박쥐들은 장수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체력, 지구력, 기민함을 유지하고, 감각과 인지능력도 예민하게 유지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닮고 싶어 하는 장수다. 하지만 요즘 생의학 실험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종은 수명이 짧고 급속히 노화하는 생물종들이다. 이런 종에 계속 매달릴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장수하는 동물들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_p115


평생 세포 복제를 계속 하는 종(인간도 해당)은 종류를 막론하고 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한다. 세포가 복제 능력을 유지하는 한, 그 복제가 통제를 벗어날 잠재력도 함께 유지되기 때문이다. 로셸 버펜스타인이 연구한 천마리 이상의 벌거숭이두더지쥐를 사후 검사한 결과 단 번도 암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점점 더 많은 조사가 이뤄지면서 결국 암이 몇 개 발견되긴 했으나 잘 연구된 다른 종의 늙은 동물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드문 경우라고 한다. 이 연구는 비교적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벌거숭이두더지쥐의 피부에서 발견한 히알루론산이라는 물질이 암 저항성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인간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건강 수명이 발맞춰지지 않는다면 엄청난 의료지원이 필요로 하게 될 것이고 사회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랜 시간 동안 치매와 장애, 질환에 의한 고통 속에서 보내지 않도록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 연구 결과만 기다리고 있기에는 우리 삶이 너무 짧다. 각자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수면, 운동, 식생활에 정성을 들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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