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오피셜 뱅크시
알레산드라 마탄자 지음, 정다은 옮김 / Pensel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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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오피셜뱅크시 (UNOFFICIAL BANKSY)

#알레산드라마탄자

#Pensel

이 책을 통해 뱅크시가 누구인지에 조금 더 근접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면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갈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뱅크시의 어린 시절이라든지 성장 과정이라든지, 결혼을 했는지 따위의 사적인 정보는 전혀 없다. 그저 그가 남긴 작품들과 그 작품에 담긴 메시지들만 있을 뿐이다. 그는 경찰과 CCTV를 피해 생각지도 못한 곳에 그라피티나 스텐실을 남기고 미술관에 몰래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등 홍길동같이(저자는 그를 ‘현대판 언더그라운드 버전의 조로’라고 표현함) 뜻밖의 의미 있는 장소에 메시지를 남긴다.

「뱅크시는 얼굴이 아니라 메시지다. 가슴을 후벼 파는 글귀이자, 스텐실이자, 아이디어이자, 이미지다. 그것을 통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의 작품은 사회를 곤란하게 만든다. 정부의 강박적인 통제 시스템, 전쟁, 학살, 폭력, 학대, 불의를 비판하고 규탄한다. 뱅크시는 종종 잊힌 영웅들의 존재를 상기한다.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평가하고 비난하는 낡은 정신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그런 영웅이다.」 _p23

뱅크시는 불법행위인 반달리즘을 렘브란트급의 고급 예술품만큼이나 비싼 값에 팔리는 작품으로 바꿔놓았다. 그의 작품은 미술관·갤러리·컬렉터들이 원하는 귀중한 예술품이 되었고, 거리 예술가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힘을 발휘하게 됐으며, 당국에서는 이제 개입을 하기 전에 심사숙고하게 되었다.

뱅크시의 상징과 같이 느껴질 정도로 그의 작품에 쥐가 자주 등장한다. 그 쥐들은 평범한 사람이기도, 위선적이며 자신을 우월하다 뽐내는 인간에 대한 경멸을 상징하기도 한다.

“인간이 하는 경쟁은 가장 어리석고 불공평한 경주같다. 대부분의 주자가 제대로 된 운동화를 신거나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한다. 그런데 어떤 선수는 날때부터 훨씬 앞서있고, 달리는 내내 온갖 도움을 받는다. 심판마저도 그쪽 편에 선다...... 인간들이 경주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사람이 발가벗고 달리는 것이다.” _p39

그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통해 정치적 사회적 저항의 메시지를 던지고 동물들을 통해 인간이 동물들과 지구에 행하는 가학적 행동들을 비판하기도 한다. 2017년 뱅크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영역을 갈라놓은 벽 앞에 ‘벽에 가로막힌 호텔’을 열어, 온 세상 사람에게 팔레스타인의 문제를 보여주면서 그곳 주민의 일자리까지 창출해냈다. 기후문제, 난민, 아프리카 기아 문제, 자본주의의 폐해, 세계 곳곳의 약자들을 옹호하고 그 반대편에 선 자들을 비판한다.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작품 자체도 훌륭하지만,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우리 사회에 주는 의미 크기에 더 가치 있게 느껴진다. 지나치게 심각하거나 무겁지 않은, 재치있는 해학미가 넘치는 그의 작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미래에는 모든 사람이 15분 정도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을 것이다.”라는 앤디 워홀의 말에 대해 뱅크시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정체를 밝히는 일에 전혀 관심이 없어요. 세상에는 이미 남 앞에서 추한 민낯을 드러내려고 기를 쓰는 고집 센 멍청이가 차고 넘치잖아요. 요즘 아이들한테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면 ‘유명해지고 싶다’고들 해요. ‘왜 유명해지고 싶냐?’고 물어보면 이유를 모르거나, 딱히 신경도 쓰지 않죠. 제가 볼 땐 앤디 워홀이 잘못 생각한 것 같아요. 미래에는 누구나 너무 유명해지는 바람에 다들 15분 만이라도 익명으로 지내길 원할 것 같거든요.” _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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