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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청소일로 돈 벌고 있습니다 - ‘청소를 제일 잘한다’는 업체로 거듭나기까지 청소업의 모든 것
박주혜 지음 / 설렘(SEOLREM) / 2022년 8월
평점 :
「행복의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꼭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흔히 닫힌 문은 너무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우리를 위해 열려 있는 문은 보지 못한다. -헬렌켈러」 _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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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임신과 출산과 육아를 거치면서 나는 오로지 ‘아이들’만을 위해 사는 부가적인 존재처럼 느껴졌던 때가 있다. 그 느낌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별개로 나를 참 괴롭게 했고 고민 끝에, 막내가 어린이집에 적응을 마친 뒤부터 일을 다시 시작했었다. 2년 정도 일을 했는데 둘째의 초등 입학과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다시 일을 그만둔 지 2년 반이 지났다. 요즘 다시 ‘부가적인 존재’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가슴 아픈 일들과 맞물려 마음이 조금 무거웠는데 인친이신 주혜님의 이 책이 꽁꽁 숨어 있던 나의 파이팅을 잡아 고개들게 해 주었다.
저자는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입주지원센터 매니저가 추천해 준 청소전문업체에 입주 청소를 맡겼는데 정말 성의 없는 청소와 불친절한 태도에 실망함과 동시에 짧은 시간 일하고 제법 많은 돈을 벌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 같으면 분명 ‘와 청소일이 제법 돈이 되겠다!’라고 감탄하고 끝났을 텐데 저자는 자신의 제2의 직업을 ‘청소일’로 정한다.
청소일을 배우고 싶어 소위 청소전문업체에 전화를 해서 직접 일을 하면서 배워보려 했으나, 퐁퐁과 락스와 수세미와 걸레 2장과 “집에서 화장실 청소해봤죠?”라는 말이 전부였다고 한다. 기존 업체들에게 배울 것이 없다는 다소 오만한 결론을 내린 저자는 친언니와 함께 연구하고 배우며 창업 준비를 한다. 저자는 세 아이를 키우며 창업을 하고 신뢰받는 청소회사로 성장시킬 뿐 아니라 국비지원 청소전문 교육학원까지 운영하기에 이른다. 그 많은 일을 육체적으로도 해내는 것이 정말 대단해 보였지만, 무엇보다 저자의 정신력에 존경과 박수를 보내고 싶다.
「“원장님, 청소업체를 운영하는 데 가장 큰 결격사유가 뭐예요?”
질문을 받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분노조절장애가 있으면 힘들 것 같네요”라고 대답하자 훈련생들은 일제히 빵 터졌다.」_p35
어느 사회, 하다못해 꼬마들이 모여 노는 무리 안에서도 ‘갑을관계’는 항상 발생한다. 핫한 장난감을 가진 아이는 갑이 되고 없는 아이는 을이 되어 갑의 말을 따라야 한 번 만져볼 수 있는 것이다. 청소업계에서 고객은 단연 갑의 본보기를 제대로 보여 준다.(물론 좋은 고객이 훨씬 더 많다고 함) 이유 있는 컴플레인이 아니라 부당한 트집들과 인격적인 모욕과 sns에 올려서 매장시키겠다는 협박까지 글을 읽는 것만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직접 그 상황에서 을의 위치에 놓인다면? 나는 과연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늘상 ‘난 힘든 건 참아도 억울한 건 못 참아!’를 외치고 다니는 나라면 대판 싸웠을 것이다. 저자의 인내심과 더 후에 일을 생각하며 참는 지혜로움과 어른스러움에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일’이라면 나이 드신 어른들이 노후에 소일거리로, 또는 생계를 위해 하는 수 없이 하는 일이라는 편견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강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세상은 많이 변했고 단단한 벽돌 같은 그 편견도 이제 고무 벽돌(만약 있다면)같이 조금은 말랑해지는 듯하다. 청소도 이제 ‘전문직’으로 자리 잡고 있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인재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한다. 요즘 사람들은 ‘청소일’에 내 ‘시간과 노동’을 쓰는 것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돈’을 쓰는 것을 더 선호하니 당연한 일이다. 저자는 꾸준히 말한다. 이 분야는 아직 블루오션이라고 이 분야에 일하는 분들이 이제 자격지심을 버리고 자긍심을 가지실 수 있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고!
「청소는 아무나 하거나, 할 게 없어서 하건, 누가 해도 다 시켜주는 직업이 아닌, 전문적으로 교육받고, 준비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전문 직업이라는 시선의 변화. 조금씩 시작되고 있는 이 변화가 점점 더 확대되기를 고대하고, 청소업에 종사하는 분들 모두가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