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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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재와 그들의 가장 내밀한 욕망, 행복에 대한 그들의 몸서리 나는 의지 사이에는 도대체 어떤 벽이 가로놓여 있는 걸까?」 _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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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로 강한 인상을 남긴 자유로운 영혼을 소유한 작가 ‘사강’의 작품을 드디어 읽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사놓고 아직 펼치지 못한 건 어쩌면 사강의 저 말에 나는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무인도에서 혼자 살지 않는 한,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된 사회에 속해 사는 한 누군가에게 조금의 상처도 입히지 않고 오롯이 ‘나’만 파괴하는 것이 가능할까? 


도로시 시모어.

배우로서 큰 성공을 거머쥔 스물다섯을 지나, 스물다섯 살 반에 결혼, 몇몇 소송에 휘말려 빈털터리가 된 스물일곱 살 후로 시나리오 작가로서 웬만큼 성공도 했고 딸과 손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에게 인기도 많은 마흔다섯 살의 여성이다. 지금은 근사한 남자 폴 브레트가 그녀에게 목을 매고 있다. 


도로시는 폴과 함께 드라이브 중 폴의 차에 뛰어든 ‘루이스’라는 젊은 청년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보호자도 없는 그를 도로시는 집으로 데려와 다리가 나을 때까지 머물게 하는데 다리가 다 나아도 루이스는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기 오리에게 일어나는 각인현상을 도로시에게 경험한 듯 오직 그녀만을 쫓는다. 도로시와 루이스는 자연스럽게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과거를 알게되고 친밀해 진다. 


「한마디로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 두 인간 존재가 맺을 수 있는 매우 진화되고 기묘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런데 루이스는 지나간 내 사랑들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하면서도 자신의 사랑에 대해서는 절대 이야기하지 않았다.」 _p38


대화 도중에 도로시의 두 번째 전남편 프랭크가 떠났을 때 그녀가 마치 병든 짐승 같았다는 이야기를 루이스는 유심히 들었고 얼마 후, 프랭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려 온다. 그리고 ‘할리우드의 악명 높은 권력자이며 도로시와 원한 관계가 있는’ 제리 볼튼도, 도로시의 두 번째 전남편 프랭크를 빼앗아간 여배우 슈림프도, 촬영장에서 도로시에게 모욕을 준 감독 빌 매클리도 사망한다. 


솔직히 프랭크의 사망 소식부터 나는 예감했지만, 도로시는 너무 늦게 눈치챈다. 더 빨리 알았더라면 그녀는 루이스를 가차 없이 경찰에 넘길 수 있었을까? 도로시를 사랑하지만 도로시를 탐하지 않고 그저 그녀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루이스! 이렇게 말하면 진정한 플라토닉 러브 같지만, 그녀를 괴롭게 한 모든 사람을 처리(?)하는(결코 그녀가 바란 일이 아님에도) 그의 행동은 그저 미친 짓일 뿐이다. 모든 것을 알게 된 도로시는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간기능 장애가 올 정도로 큰 고민을 하지만 결국 그녀는 눈을 감기로 한다. 한 번의 스크린 테스트로 할리우드 배우가 될 정도로 매혹적인 외모에 신비스러운 느낌을 가진 20대 중반의 청년이 마흔다섯 살인 자신에게 지극히 헌신적이고 다정하며 절대 자신의 허락 없이 다시는 살인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데 어쩌겠는가? 


소설의 중반부를 넘어서 드러나는 ‘매사 무감동하던 루이스가 도로시에게 극단적인 사랑을 느끼게 된 이유’가 나의 입맛을 쓰게 만든다. 


「난 열여섯 살까지 고생을 많이 한 편이에요. 사람들은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죠. 그런데 열여섯 살이 지나자 모든 사람이 날 원했어요. 남자, 여자, 모두요····하지만 거기엔 조건이 있었죠/ 당신이 내게 베푼 친절이 순수한 선의에서 나왔다는 걸 알았을 때, 난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_p117


달콤시큼한 사랑 이야기를 예상했으나 적당한 긴장감을 주는 스릴러 같은 소설이다. 사강과 첫 만남으로 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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