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거주불능 지구 - 한계치를 넘어 종말로 치닫는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화면 속을 뚫어지게 바라봐. 그럼 지구가 죽어 가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니까.”

_케이트 템페스트

 

#2050거주불능지구 (The Uninhabitable Earth)

#데이비드월러스웰즈

#추수밭

 

며칠 전 읽은 책에서 알게 된 하얀 하늘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지구에 닥쳐올(일부는 이미 와있는) 12가지 기후 재난 시나리오로 인해 회전의자에서 떨어져 머리를 세게 부딪혔을 때만큼 정신이 혼미해졌다. 막연하게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는 몰랐던, 어쩌면 모르고 싶었던 재난 영화 같은 우리 지구의 미래 모습들이었다. 살인적인 폭염, 빈곤과 굶주림, 해수면 상승, 치솟는 산불, 그저 어느 하루 날씨처럼 익숙해져 가는 재난들, 갈증과 가뭄, 오염으로 사체가 쌓이는 바다, 높아져 가는 공기 중 CO2 농도와 미세 플라스틱의 위협, 더욱 강하고 빨라진 바이러스와 존재도 몰랐던 수많은 박테리아의 출현, 무너지는 경제, 점점 부족해지는 자원을 두고 일어날 전쟁, 개인 간에 발생하는 분노와 폭력, 연쇄적인 재난으로 인한 시스템의 붕괴와 재난 트라우마와 우울증 등의 정신 건강의 문제와 같은 이야기를 읽어 나가다 보면, “이제 그만~”을 외치고 싶어졌다.

 

이제 그만, 우리 모두 정신 차려!”

 

지구 온난화가 문제로 인식된 지 70~8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문제에 대처하고 스스로를 보호하기는커녕 에너지 생산 및 소비 방식에 이렇다 할 조정을 가하지 않았다._p75

 

제임스 핸슨이 1988년 미국 의회에 나가 최초로 지구 온난화에 관해 증언하면서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설립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과학의 침묵현상(기후 학자들이 내놓은 부정적인 기후변화 예측이 대중에게 일으킬 파장이 염려되어, 또는 정치적 압박으로 인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조심하게 되는 현상)으로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잘 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2018IPCC 보고서(기온이 1.5도 상승할 때에 비해 2도 상승할 경우 일어날 기후 재난을 경고)를 통해 과학의 침묵 현상은 봉인해제 되었다. 2010년 러시아에서는 폭염으로 총 55,000명이 사망했고, 2017년 휴스턴에서는 허리케인 하비가 초래한 ‘50년 만에 한 번겪을 법한 폭우가 텍사스를 덮쳤으며, 같은 해 10월에 북부 캘리포니아에서는 단 이틀 만에 172건의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2018년이 되어서야 봉인해제를 한 점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우리는 기후 학자들의 수많은 연구 논문과 책,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제법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지금처럼 삼시 세끼 고기반찬에, 치즈가 잔뜩 들어간 피자나 샌드위치를 즐겨 먹고, 물도 전기도 석유도 팡팡 쓰면서 탄소 발자국을 꽝꽝 찍으며 돌아다니기를 계속 유지한다면 아주 빨리 그것들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다 알고 있다.

 

규모(bigness) 편향이란 말이 있다.

기후 변화는 너무나 규모가 거대하고 영향이 강렬해서 우리로 하여금 마치 태양을 보고 피하듯 반사적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다._p243

 

저자는 과학이 내놓은 오해의 여지 없이 명확한 편임에도 책에 나오는 잠정적인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아마도, 어쩌면, 추측건대와 같은 단어가 강박적으로 따라 붙는 이유가 인간 행동이라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간 행동이라는 변수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에게 재난을 멈추는 데 필요한 도구가 모두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탄소세를 도입할 수 있고 더러운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몰아내도록 정치적 기구를 활용할 수 있으며 새로운 방식의 농경 기술을 적용할 수 있고 세계인의 식단에서 소고기와 우유를 줄여 나갈 수 있으며 녹색 에너지와 탄소포집 기술에 공공 투자를 할 수도 있다._p341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는 꼭 필요하다. 희망이 없다면 용기도 사라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자칫 안이한 삶으로 돌아갈까 염려스럽다. 저절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반드시 불편함이 따르고 경제적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결국 더 많은 부와 자유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내려놔야 할 것이다.

 

병든 세상을 인식하더라도 정치적 참여로 마무리 짓지 않는다면 웰니스를 얻는데서 그치고 만다._p283

 

, 당랑규선(螳螂窺蟬) :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고 엿본다는 말로, 눈 앞의 이익에 어두워 뒤에 따를 걱정거리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