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김보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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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후세에게 지구를 물려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내가 지구에 살 수 있느냐 없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_이정모(추천의 글)

 


 

파란 하늘이 너무 좋다. 불멍·물멍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면, 하늘멍은 왠지 희망적인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을 준다. 이런 나에게 책 표지에 적힌 인류는 더이상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라는 문장은 꽤 충격적이다.

 

태양 지구 공학은 화산이 지구를 식힐 수 있다면 인간도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무수히 많은 반사 입자를 성층권에 살포하여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광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 예일 대학교의 웨이크 스미스와 뉴욕 대학교의 거노트 와그너는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 전용기(SAIL)’ 개발을 검토하고, 태양 지구 공학은 다른 방법들과 비교할 때 저렴하면서 빨라 SAIL함대가 가동에 들어가면 냉각은 곧바로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것이 진정한 해법이라면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다. 성층권에 뿌린 방해석(탄산칼슘)이나 황산염(혹은 또 다른 후보 물질인 다이아몬드)입자는 몇 년이 지나면 다시 땅으로 떨어지므로, 계속 보충해주어야 한다. 또 온난화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SAIL의 탑재 용량은 점점 커져야 할 것이고 비행 횟수도 늘어나야 할 것이며 이는 결국 CO2를 더 많이 발생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다.

 

더 많은 입자가 성층권에 주입될수록 기이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태양 지구 공학으로 CO2 농도 560ppm-21세기 후반이면 거뜬히 이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를 상쇄하는 방안을 검토한 연구자들은 이것이 하늘의 모습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로 흰색이 새로운 하늘색이 될 것이다._p237

 

하버드 대학교 환경센터의 센터장이며 맥아더 재단상 수상자이기도 한 댄 슈래그는 만일 우리가 내일 CO2 배출을 중단한다고 해도, 최소한 수 세기 동안은 온난화가 지속될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린 이미 2°C라는 임계점에 도달한 것’, ‘운이 좋아도 4°C에서나 멈출 것이라고 말한다.

 

당장 내 나라, 내 집이 물에 잠겨 사라지지 않기에 우리는 실감하지 못하지만 정말 위기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10년 뒤 인천공항과 해운대도 잠길 수 있다고 한다. 202110, 남태평양 가운데 해발 고도 2~3m에 위치한 섬나라 투발루의 외무장관이 한 수중 연설이 큰 화제가 됐다. 지구가열화가 현재 속도로 유지될 경우 나라가 50년 이내 수몰될 수도 있으며 전국민이 기후 난민이 될 지경에 놓였다며 국제 사회에 적극적인 대책을 호소한 것이다.

 

시카고 운하로 인해 미시시피강과 오대호 두 수생 권역이 연결되면서 발생한 아시아 잉어의 재앙(오대호 생태계에 아시아 잉어의 유입은 큰 위협이 됨)을 해결하기 위해 수문학적 분리가 절실하지만,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뉴올리언스 미시시피의 대홍수 이후 미시시피강 홍수 통제권을 국유화하고 나자 공병대는 제방을 연장했고, 범람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자 퇴적의 종말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사탕수수를 괴롭히는 딱정벌레 유충을 퇴치하기 위해 수수두꺼비를 호주 사탕수수 재배 지역 강과 연못에 방출했다. 애석하게도 딱정벌레 퇴치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독이 있는 수수두꺼비에 대한 경험이 없는 호주 토착종들은 수수두꺼비를 먹으려다 멸종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 책은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일어난 또 다른 문제를 풀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다루었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엔지니어와 유전 공학자, 생물학자와 미생물학자, 대기 과학자와 대기 기업가를 인터뷰했다. 그들은 예외 없이 자기 일에 열정적이었지만, 그 열정은 또한 예외 없이 의심으로 상쇄되었다. 전기 물고기 장벽, 콘크리트 크레바스, 가짜 동굴, 합성 구름에 들어있는 정신은 기술 낙관론이라기보다는 기술 숙명론에 가까웠다._p258

 

인류와 생명, 지구를 위해 연구하고 애쓰고 있는 많은 전문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지금 지구는 어떤 가능성도 열어놓고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위기 상황에 놓여 있음이 확실하다. 하지만 연구만을 위한 연구는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이다.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기후위기의 기술적 대책을 고민할 때, 정치인들은 그 대책이 실현될 수 있는 법적 방안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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