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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차 일기
버드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6월
평점 :
종류별 똥차를 알아보고 미리미리 피합시다!
#똥차일기
#버드지음
#스튜디오오드리
노랑 바탕에 검정 글씨, 강단있어 보이는 표정의 병아리 얼굴, 빠지직 깨어진 하트!
강렬한 표지 디자인으로 일단 지나가던 북스타그래머 발목을 붙잡는데 성공~!
검은색 띠지까지 한 몫 단단히 한다.
흔히 잘나가는 인싸 남친, 친구들과 자기 여친의 가슴에 대해 떠들어대고 주변 여자들에 대해 격떨어지는 품평이나 떠들어대는 남친, 주변에 넘쳐나는 여사친들과 거리를 두기는커녕 더 적극적으로 들이대듯 먼저 연락하고 단둘이 만남도 서슴지 않고, 여친이 싫어하니 몰래 만나는 남친. 결국은 바람피다 딱 걸린 남친.
연애 초기 “넌 어쩌면 댓글로 질투하는 것도 귀엽냐.”던 그는 후에 “내 여사친들이 너 무서워서 댓글을 못 달겠다고 하더라.”라며 타박을 주는 남친.
오는 여자 안막고 가는 여자도 붙잡아 두어야 하는 이상하지만 명백한 똥차다.
이 외에도 계산을 미루는 부잣집 도련님 ‘계산기형 똥차’,
상대에 따라 얼굴을 바꾸는 ‘가면형 똥차’,
고백, 스킨십, 섹스까지 일방통행? ‘불도저형 똥차’,
달콤하게 왈왈 개소리하는 ‘달변가 똥차’ 등등.
내 앞에 다가오는 저 차가 똥차인지 아닌지 가려주는 똥차 레이더를 장착하고 똥차를 감별할 수 있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나는 차(연애)를 두 번 밖에 못 타 봤고, 다행히 똥차도 아니었기에 저런 남자를 만나면 어떨지 사실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저런 사람이 인싸였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울뿐더러 그 사람의 여사친들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돈 많고 겉만 번지르르 하면 인싸가 되는 세상인가? 그렇다면 정말 더러븐 세상이다.
유쾌한 책인 줄 알았지만,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이미 똥차쯤이야(이제 와서 가릴 차도 없지만) 실눈 뜨고도 가려낼 자신이 있는 아줌마에게는 큰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막 연애를 시작한 청춘들에게, 그리고 자꾸 자신의 연인에게 휘둘리며 나를 잃어가는 연애를 하는 분들에게 자신의 연인이 똥차임을 인정하고 그만 하차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골라서 만나는 거다!”
검은색 띠지에 적힌 문구다. 자 이제 자신의 연인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할 때다.
모든 사람이 똥차를 가려서 만난다면 잔뜩 남은 똥차들은 폐차장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