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회복력 - 건강한 나와 연결하는 힘
야스민 카르발하이로 지음, 한윤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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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추고, 휴식하고, 있는 그대로 투영하는 능력은 우리에게 자유를 선사한다. _p69

 

 

심리상담사가 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바로 당사자가 개인 또는 집단 상담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자기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해결하지 못한 심리적 갈등이나 트라우마를 가진 심리상담사는 그것과 유사한 문제를 가진 내담자를 만날 경우, 평정심을 잃고 감정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생각해 볼 때, 심리적 어려움을 잘 극복해낸 상담사라면 자기와 같은 문제를 가진 내담자를 대할 때, 이론적으로만 배운 상담사보다 더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런 케이스라 할 수 있겠다.

 

자기 회복력의 저자 야스민 카르발하이로는 학업, 외모, , 친구, 연애에 걸친 모든 면에서 무결점의 완벽한 삶을 살다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공황발작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공황발작 증상의 원인이 심리적인 것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결국 일반적인 불안장애로까지 이어진다. 뒤늦게 일반 심리치료와 게슈탈트 심리치료를 통해 타고난 성격을 바꾸고 사고와 행동을 재정비한 뒤 타인과 동행하기 위해 교육을 받아 심리치료사가 된다. 저자는 이 불청객 같은 공황발작을 수호천사라고 다정하게 부르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언제나 자신감 넘치던 내 마음에 불안을 흘려 넣은 공황발작이 없었더라면, 예전에 그랬듯 난 지금까지도 나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과도 제대로 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채 그렇게 아등바등 살고 있었을 것이다.”_p13

 

저자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타인 앞에서 특정한 모습을 연기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이자, 나의 인격 안에 존재하는 단편적인 부분을 퍼포먼스-라 부르는데, 이는 성과, 목표 달성, 통제, 현 상태의 최적화에 관한드라이브(drive)자신의 본모습 대신 타인이 바라거나 원할거라 예상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며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인 패닉(panic)이라는 두 가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이 두 시스템이 계속 활성화되어 있으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해서 더 좋은 성과, 발전에 집착하고 타인이 원하는 모습에 맞추려 노력하는 퍼포먼스-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되고 결국 퍼포먼스-에 빠지고 만다. 이 덫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케어(care) 시스템을 활성화시켜(잠시 멈추고 생각하면서 를 위한 더 나은 새로운 선택지를 찾아내는 것) ‘접촉된-와 연결되어야 한다.

진짜 나를 알아보는 자가 테스트’(50문항)를 통해서 나의 상태를 평가해볼 수 있는데, 나는 117점을 받아 때때로 퍼모먼스-나에 이끌려 갈 수 있으니 기쁜 마음으로 연습하라고 한다. 그렇다면 또 다소 성실한 나는 해 보기로 한다.

 

자기 회복력 프로그램은 그라운딩(GROUNDING: 호흡을 가다듬고 내면의 안정 찾기)/ 디톡싱(DETOXING: 가짜 나를 흘려보내고 진짜 나와 접촉하기)/ 러빙(LOVING: 습관이 아닌 심장이 시키는 대로 하기)/ 본딩(BONDING: 타인과의 관계에서 중심잡기)/ 바운딩(BOUNDING: 나만의 적정 거리 찾기)/ 그로잉(GROWING: 진짜 나로 도약하기)의 총 6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딱히 이 6단계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관계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 번 아웃 상태인 사람, 우울증, 낮은 자존감, 지나친 완벽주의로 괴로운 사람 등에게 굉장히 유용한 프로그램임 확실하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 치료사와 만나 상담을 진행할 때 이야기다. 이 책 한 권을 가지고 혼자 프로그램을 따라가고 훈련하고 연습하기에는 내용이 복잡하고 덜 구체적으로 보인다.

 

이전에 나는 아동발달센터에서 일했었다. 매 시간마다 10분 부모 상담을 하며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자극들을 설명하면 고개를 끄덕이며 집으로 돌아가시지만, 다음 상담 시간에 여쭤보면 실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명을 들을 땐 이해되지만 막상 혼자 그 상황에 맞닥뜨리면 어떻게 말하고 대처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일반인이 이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해서 자기 스스로 6단계를 따라 연습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 주변을 신경쓰며 보여지는 나를 만들어가느라 지친 사람들에게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으로, 신체 치료, 마음챙김 코칭에 대한 정보를 얻어 치료사를 찾아갈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로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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