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다의 목격 사계절 1318 문고 131
최상희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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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학교 운동장 스탠드,
아이스크림을 들고 나란히 앉은
사람과 너구리. 표지그림이다.
둘은 무슨 관계일까?

이 책은 <닷다의 목격>을 선두로 해서 <제물>, <사과의 반쪽>, <그래도 될까>, <국경의 시장>, <화성의 플레이볼>, <튤리파의 도서관> 등 총 7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닷다의 목격>
둘 중 인간은 '닷다', 너구리는 '바닐라빈'이다. 닷다의 눈에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많은 존재들이 보인다.

📖10쪽_ 내가 보는 것들은 다채로웠다..... 영화관 옆자리에서 화면에 좀비가 나올 때마다 소리 지르던 하이에나(굉장히 즐거워하는 표정이었다), 언젠가 편의점에서 핫도그를 데우려고 전자레인지를 열었을 때는 안에 이구아나 한 마리가 몸을 말고 자고 있었다. _

웃음이 픽 나왔다. 무시무시한 혼령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귀엽기도 우스꽝스럽기도 한 동물의 모습이라니.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사람도 보인다며 나오는 존재들도 그냥 존재할 뿐 누군가를 위협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을 위협하는 존재는 사람들이지.

닷다의 교실에 나타난 토실토실한 너구리는 급식을 먹기 위해 왔고 자신을 알아보는 닷다와 이야기 중에 '바닐라 빈'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 존재들이 사람들의 감정을 에너지로 삼는다는 것을 알려 준다.

여학생 화장실에서 닷다의 옆을 스쳐 남학생들이 달아나고 여학생들이 뒤쫓아가 폭력사태까지 일어난다.
결국 학주에게 불려간 아이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몰카를 촬영한 핸드폰 확인을 여학생들이 요구했으나 학주는 얼굴을 붉히며 거부한다. 게다가 싸움을 했던 여학생들은 학폭의 가해자가 되어있다.

그 사건 이후로 갑자기 '악취나는 음식물 쓰레기로 가득찬 검은 비닐봉지'처럼 보이는 존재가 교실에 나타나지만 닷다는 못 본체 하기로 한다. 닷다에게 목격자가 되어달라는 양다솔의 부탁을 거절하고 못 본걸로 하려 하자 그 존재는 점점 거대해진다.
아마도 그 존재는 사람들의 무관심을 먹고 사는 걸까?

결국 닷다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리고 바닐라빈의 에너지원은 무엇이엇을까?

<제물>
도시 경계선 밖, 황량한 들판에 존재한다는(누구도 확실히 그 괴물을 본 사람이 없음) 괴물에게 15~17세 소녀를 제물로 바친다. 나만 아니면, 내 가족만 아니면 되니 제물 소녀가 뽑히자 군중이 환호한다. 비인간적인 설정이지만 인간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법도 한 일이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제물 제비 뽑기가 있기 전 날, 무나의 동생이 한 말이 기억에 남았다.

📖46쪽_ "왜 사람들은 싸우지 않아?.. 나쁜 괴물은 싸워서 물리쳐야지. 그렇지 않아, 언니?"

<튤리파의 도서관>
이야기의 배경은 아주 먼 미래, 지구는 아마도 더 이상의 인구증가를 감당할 수 없었을테고 사람들은 우주를 개척했을테다.

튤리파 부근에 위치한 T9별에 T9주유소와 도서관을 관리하는 '오우나'. 혼자지만 로라(고양이)와 함께이기에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느 날 한 우주선에서 내린 지우라는 여자아이와 도서관에서 음식도 나눠먹고 책도 읽으며 친해진다. 우주선을 정비하고 곧 떠날 줄 알았던 그들은 하루 더 머물게 되었고 다음 날 지우는 말썽꾸러기 동생까지 데려온다. 소리지르고 뛰어다니는 인간을 처음 본 로라는 구석에 숨고, 그들의 우주선이 떠난 뒤에도 로라는 보이지 않는다. 넓은 우주 속의 작은 별에 홀로 남은 오우나의 절망감,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 사랑인 로라를 잃은 상실감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식상하더라고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이 딱 맞을 듯 싶다.
그녀는 스스로 냉동 인간이 되기로 한다. 30년 후에 누군가 그녀를 깨운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해피엔딩이 좋다.

<사과의 반쪽>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래되 될까>는 괴기스럽고 너무 비극적이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들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의 메세지가 담겨있다. 그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일지라도 몰입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고 분명 따뜻한 분일거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최상희 작가님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작가님의 장편 소설 <마령의 세계>가 궁금해진다.

도서지원 #사계절
#화성의플레이볼 #튤리파의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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