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도 그림책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림책을 보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의 나 뿐 아니라 인생 전체가 들어있는 그림책들을 만날 때면 마음 속 한 구석이 따뜻해짐을 느끼곤 합니다. 백희나,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수상 소식을 들으며 나도 그림책을 써 보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 들었습니다. 작가의 마음과 편집자의 눈으로 바라본 그림책은 과연 어떨까요. [ 그림책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 ]는 그림책 작가이자 편집자로 긴 시간 몸 담은 최은영 편집자가 쓴 책입니다.
그림책을 쓰고 싶은 당신이라면
손바닥만한 작은 책 속에 그림책 쓰기에 대한 노하우들이 몽땅 담겨있습니다. 그림책은 다른 소설이나 수필과 비교해서 쉽겠지? 하며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치는 순간들이 있네요. 이 정도 그림책은 나도 쓰겠다, 며 그림책을 만만하게 봤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고작 스무 장 안에 그림책의 묘미가 다 들어 있어야 하고, 이야기는 흡입력이 있어야 하니까요. 책이 탄생하는 과정들이 쉽지 않듯이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쉽게 보는 그림책도 편집, 수정되는 과정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생생한 그림책을 쓰기 위해서는
도토리 모으듯 글감을 모으고, 관찰하고 기록하는 눈이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그림책의 소재는 어디에나 있지만 그림책으로 만들기 위해 사연을 만드는 일은 작가가 해야 하는 것이지요. 안녕달 작가의 수박 수영장 그림책을 보면 수박 하나에도 서걱서걱, 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수박 수영장이라는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해내듯 배경을 생생하게 구현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림책에는 딱딱한 발음 보다는 부드러운 발음이 좋고, 책장을 넘기게 되면 이야기 전개가 생생해야 한다고 하는 팁들은 그림책 편집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림책을 쓰는 일은 행복하니까
한 권의 그림책이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쉽게 그림책을 접근했다가 이 책을 읽고 오히려 어? 이거 너무 어려운데 하면서 지레 포기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림책을 쓰고 싶은 열정이 있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책으로 추천합니다. 언젠간 나도 백희나, 이수지 작가와 같은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의 일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