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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책들이 있습니다.
수많은 추천도서 목록에 단골손님이어서 한 번은 읽어보려 도전하지만 어떤 압박(?)에 의해 또는 자신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오래된 고서처럼 누렇게 변해만 가는 그런 책이 돼 곤 하지요. 그 대표가 바로 '총, 균, 쇠'입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든 시작만 한다면 충분한 가치를 느끼는 그런 책도 바로 '총, 균, 쇠'지요.
저 역시 수년 전에 사다만 놓고 언젠가 읽겠지 읽겠지 하다가 결국 책 모임 덕분에 읽어버렸습니다.
이미 수없이 많은 리뷰나 책 관련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은 내용들이지만 직접 읽어보며 느낀 건 이렇게 쉬울 수가 있나 하는 의문입니다. 13000년에 걸친 역사를 고작(?) 600페이지에 정리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다 읽고 나서 머릿속에 큰 맥락을 남겨주기에 가능합니다.
저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라는 사람은 흔히 말하는 천재가 분명하겠지만 그가 가진 영역에서의 잘 정돈된 논리와 증거로 이 책을 만들어줬습니다. 생리학, 조류학, 진화생물학, 생물지리학 뿐 아니라 이 책에서 보여주는 언어학적인 통찰을 잘 엮어줍니다.
물론 이 책 '총, 균, 쇠'가 과학적 진리를 담고 있는 확실한 기준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과학이란 새로운 사실의 발견 앞에서 늘 폐기되고 다시 또 정립되는 숙명을 타고났으니까요. 하지만 '총, 균, 쇠'는 적어도 과학적 논리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히 보여줍니다.
인류 문명의 흥망성쇠에 역사가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왜'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제레미 다이아몬드는 글을 썼습니다. 왜 지금이 가진 불평등 또는 알 수 없는 주도권에 대한 질문이겠지요. 이미 수많은 이들이 그에 대한 여러 논리를 들고 나왔고 한때는 그런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 주는 설명은 합리적이고 수긍할만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여러 자료들을 잘 설명해주면서도 한계에 대해서도 물론 인정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신뢰가 생기지만요.
이 책만큼은 읽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