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레이스키 - 고려인 러시아 이주 150년 한반도 한민족 통사
이창주 지음 / 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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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습니다.”

고 김선일씨 피랍사건 때,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박근혜 대통형의 발언이다. 아닌게 아니라 근대 국가가 발생한 이후 국가가 자국민을 보호하는 건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이다. 현대사회서 국가가 없는 이들은 어디를 가나 불청객이 될 수 밖에는 없고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한채 생존을 위해 허덕인다.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반만년 한반도 역사에서 국가에 의해 국민들이 제대로 된 보호를 받았던 시절은 과연 얼마나 될까? 거란족, 여진족, 몽골의 침략에서부터 임진왜란, 병자호란에 이르기까지 외우가 있을 때마다 반도의 민족은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했고, 무책임하게 방치되었다.

그리고 구한말 이런 역사가 또다시 반복되었다.

선구자란 가곡이 있다. 북간도로 갔던 조선인들을 노래한 곡인데, 정작 북간도의 ‘선구자’중 한사람이셨던 문익환 목사님은 이 노래를 싫어하셨다고 한다. 싫어한 이유인 즉슨 북간도로 간 민중은 선구자로서가 아니라 쫓겨갔기 때문...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 민족은 각자도생을 꾀할 수 밖에는 없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만주나 연해주로의 도피였을 터... 그러나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이방의 땅에서라고 순탄하게 살아갈 리 없다.

바로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해 러시아로 간 이들의 구슬픈 역사가 담겨 있는 책이 바로 이 ‘까레이스키’다.

 

이 책은 고려인들을 크게 두부류로 나누고 있다. 스스로 연해주로 간 이들과 일제에 의해 사할린으로 간 이들... 어느쪽이든 이 민족의 아련한 역사의 큰 부분을 닮고 있다. 그 들의 존재가 바로 이 민족의 역사를 대변한다.

 

연해주로 갔던 고려인들은 독립운동에도 큰축을 담당했던 이들이었다. 좌익인사가 많아 독립운동사에 제대로 기술되지는 못했지만 블라디보스토크는 초대 임시정부가 있던 곳이기도 했다.

나라 없는 민족이던 이들은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다. 인간을 옮긴다는 것은 과연 어떠한 것일까? 인간이 자기가 아닌 타의로 어딘가에 옮기어지게 될 때 옮기어지는 인간은 그 인간성을 상실해 인간이 아니라 짐 비슷하게 다루어지게 된다. 노예무역당시의 노예선이 그랬었고 포로 수용이 그랬었다. 그리고 그렇게 옮기어지는 ‘짐’들중에서는 항상 손상품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중앙아시아로 이주했던 한민족에게 까레이스키란 이름이 붙었다. 이주되지 않아 한반도에 남아있는 나는 그들에게 어떤 감정을 품어야 하는걸까?

 

사할린으로 간 고려인들도 있었다.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사할린으로 갔던 이들... 일제의 패망이후에도 이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과연 대한민국은 그들을 기억하고는 있었던 걸까? 얼마전 사할린에 남아있는 이들에 대한 기사를 본 일이 생각났다. 경계에서서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이들... 이들은 과연 누구를 원망해야하는걸까?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우는가? 우리는 과연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있는건가?

그러나 이 지구 어느 곳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까레이스키는 비극적인 한민족사의 비극적인 인류사의 한 부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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