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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갱년기 반짝이는 나날들 1
이화정 지음 / 오도카니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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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들 갱년기가 무섭다고만 했나. 나를 돌보고 새로이하는 시기라고. 즐겁고 빛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는 왜 말 안해줬나. 갱년기를 코앞에 두고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다. 나를 인생의 한가운데 두고 온전히 집중할 앞으로의 시간이 기대된다. 아. 모여서 수다가 떨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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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서 글쓰기는 불완전에 바치는경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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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빛나는 순간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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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되돌아보았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탈을 쓰고 있지만 사실 어른들에게 아이들 잘 좀 돌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머리를 맞댄 채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것처럼. 조용히 이야기하고 있지만 힘이 있어서 두른 팔에서 몸을 빼낼 수가 없다. 아마도 내가 아직은 작은 아이들을 돌보는 입장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직 청소년이었을 때. 스스로 '선택'이라는 것을 했던가 생각해 보았다. 학교에 다니라니까 다니고 대학을 가기 위해 시험을 봐야 하니 야자(야간 자율학습)를 하라고 해서 했다. 기억나는 선택이라고는 중학교 때부터 배운 좋아하던 검도를 계속하고 싶어서 야자 대신 가고 싶다고 선생님께 말했던 정도다. 선생님은 하루라도 야자를 안 하면 성적이 떨어져서 큰일 날 것처럼 뜨악한 얼굴을 하시고는 당연하다는 듯이 '안돼'라고 하셨다. 아, 수능을 보고 나서 가고 싶은 꿈에 맞춰 학교를 선택한 것도 떠오른다. 나는 그때 '별'을 사랑했다. 꿈도 그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돈 버는 학과와 상관없다 보니 아빠와 크게 다투고 말았다. 현관 앞에서 일하러 가면서 내 손을 꼭 잡고 당신이 원하는 곳을 잘 찾아보라고 하는 말에 싫다고 소리를 버럭버럭 질렀더랬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나에게는 은설이의 아빠와 같은 존재가 있었다. 바로 엄마였다. 그림자처럼 뒤에서 나를 밀어주시고 아빠와의 의견 조정도 해주셨다. 덕분에 좋아하는 것을 계속 찾아서 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 맞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가겠다고 고집부리는 나에게 좋아하는 것이라면 해보라고 힘을 보태주셨었다. 덕분에 나는 몇 번이나 얼음이 빛나는 순간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너의 선택을 지지한다고, 한번 해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어른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고 싶은 건 말할 것도 없고.


내 아이들이 커서 스스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 때에 방정맞은 주둥이를 놀려 왈가왈부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름의 고민을 통한 결정이니 스스로 책임을 진다면 반드시 그에 걸맞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믿고 지켜봐 준다면 바른길로 갈 수 있는 방법 또한 찾을 수 있는 힘을 아이들은 가지고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오와 석주와 은설의 앞으로를 뜨겁게 응원한다.

더불어 근석이와 한결이도 나름의 선택을 통해 얼음이 빛나는 순간을 맛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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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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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제목을 보고 위태로운 아이들의 이야기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공부, 공부' 만을 외치게 만드는 실력 위주의 사회.

개인의 반짝이는 개성보다 남들이 하는 걸 더 잘 하고 심하면 남을 밟고 올라가야만 잘 했다고 칭찬받는 사회.

아이들의 내미는 손을 잡고 끌기보다는 등을 떠밀어 원하지도 않는 곳으로 자꾸만 보내는 사회.


그런 사회 한가운데서 남들처럼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이 바로 '벼랑'에 서 있는 꼴이 아닐까.


소설 속 아이들은 참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나름의 생각을 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힘겹게 하고 있었다. 안쓰러워 꼭 안아주고 싶은 아이들이었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단한 아이들을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어른의 존재가 없음에 안타깝고 속이 상했다.


+ 야단칠 때는 줄지어 있던 어른들이 도움을 청하려고 둘러보자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120p


나는 어릴 적 좋지 않은 일을 겪은 적이 있다. 그때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먼저 일어난 '두려움'이라는 감정 탓에 손을 내밀지 못했다.


'내가 말한 것을 듣고 혼이 나면 어떻게 하지?'

'날 이상한 아이 취급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감정들 때문에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의 분위기를 보고 먼저 알아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나는 오랜 기간에 걸쳐 스스로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나는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홀로 설 수 있는 존재가 될 때까지 든든한 '어른'이라는 버팀목을 마련해 주고 싶다.

혹여 자라며 말을 하지 못하는 고민에 힘들어할 때에도 아이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기를 희망한다.

아이가 아이답게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물론 잘못된 생각을 하거나 실수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고쳐나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책을 다 읽고 덮으며 우울하지만 무지갯빛을 숨기고 있는 구름 밑에 벼랑길을 달려가는 초록빛 말이 그려진 표지를 보며 생각했다.


저 먹구름이 걷혀 환한 무지개가 비쳤으면 좋겠다고,

초록빛 말이 무지갯빛을 반사해서 유니콘처럼 반짝이며 활짝 날아올랐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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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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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고 떠올린 것은 검은색과 빨간색이 섞인 길고 밑단에 풍성한 장식이 달린 치마를 입은 빨간 립스틱의 매혹적인 여인이 추는 춤사위였다. '플라멩코'라는 것은 '플라밍고'의 잘못된 표기인가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던 '플라밍고'는 다리가 길고 주로 빨간 털을 갖고 있는 새를 말하는 것이고 춤사위는 '플라멩코' 란다. 이런, 덕분에 무슨 내용인지 감을 잠을 수 없었다.


춤추는 남자의 이야기에 어떤 드라마가 담겨 있을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10년 된 볼보 굴착기를 팔려는 환갑이 넘은(아니 '칠순에 가까운') 남훈 씨. 자신의 맘에 안 들면 버럭 화를 내는 모습이 꼭 우리 아빠를 보는 것 같았다. 게다가 가족들과도 살갑지 못하고 마음을 표현할 줄 몰라서 툭툭대는 모양새가 어찌 그리 닮았는지. 나도 모르게 쓴웃음이 나오면서 괜히 가까운 사이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분. 큰 꿈을 갖고 있었다. '청년 일지'에 쓴 계획들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것. 알고 보니 41살에 술을 마시고 큰일이 날뻔한 뒤에 뭔가를 깨닫고 인생 제2 막을 위한 다짐들을 했다. 이제는 딸이 안정된 직장을 가지기도 해서 인생 제3 막을 은퇴와 함께 시작한다는데 자기가 쓴 리스트를 보고 부끄러워하고선 어찌 그것들을 이뤄나가는지 궁금했다. 처음 스페인어를 고르는 부분이 참 재미있었다. 엄청 꼼꼼하게 따지고 또 따지다가 마치 한국어처럼 들려서 결정했다는 그 말에 딱 공감했다. 가끔 교육방송에서 하는 스페인어 강좌를 보고 한국말 같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기억하세요.

새로운 언어형식이 새로운 관계를 만듭니다.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지금 일본에 와서 일본어를 하며 생활하고 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는 그 순간부터 1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새로운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남훈 씨에게 '관계'라는 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소원하던 가족과의 관계? 아니면 굴착기를 통해 알게 된 늙다리 청년과의 관계? 아니면? 뭔가 싶어 하며 책장을 넘기는데 드디어 플라멩코 이야기가 나왔다. 무릎에 물이 차도록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생뚱맞게 또 나의 모습을 보았다. 뭐 하나 하면 무식하게 열심히 해서 중학교 시절 검도를 배우면서 발바닥을 어찌나 바닥에 굴러댔는지 매일 멍이 들어 푸르뎅뎅해져서 다니던 때가 생각났다. 나야 뭐 젊어서 괜찮았지만, 남훈 씨는 결국 운동을 쉬게 된다. 이 무렵이던가? 그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심각성을 깨닫게 되고 도망가려던 자신을 다독여 '관계' 회복을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과정이 정열이 플라멩코와 스페인 여행이 곁들여져 담담히 그려진다. 그리고 이 와중에 눈치채지 못했던 새로운 '관계'에 대해 깨닫기도 하고, 가족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청년 일지' 리스트를 실행하며 만난 늙다리 청년&카를로스&플라멩코 강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며 또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나만의 '청년 일지'에는 무엇을 적을 것인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도 남훈 씨만큼의 나이가 들었을 때 그처럼 과감히. 어찌 보면 허황된 꿈인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 뜨겁게 노력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거치는 여러 인연들을 소중히 할 수 있을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열정적으로 (나는 그렇게 느꼈다.) 꾸준히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남훈 씨에게 기립 손뼉을 쳐 드리고 싶었다. 브라보!


스페인 광장에서 중절모를 쓰고 맞춤 정장을 멋지게 차려 입고 붉은 행커치프를 꽂은 채 플라멩코를 추던 남훈 씨.

정말 최고였어요!

포기하고 싶거든 포기해라. 포기할까 말까 고민이 된다면 그런 건 이미 글러먹은 거야.

내 인생은 내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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