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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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제목을 보고 위태로운 아이들의 이야기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공부, 공부' 만을 외치게 만드는 실력 위주의 사회.

개인의 반짝이는 개성보다 남들이 하는 걸 더 잘 하고 심하면 남을 밟고 올라가야만 잘 했다고 칭찬받는 사회.

아이들의 내미는 손을 잡고 끌기보다는 등을 떠밀어 원하지도 않는 곳으로 자꾸만 보내는 사회.


그런 사회 한가운데서 남들처럼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이 바로 '벼랑'에 서 있는 꼴이 아닐까.


소설 속 아이들은 참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나름의 생각을 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힘겹게 하고 있었다. 안쓰러워 꼭 안아주고 싶은 아이들이었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단한 아이들을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어른의 존재가 없음에 안타깝고 속이 상했다.


+ 야단칠 때는 줄지어 있던 어른들이 도움을 청하려고 둘러보자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120p


나는 어릴 적 좋지 않은 일을 겪은 적이 있다. 그때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먼저 일어난 '두려움'이라는 감정 탓에 손을 내밀지 못했다.


'내가 말한 것을 듣고 혼이 나면 어떻게 하지?'

'날 이상한 아이 취급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감정들 때문에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의 분위기를 보고 먼저 알아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나는 오랜 기간에 걸쳐 스스로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나는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홀로 설 수 있는 존재가 될 때까지 든든한 '어른'이라는 버팀목을 마련해 주고 싶다.

혹여 자라며 말을 하지 못하는 고민에 힘들어할 때에도 아이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기를 희망한다.

아이가 아이답게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물론 잘못된 생각을 하거나 실수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고쳐나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책을 다 읽고 덮으며 우울하지만 무지갯빛을 숨기고 있는 구름 밑에 벼랑길을 달려가는 초록빛 말이 그려진 표지를 보며 생각했다.


저 먹구름이 걷혀 환한 무지개가 비쳤으면 좋겠다고,

초록빛 말이 무지갯빛을 반사해서 유니콘처럼 반짝이며 활짝 날아올랐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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